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 루아의 작품을 한 권 더 읽어보았다.
<세상 끝의 정원>과 마찬가지로,
이 책 역시 황량한 낯선 땅에서 가난과 결핍으로 살아가는 다문화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여섯 편의 중단편 소설의 모음이지만, 이 모두 이어진 한 편의 소설인 듯 읽힌다.
주인공은 18세의 신입 여교사이다.
그러나 작가가 이 책을 쓴 나이는 67세였다고 한다.
젊은 시절 여교사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이 책은 그녀의 삶의 마무리 단계에서 피어난다.
그녀의 책이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유가 있었다.
작가는 불어가 모국어인 집안에서 태어나,
영어 사용 지역인 마니토바에서 '이방인'으로서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또한 이질적인 문화 속에서 자란 어린이들을 가르쳐야 했던
교사로서의 자신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직업은 쉽지 않다.
어른들에게서 받는 스트레스와는 또 다른 무엇이다.
그렇게 세월이 지나다 보면 원대했던 초심을 잃어버린 채,
타성에 젖어 하루하루를 의미 없이 보낼 수 있다.
그러나 주인공이 아이들의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교사라는 직업이 특별하고 소중한 일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한 아이 한 아이가 특별하며
그 개인에게 집중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임을.........
조급하게 지식을 쑤셔 넣는 것이 그리 중요하지 않고
사랑과 친절함을 유지하며 공감하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 중요함을 말이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알지도 못하는 그 누군가에게,
나의 경우처럼 사범학교를 갓 졸업한 경험 없는 풋내기 여교사에게
사람들은 이 지상에서 가장 새롭고 가장 섬세하고 가장 쉽게 부서지는 것을 위탁한다는 것을 느낄 때면
가슴이 뭉클해진다._<집 보는 아이 중>
사실 내가 일생동안 느꼈던 그 뜨거운 욕구,
지금도 내가 각자에게서 최고의 것을 얻어내려고 싸우는 그 욕구는
사랑이었다._<찬물 속의 송어 중>
진실된 마음과 태도로 한 개인을 대하는 것.
그 기본은 사랑일 것이다.
사랑을 도무지 하지 않을 수 없는 가족과의 사랑만 중요한 것은 아닐 거다.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한 개인을 사랑하는 일.
나와는 상관없지만 이 땅에 존재하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
이 어려운 것을 노력할 때 비로소 진실된 교육과 가르침은 따라올 것이다.
그러니 교육이란 것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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