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열림원>

 


 

류시화 님이 엮은 잠언시집 모음이다.

간혹 낯설지 않은 인물의 작품들도 나오지만, 대부분은 처음 듣는 이름이다.

작가 미상의 작품들도 있다.

 

책 한 장을 넘기니 아주 오래전 알고 지냈던, 지금은 연락이 닿지 않는 지인이

정성스레 메모를 해서 선물해준 책이었다.

그 사실조차 잊고 있었다. 

그때의 일들이 문득 생각난다.

 

누구가 되었던 한 인생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각자의 삶의 무게는 무겁고 어렵다.

 

그 인생을 살아가면서 터득한 지혜들을 함께 나눌 수 있어 좋은 책이다.

기억하고 싶은 구절을 한 번 적어본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

 

 

행복해진다는 것

사랑하는 능력이 살아 있는 한 세상은 순수한 영혼의 화음을 울렸고 언제나 좋은 세상 옳은 세상이었다네

 

 

내 인생의 신조

신화가 역사보다 더 많은 의미를 담고 있음을 나는 믿는다. 

....... 그리고 슬픔의 유일한 치료제는 웃음이며......

 

 

만일

만일 군중과 이야기하면서도 너 자신의 덕을 지킬 수 있고 왕과 함께 걸으면서도 상식을 잃지 않을 수 있다면.......

너는 비로소 한 사람의 어른이 되는 것이다.

 

 

무엇이 성공인가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으므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무덤들 사이를 거닐며

그들이 염려한 것이나 투쟁한 것이나 성취한 모든 것들이 결국에는 태어난 날과 죽은 날짜로 줄어들었다.

살아 있을 적에는 지위와 재물이 그들을 갈라놓았어도 죽고 나니 이곳에 나란히 누워 있다.

......

홀연히 나는 

내 목숨이 어느 순간에 끝날 것을 본다.

내가 죽음과 그렇게 가까운 것을 보는 순간 즉시로 나는 내 생안에서 자유로워진다.

남하고 다투거나 그들을 비평할 필요가 무엇인가.

 

 

초보자에게 주는 조언

일어나야 할 모든 일은 일어날 것이고 그 일들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줄 것은 아무것도 없다.

흐르는 물 위에 가만히 누워있어 보라. 그리고 아침에는 빵 대신 시를 먹으라.

완벽주의자가 되려 하지 말고 경험주의자가 돼라.

 

 


 

짧은 기간 동안 살아야 한다면

 

만일 단지 짧은 기간 살아야 한다면

이 생에서 내가 사랑한 모든 사람들을 찾아보리라.

그리고 그들을 진정으로 사랑했음을 확실히 말하리라.

덜 후회하고 더 행동하리라.

또한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모두 불러 봐야지.

아, 나는 춤을 추리라.

나는 밤새도록 춤을 추리라.

 

하늘을 많이 바라보고 따뜻한 햇빛을 받으리라.

밤에는 달과 별을 많이 쳐다보리라.

그다음에는 

옷, 책, 물건, 내가 가진 사소한 모든 것들에 작별을 해야겠지.

그리고 나의 삶에 커다란 선물을 준 대자연에게 감사하리라.

그의 품속에 잠들며.

 

 

이 시는

한 신부가 제공한 이름 모를 여대생의 시이다. 

불치의 병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었나?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경험했나?

잘 모르겠지만.......

사실, 이대로 죽음을 준비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마무리여 보인다.

 


 

그녀가 세상을 떠났다.

췌장암을 앓던 직장 동료의 여동생. 30대 후반? 40대 초반?

암을 인지한 지 6-7개월 되었을까? 너무나 빨리 다른 세상으로 가버렸다.

 

슬프고 허무하다. 그녀의 인생 그리고 남아있는 우리네 인생도.

부디 아름다운 마무리를 했기를.......

사랑하는 가족 옆에서 따스한 미소를 머금고 눈 감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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