2020 여름휴가 마지막 날이다. 

올해는 어쩔수 없이 혼자 놀아야 하는 상황이라.......

건강검진과 서울나들이. 시원한 서점과 카페에서 시간 보내기.

여유가 있으면 하얀 블라우스 하나 구입.

이 정도 나를 위한 소박한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일부 단체와 개인의 '개념 없음' 행동으로 다시 창궐한 코로나 19.

두렵고 지긋지긋했던 긴 장마 끝 드러낸 이글대는 무더위.

급작스레 며칠 체험학습을 내고, 방학 자습 대신 가정학습을 선언한 고3 딸.

 

꼼짝없이 집안에만 머문 지 3일째다.

내일 출근.

 

일 년에 한 번뿐인 하루 종일의 자유. 이렇게 지나간다. 아쉽다. 

그래도 누군가에겐 너무 부러운 시간일 거라 생각하니

내내 빈둥댄 3일이 절로 미안해지기까지 한다. 

 

 

 

하루 한 편씩 영화를 봤다.

 

그랑블루, 1988

 

멋진하루, 2008
작은아씨들, 2019

 

 

세 영화 모두 잔잔한 감동을 주는 영화였다.

 

 

감독판으로 러닝타임이 길었던 

그랑블루는 보는 내내 숨을 죽이며 보았다.

 

 

멋진 하루는

전도연과 하정우의 사랑스러운 연기에 매료되어 

 따뜻한 미소가 지어졌다.

 

 

작은아씨들

이미 책과 1994년 제작된 영화를 봤기에 새롭지는 않았다.

하지만

가난과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 사랑하며

유머와 웃음을 잃지 않는 그들을 담은 화면을 보며

가슴이 뭉클했다.

 

 

일상으로 돌아가는 내일

더위와 전염병으로 혼란스럽겠지만

 

유쾌하고 즐겁게

서로 사랑하고 격려하며

작은 것에 감사하며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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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 열림원>


이청준의 자전적 소설 <축제>

임권택 감독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제목만으로 책의 내용을 짐작했다가는 전혀 다른 소재로 인해 당황할 수도 있겠다. 

이 책은 한 노인의 죽음과 장례에 대한 이야기이다. 

 

남편을 여의고 홀로 어렵게 자식들을 키웠지만,

 

큰 아들은 재산을 탕진하고

술병이 나 결국 농약을 먹고 생을 마친다.

 

작은 아들은 중학교 무렵 타지로 보내야만 했다. 

 

파란만장한 인생을 억척같이 살았지만 그 덕은 보지 못한 채,

치매로 피붙이조차 알아보지 못하고 죽어간 슬프고 허망한 인생.........

 

둘째 아들 준섭.

늘 고향으로 돌아와 모시고 잘해드리고 싶었지만

그 또한 홀로 어렵게 학업을 마치고,

결혼을 하고, 글을 쓰는 사람이 되기까지 삶이 녹록지 않았다. 

 

살아가는 게 쉽지 않다.

내가 입에 풀칠하고 가족을 건사하며 살다 보면

타인은 고사하고, 어려움에 처한 가족, 심지어 부모를 돕는 일도 어려울 수 있다.

이렇다 저렇다 핑계인 듯한 말을 속삭이고, 마음으로만 효를 하는 것 같은 그 상황이 참 슬프다.

 

자식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주셨기에 한없이 작아지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준섭은 참담함 마음으로 장례를 치르게 된다.

 

어려운 시기를 보낸 만큼

가족들 간의 불만과 서운함 원망과 미움 등 미묘한 감정들의 골이 깊어져 있던 준섭의 가족들.

 

이 소란스럽고 계획처럼 되지 않는 장례식의 과정에서

그들은 서로의 감정들을 소리 내고 추스르고 다독일 수 있게 되어간다. 

 

마지막에 찍은 가족사진.

그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떠난 이와의 추억과 이야기와 사연들을 각각 가지고 있었다.

삶의 증인을 잃어버린 슬픔을 함께 느끼는 사람들이다. 물론 준섭의 맘은 더 남달랐겠지만 말이다.

 

" 노인과 함께 한 세월이 형수님도 길었지만, 나는 물론 그 형수보다도 더 길었던 셈이지요. 그러니 나는 이제 첫 출생서부터 나를 가장 오래고 깊이 알고 있던 내 생의 증인을 통째로 잃고 만 셈이지요.

내 지난날과 함께 앞날에 대한 가장 소중스러운 삶의 근거까지 말이오."

<축제_이청준>

 

소설에서는 요즈음은 거의 볼 수 없는 장례절차들이 묘사되어 있다. 

망자를 편안히 보내기 위해 최대한 공을 들이고 정성을 들였던 옛 선조들의 마음이 담겨있는 듯하다.

 

두 해 전, 아흔이 넘으신 시아버님을 보내드리고 겪은 장례는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다.

상조회사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아서 해주기 때문에 우리는 결정만 하면 되었다.

예식뿐만이 아니라........... 많은 것들이 예전과는 달라졌다.

 


 

사전적 의미의 축제는 

 

1) (기본 의미) 어떤 대상이나 분야를 주제로 하여 벌이는 대대적인 행사.

2) 정해진 날이나 기간을 축하하여 흥겹게 벌이는 의식이나 행사.

 

이 이야기는 왜 축제일까?..... 생각해봤다.

 

장례식에 오가는 많은 친지들과 지인들은 정말 오랜만에 만남을 갖는다. 

위로와 안부를 묻고 음식을 나누고 도움을 주고받는다.

 

떠나는 이를 보냄과 동시에, 남아있는 이들을 위로해 준다.

고인의 살아내었던 시간들을 인정해 주고, 남아있는 자들의 살아갈 시간을 격려해 준다.

캐캐 묵은 마음의 감정을 정리하고, 새로운 관계를 열어나가는 장이기도 하다.

 

어떤 죽음인지에 따라 많이 다르겠지만,

장례예식을 다른 관점으로 보니 또 달라 보인다. 

 

죽음이란 걸 그 말과 육신의 힘든 자기 속박으로부터의 해방 같은 것으로 생각해 본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보다 깊은 무엇, 삶의 궁극이나 그 완성 같은 것.........

<축제_이청준> 중

 

영화 대본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와, 이청준 특유의 문체,

그의 소설 <눈길>, <할미꽃은 봄을 세는 술래란다> 내용의 삽입 등

독특한 책의 구성과, 어머니의 사랑과 죽음 그리고 장례식이라는 소재 때문인지

 

책을 다 읽은 후,

여러 가지 생각과 감정이 뒤섞여

정리되지 않은 채 혼란스러워진다.

 

등장인물 모두가 주인공인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

이는 다른 이유와 사정이 있는 각 개인의 감정이

나에게는 동일한 비중으로 크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어느 하나 소홀히 다룰 마음이 아니다.

 

영화는

장례식의 과정 등에 집중하며 소설과는 다른 시선으로 그려졌다고 한다.

 

챙겨봐야겠다.

 

 

 

 

 

 

 

 

<인플루엔셜, 2020>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라는 프로에서 진행한 

코로나 이후 시대에 대한 대담이 책으로 나왔다.

 

각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라 귀를 더 기울이게 된다.

 

 

이제 우리, 전인류는 코로나 이전의 생활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누구나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적응하며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을 머뭇거리거나 주저해서는 안된다.

생각의 패러다임을 바꿀 절호의 기회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처하는 생활방식에 대한 지혜로운 글들을

생태학, 경제학, 서비스 융합 디자인학, 심리학 등 여러 분야에서 읽을 수 있다.

그 시대를 살아갈 우리가 꼭 읽어야 할 책인 듯하다.

 

 

1. 생태와 인간_최재천

2. 경제의 재편_장하준

3. 문명의 전환_최재붕

4. 새로운 체재_홍기빈

5. 세계관의 전복_김누리

6. 행복의 척도_김경일

 

 


 

 

코로나는 전염병이긴 하지만, 인간들이 자연을 그대로 두지 않고 훼손하는데 원인이 있다.

지구온난화로 열대지방의 박쥐는 온대지방으로 넘어오고 있고,

뎅기열을 유발하는 모기는 대만까지 북상했다.

 

시베리아 같은 극지방의 동토가 녹으면서

예전에 탄저균으로 죽었던 순록 사체가 드러나며 탄저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갈수록 주기가 짧게 찾아오는 전염병.

그 백신을 기다리다가는 인류 모두 죽음을 면치 못할지도 모르겠다.

 

생태 백신과 생활 백신이 답이다.

 

생태 백신!

생활 속에서 기후 변화를 줄이기 위한 크고 작은 노력들이 이루어져야 한다.

자연을 건드리지 않는 기업들이 많이 생겨나고, 소비자들은 그들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생활 백신!!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상화하고, 쓸데없는 접촉을 피하며 우리 삶의 거품을 뺄 필요도 있겠다.

비대면 분야의 경제는 앞으로 커질 것이다.

 

이러한 전환을 이루지 못하는 개인이나 기업은 소외되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은 자명해 보인다.

 

고집스러운 기존의 생활방식을 과감히 던지고, 배우고 도전해야 하겠다.

 

 


 

 

이러한 사회에서 우리가 행복하게 사는 방법은 지혜로운 만족감을 갖는 일이다.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받기 위한 WANT가 아닌, 진짜 내가 하고 싶은 LIKE를 추구해야 한다.

 

남과 비교하며 더 많은 것을 가지려고 하는 대신에

내가 좋아하는 일을 즐기고, 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며,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며 함께 공존할 때 우리는 만족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소확행, 스웨덴의 Hugge(휘게)등 작고 소박한 일에 행복을 느끼고 시간을 보내자는 단어들은

이미 우리 사회에 퍼져있는 개념이다.

 

미래를 내다보며 자연을 건드리지 말고

적정하게 소박하게 간소하게 사는 것.

 

비록 느슨한 사회적 관계이지만

진실되게 상호 도움을 주며 따뜻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

 

이것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적정한 행복감을 갖고 무리 없이 살아낼 수 있는 방법인 듯하다.

 

 

경제,  공공복지, 4차 산업혁명,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등의 관점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 등에 대한 의견들도 담겨있다.

 

많은 분들이 관심 있게 읽어보고

지혜롭게 세상을 살아갈 준비를 갖추길 바라본다. 

 

 

 

 

 

<문학동네, 2016>

 


 

보후밀 흐라발. 낯선 이름이다.

 

<변신>의 프란츠 카프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밀란 쿤데라와 함께

체코를 대표하는 작가이다.

 

프라하의 봄 이후, 체코의 많은 작가들이 프랑스로 망명하여 프랑스어로 글을 쓴 것과 다르게,

흐라발은 끝까지 체코에 남아 체코어로 작품을 썼다고 한다. 

 

올곧게 절개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그 자체만으로 그는 대단하다.

 


 

그의 작품을 내리 두 번 읽었다.

132 페이지의 두껍지 않은 책이지만,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단번에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말이다.

어렴풋이 나의 머릿속을 떠다니는 온갖 시끄러운 고독만이 나에게도 남아있다. 

 

책 마지막 부분을 읽을 때

왠지 모르게 눈시울이 따뜻해지며 울음이 와락 쏟아져내리려는 걸 참았다.

 

삼십오 년째 폐지를 압축하는 일을 하는 주인공 햔타에 대한 연민과

그의 삶의 고단함에 대한 동정.

그럼에도 한줄기 빛을 찾아 살아 내려했던 그의 삶에 대한 찬사.

 

나이 듦과 함께 어쩔 수 없이 찾아오는 공허감과 젊음에 떠밀리는 무력감.

 현실을 맞서 미래로의 전진을 끝내 하지 못하고, 근원으로의 후퇴를 한 그의 운명.

 

책더미 속에서 소장의 눈초리를 받으며 뜻하지 않게 쌓은 그 대단한 '교양'덕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마친 그의 운 없는 인생.

 

이 모든것들이 너무 슬퍼서였을 것이다.

 


 

소설 속에서 뿐 아니라

우리의 삶의 구석진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런 일들이 생각나 더 아프다.

 

살아내기 위해, 부조리와 맞서기 위해 피땀을 흘리며 견디고 도전하지만

결국은 아무 성과도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처참히 무너져 내리는 인간들.

 

반면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상상도 하지 않았던

무언가가 되어있는 인간들......... 하늘은 인간적이지 않다. 

 

 

하늘은 인간적이지 않다.

나 자신과 나 자신의 밖과 안에서 이루어지는 삶 역시 마찬가지다.

 

_ <너무 시끄러운 고독> 중

 

 

하늘은 인간적이지 않다.

그래도 저 하늘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연민과 사랑이 분명 존재한다.

오랫동안 내가 잊고 있었고, 내 기억 속에서 완전히 삭제된 그것이.

 

_ <너무시끄러운 고독> 중

 

 

홀로 세상에 맞서야 해. 마음이 안 내키더라도 사람들을 보러 나가 즐기고 연기를 해야 할 거야.

이 땅에 발붙이고 있는 동안은 말이야.

오늘부터는 수심에 찬 원들만 소용돌이치는군........ 전진이 곧 후퇴인 셈이지. 

 

_ <너무 시끄러운 고독> 중

 

 

한탸는 후퇴로의 전진을 하길 원하지 않았다. 오히려 근원으로의 전진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너무 시끄러웠던 고독이 

그의 삶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가 소멸되면서 떠올렸던 이름 하나 그의 작고 여린 연인이었던 이름.

그는 그 아름다웠던 이름을 기억하며 별이 된다. 

 

 

세상의 축소판인 압축기가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짓이겨놓을 때도

그 안에서 궁극적으로 최상의 것이 탄생하리라는 믿음은 여전히 살아 있다.

 

_<옮긴이의 말> 중

 

 

 

사랑하는 사람들의 인생을 곰곰이 생각해 본다.

제각각의 상황과 사정과 지나온 길들이 모두 안쓰럽고 불쌍하다.

 

사람들에 대한 연민의 감정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던 책이다.

강한 여운으로 남는다. 

 

 

 

 

 

 

 

경암동 철길마을

 

 

작년 봄에 왔을 때 보다

철길 옆 가게들이 조금 더 깔끔해진 느낌이었다.

 

온갖 유치해 보이는 불량식품, 장난감들, 운세보기, 뽑기 등을 할 수 있는 공간.

교복을 대여해 입고 다닐 수도 있다.

 

 

이런 곳에선

어른들도 어느 정도는 분위기에 취해 유치하고 순수해진다.

 

꽝이 나올지 뻔히 알면서도 뽑기를 하고,

눈깔사탕 두개를 받아 들고 웃음을 터트린다.

 

뻔한 내용이 적힌 종이조각에 불과한 걸 알면서도

별자리 오늘의 운세를 보기 위해 버튼을 돌린다.

이곳에선 가능하다.

 

예전 그 순수했던 때로 잠깐 돌아갈 수 있는 공간인 듯하다.

 


 

더위 탓인지 출출하진 않았지만,

 

군산에 왔으니 해물을 좀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은파호수공원 근처에 위치한 식당으로......

 

 

한소끔

 

전채요리로 나온

샐러드와 죽 그리고 동치미.

전채요리답게 식욕을 돋워 주었다.

 

 

임금님도 부러워할 상이다.

모든 밑반찬들이 맛있었다.

 

 

메인 요리 전복 해물찜

(3인 80,000원)

 

가격이 부담스러웠지만,,

 

전복에 낚지, 푸짐한 해물들 그리고 좋아하는 밑반찬,

 

무엇보다 오랜만에 아들과의 여행 중 먹는 음식이라 생각하면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식사 후,

 

옆 테이블에서 식혜를 먹길래, 우리도 주문해 봤다.

정말 오늘 먹은 음식 중 최고라고 할 만큼 시원하고 맛있었다. ㅎㅎ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향했다.

 

가족일에 늘 최선을 다하는 남편이 있으니

이런 여행도 가능한 듯싶다.

 

늘 고맙고 맘이 짠하다.

 

다음 가족여행은

수능을 마친 딸과, 군입대를 앞둔 아들과 함께 하게 되겠지..... 

 

정말 세월은 빠르게 흐르고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는 듯하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고 만족하며 살자. 

 

이 얼마나 소중한 하루인가!

 

 

 

 

근대 문화유산 거리를 거닐다 보면

유명한 명소들 뿐 아니라 아담한 가게들을 마주치곤 한다.

 

그중 예쁜 책방을 만났다.

 

얼마 전 읽은 이도우 님의 책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에 나오는

바로 그런 느낌의 책방이었다.

 

 

책방 마리서사

 

 

들어가자마자 시원한 공기, 아담하고 아기자기한 소품들, 

그리고 센스있게 정돈된 책들을 보며 작지만 오래 머물고 싶은 느낌이 들었다.

 

좋은 느낌 탓에 과감히.......

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

<너무 시끄러운 고독>을 구매했다.

 


 

 

또 발견한 예쁜 가게 하나,

 

몽실

 

천연비누와 아이스크림, 음료 등을 파는 가게였다.

 

 

다양한 기능을 가진 천연비누를 판매하고 있었다. 

5개에 만원이었던가?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인 듯하여 골라보았다.

 

 

 

우리가 구입한 군산여행 굿즈들^^

 


 

 

날이 많이 더웠다.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전에

근대문화유산 박물관 주변에 있는 Cafe에 들렸다.

 

 

Cafe Old Brick

 

 

카페 이름처럼 오래된 벽돌이 적나라하게 보이는

빈티지하지만 천장이 높아 웅장해 보이는 그런 장소였다.

 

 

카페인이 필요한 나는 라떼,

남편과 아들은 청량한 음료를 주문했다.

 

시원하게 차를 마시며 찍은 사진 보며 수다 떨기 ㅎㅎ

 

지친 몸을 추스리는데 더없이 좋았다.

 

이제 다음 목적지인

경암동 철길마을로 고고!!

 

 

 

 

 

올해는 이래저래 휴가여행을 포기했다.

 

가장 큰 이유는 고3 딸. 

그리고 남편과 나의 휴가 일정이 다르다.

아들은 방학 중이지만, 알바 학생회 등 바쁜 일정이 있단다.

코로나19도 무섭다. 

 

일요일 아침 일찍, 기숙사에서 주말을 보내는 딸에게는 미안하지만....

셋이서 군산을 다녀오기로 했다.

 

작년에 너무 좋은 느낌으로 남은 군산을 아들에게도 소개시켜주고 싶었다. 

날이 더워 조금 걱정도 되었다.

 

우리의 첫 목적지는 매운짜장을 먹을 수 있는 

 

중화요리 지린성

 

 

보이는 줄이 다가 아니다. 횡단보도를 건너면 길게 줄이 늘어져 있다. 

 

30-40분 정도 기다렸나? 그래도 생각보다는 빨리 들어갔다.

다 먹고 차를 타고 이동하다보니, 지난번 갔던 중국집 복성루가 휴가 중이었다. 

그래서 더 사람이 많았나보다. 

 

 

 

메운짜장

제일 궁금했던 매운짜장. 간짜장 처럼 소스를 부어 비볐다.

싱싱한 야채와 넓직한 고기, 통통한 새우가 매콤한 짜장과 잘 어우러지며 정말 맛있었다. 

 

 

 

왼쪽이 그냥 짜장

짜짱은 별다르진 않았지만 소스가 묽고, 면발이 쫄깃했다.

단맛이 좀 센 듯 했지만 맛있었다.

 

 

 

마지막으로 나온 짬뽕.

매운짬뽕이 너무 맵다는 후기가 많아 일반 짬뽕을 주문.

 

짬뽕은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기대했던 해물이 많지도 않았고 국물이 진하지도 않았다. 

내 입맛에는 배달해 먹는 짬뽕보다 사실 별로였다.

 

매운짬뽕을 시킬걸 하는 후회가 잠깐 ㅎㅎ

그래도 시원한 맛은 있었다. 

 

 

 

배부른 아침을 먹고 근대 문화유산 거리로 이동.

초원사진관이 물론 다음 목적지다.

 

셋이서 어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다시 봤다. 

 

정원의 마음을 헤아려보니 마음이 아프다.

영화를 볼 때 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초원 사진관 내부에 전시된 작품

 

사진관을 나와 구석구석 거리를 걸었다.

신흥동 일본식 가옥과 게스트하우스 고우당도 다시 들려보았다.

 

더웠지만 그래도 다닐만 했다.

 

아들과 함께라서 더 좋다. 

나이를 좀 먹으니 이제는 순간순간, 찰나가 너무 소중하다.

 

 

 

남편 휴가 마지막 날. 

부자가 지리산 노고단을 계획했었지만,

이런저런 일들로 그 계획은 무산되고...ㅠ

 

광교 갤러리아 백화점 9층에 위치한 식당에서

늦은 아침.

 

따뜻한 들깨 수제비를 먹고픈 나,

밥을 든든히 먹고픈 남편,

매콤한 면을 좋아하는 아들....

 

모두를 만족시켜주는 메뉴를 가지고 있는 식당이다. 

 

광화문 미진 

 

 

식당에 가면 마스크를 테이블이나 의자 위

혹은 가방에 쑤셔 넣기 일수였는데

Mask Pocket.

 

깔끔하고 좋은 방법인 듯하다.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들깨 수제비 정식 2인(29,000원)과 냉메밀국수(11,000원)

 

메밀전병 (정식메뉴에 포함)

 

 

 낚지볶음과 밥 (정식메뉴에 포함)

 

그리고 들깨 수제비 (정식메뉴)

 

냉메밀국수 (단품 추가)

 

백화점 식당이라 가격이 좀 세다.

 

그래도 편안한 주차.

깔끔한 내부.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

게다가

백화점 구경까지 했기에 

모두 만족스러워했다. 

 

 

앨리웨이 상가로 이동.

가는 길에 잠시 멈추었던 비가 또 쏟아진다. 

정말 비가 너무 많이 온다. 

 

 

Bakery Cafe

밀도

 

 

제일 맛있어 보이는 빵과

커피를 주문하고

 

비 내리는 창을 옆에 두고 이런저런 수다....

 

한껏 걱정하다가도

아들과 이야기를 주고받으면

맘이 놓이고 안심되는 이런 느낌이 좋다.

 

이것저것 할 일이 많아 학점 챙기기 쉽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는데,

1학기 학점을 잘 받았다는 말에 기분이 좋다.

 

하루하루가 마치 꿈을 꾸듯 지나간다.

좋은 꿈, 나쁜 꿈, 행복한 꿈, 불행한 꿈 

세상 돌아가는 일들이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그런 느낌이 드나 보다. 

 

 

 

 

 

 

 

 

 

<시공사>

 


 

 

몇 해전 딸아이가 "엄마가 읽으면 재미있어할 거야"라며 추천해 준 책.

그때 그 잔잔한 로맨스에 '심쿵'한 느낌을 오랜만에 느꼈었다. 잠시 소설 속에서 사는 듯한 감정도 느꼈었고........

나에게도 아직 이런 감정이 남아있구나! 

 

얼마 전 다시 딸이 "사서함에 나오는 여주인공 공진솔을 생각하면 엄마 이미지가 떠올라." 

그 말에 내심 기분이 좋았다. 로맨스 소설의 여주인공이 나의 느낌을 떠오르게 하다니!

그래서 다시 한번 읽어보았다. 

 

이도우 님의 소설은 모두 잔잔하고 재미있다. 추억 속에 잠기게 하거나 마음을 울린다. 그래서 난 그녀를 좋아한다.

다시 읽으면서 진솔과 나의 비슷한 점이 과연 있을까? 딸아이가 어떤 연유로 나를 떠올렸을까? 생각해보았다.

아마도, 내성적인 성격과 상처 받지 않기 위해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사는 삶의 방식. 그러나 해야 하는 것들과 놓치기 싫은 것들에 의외로 적극적인 모습? 그런 부분들은 어느 정도 비슷해 보였다.

 

소설의 배경은 익숙한 서울의 거리들이다. 마포 거리, 인사동, 광화문, 종로, 혜화동 등, 그리고 근교 남양주의 고즈넉함.

인사동, 광화문, 혜화동은 익숙한 곳이지만 여유롭게 걸으며 새롭게 느끼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낯선 마포 거리와, 아직 가보지 못한 낙산공원, 그리고 남양주의 풍경들도 보고 싶다. 

 

 

흘러가는 세월에 묻혀버린 풋풋했던 첫사랑, 연애시절의 설렘과 아픈 감정들까지 소환하여 기분 좋은 추억에 잠기고 싶은 이들과 목하 그런 사랑을 하고 있을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2004, 21세기 북스


 

행복하게 살기 위해 필요한 건 무엇일까?

사람마다 가치관과 생각, 환경이 다르기에 다양한 답이 나올 수 있겠다.

그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하는 건강, 재물, 사랑 등 빼놓을 수 없는 조건들이 있다.

그러나 프랭클린의 가장 큰 행복의 조건은 '덕 있는 삶' '완전한 성품'이었다. 그리고 이 삶을 살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랑의 기술, 노동의 기술, 대화의 기술 등처럼, 덕을 이루기 위한 기술을 우리는 평생 익히며 살아야 한다.

 

 

원칙 1. 사람은 덕 있는 삶,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살 때만 행복하다.

 

세속의 욕망에 너무 큰 가치를 두면 만족이 없다. 행복해질 수 없다. 확고한 가치관과 성실함이 있으면 대단하고 힘 있는 사람들과 마주치는 상황에도 침착함과 담대함을 가질 수 있다. 항상 솔직하게 말하고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말자!

 

 

원칙 2. 덕을 쌓기 위해서는 좋은 계획과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별한 분야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일은 바람직하지만, 그것이 좋은 사람이 되는 일보다 중요할 수는 없다.

절제, 침묵, 질서, 결단, 절약, 근면, 진실, 정의, 중용, 청결, 침착, 순결, 겸손의 덕목을 지키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끊임없이 노력하자! 

 

 

원칙 3. 사람들은 진정한 이익과 정반대의 길로 갈 때가 많다.

 

나의 이익이 당장에는 커 보이지만 대중의 이익을 우선하자.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말고 옳다고 생각되는 일을 해야 한다. 분노를 살만한 표현 '분명히' '확실히'와 같이 절대성을 나타내는 단어들보다는 '이러저러하게 생각합니다' '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면 이런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다툼을 일으키지 않고 사람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원칙 4. 올바르게 번 돈은 은혜일 수 있지만, 그 반대는 항상 재앙이다.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가장 큰 낭비이다. 필요 없는 것을 사면 꼭 필요한 것들을 팔게 될 것이다. 옷을 뽐내길 좋아하는 것은 저주이다. 환상을 좇기 전에 지갑부터 살펴라. 처음의 욕망을 억제하는 것이 그에 따른 다른 욕망을 채우는 것보다 쉽다. 벌 수 있는 만큼 벌어라. 그리고 그것을 지켜라. 그것이 당신의 납을 금으로 바꾸는 철학자의 돌이다. 즉, 부자가 되는 길은 근면과 절약!

 

 

원칙 5. 올바르게 생각할 때 올바른 행동이 나온다. 

 

 

원칙 6. 건강은 되찾기보다 지키기가 훨씬 쉽다.

 

 

원칙 7. 행복은 마음에서 솟아난다.

 

인간의 행복은 대단한 행운보다는 날마다 일어나는 작은 일들에서 올 때가 많다. 내가 혹 불행하다고 느낄 때면 다른 사람의 기쁨과 행복을 즐거워 하자.(어렵겠지만!) 그러면 나의 불행을 벗어나는 일이 즐겁게 느껴질 것이다.

 

 

원칙 8. 진실과 정직이 부족하면 모든 것이 부족하다.

 

 

원칙 9. 이웃과 잘 지내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인생이 훨씬 만족스럽다.

 

의견 차이에 이기심과 정욕이 더해지면 오는 분쟁. 다른 이들을 비판하며 결점을 들추지 말고 분쟁이 있을 때는 신중히 말하고 보복하지 말자. 무시가 더 낫다. 

 

 

원칙 10. 모든 인간관계 가운데 가장 지속적이고 만족스러운 관계는 가족이다.

 

결혼하기 전에는 눈을 크게 뜨고 결혼한 후에는 반만 떠라. 감싸고 위하고 사랑하라는 말.

 

 

원칙 11. 덕 있는 삶의 열매는 늙어가면서 더욱 분명해진다.

 

할 일이 있고, 쾌활하며, 양심에 거리낌이 없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가까이 있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편안한 노년은 없다. 덕 있는 사람의 열매.... 이런 노년을 살기를.

 

 

원칙 12. 신앙은 행위를 규제하는 강력한 기준이다.

 

종교는 우리의 행동을 규제하는 강력한 기준이 되고, 우리의 마음에 평화와 고요함을 주며, 우리를 자비롭고 다른 사람에게 이익이 되는 사람으로 만든다. 

 

 

 

이 책이 가치 있는 이유는 아마 프랭클린 자신이 삶에서 보여준 덕과 근면함, 정직과 확고한 가치관 등 본받을 만한 인품과, 그에 따른 여러 가지 훌륭한 업적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부조리한 사회를 탓하는 건 둘째 치고, 나를 점검해 볼 때이다.

절제하고 있는지? 정직한지? 만족하는지? 세상것에 헛된 낭비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가족과 이웃과 평안한 지? 나의 노년의 행복이 그려지는지?............. 늘 깨어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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