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좋은 가을날

참으로 오랜만에 나들이 계획을 세워보았다.

 

그나마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

경기 양평 구둔역으로~

 

 

 

지금은 폐역인 이곳은

영화 건축학개론의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다.

 

수지와 이제훈 출연작인 건축학개론

순수하고 서툴렀던, 행복하기도 아프기도 했던

첫사랑의 추억을 가진 두 청춘이

 

얼마간의 세월을 살아내고

성인이 되어 재회하는 이야기를 담은 잔잔한 영화이다.

 

오래 전 처음 영화를 보았을 때

풋풋한 수지와 어른이 된 한가인, 순정남 이제훈과 엄태웅의 설정이

뭔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었었다.

 

그러나 다시 영화를 보니 

 

그 찬란했던 젊은 시절을 지나,

세월을 살며 상처 받고, 어찌 되었던 삶과 마주해야 했던 그 시절들이

어쩔 수 없이 사람을 변하게 하는 걸 아는 지금은

 

그 인물들의 변화도 그럴 수 있겠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들이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한 팀은 되돌아가고 있었고

 

우리만이 남은 이 곳에서 너무도 고요하고 평안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기찻길 옆으로 코스모스 길이 이어져 있었지만,

이미 철이 지났기에 꽃잎은 드물게만 있었다.

 

 

 

고즈넉한 분위기,

정말 영화 속에나 나올 것 같은 풍경,

지금은 탈 기회가 별로 없는 추억의 기찻길, 아름다운 하늘.......

 

너무 아름답고 정겨운 이곳이 맘에 들었다.

 

 

 

역사 안은

열차 시간표와 몇가지 사진들을 걸어 놓은 소박한 곳이었다.

 

둘러보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지만, 

먼 길을 달려온 것이 아깝지 않았던 곳이었다. 

 

우리가 거의 다 둘러보고 나오려던 즈음에, 한 커플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오늘 유난히 더 한적했던 것 같은 구둔역.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점심을 먹기 위해 차로 30분 정도 달렸다. 

 

간이역 식당 

 

한식 상차림이 너무 먹고 싶었던 나는

정말 맛있게 먹었다.

 

늘 급식을 먹는 남편이나 

오늘  함께하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정말 먹을 게 없었겠지 싶은 상차림이다. ㅎㅎ

 

게장정식, 보리굴비 정식 등 다른 메뉴가 있으니

다른 메뉴를 더 추가하면 좋을 듯하다.

 

 

 

우리가 주문한 곤드레 솥밥

(1인 13,000원)

 

몸에 좋은 곤드레 밥을

양배추 쌈이나 김에 싸서 먹으니 맛있었다.

 

시장이 반찬인지라 누룽지 밥 까지 남김없이 다 먹고

다음 목적지인 더 그림 카페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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