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25일

 

남편이 다이소에서 봉선화와 해바라기 씨앗을 사 심었다.

 

식물을 잘 키우지 못하는 나는 화분을 집에 두려 하지 않는다.

너무 물을 많이 주어서인지, 볕이 잘 들지 않아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식물 키우는 데 성공한 적이 없다.

무엇보다 귀찮기도 하고.....

 

작년 이사온 아파트 10층은 창가에 해가 따스하게 오래 머문다.

남편이 키우는 이 화분들에서는 꽃을 기대해도 될 듯싶다.

 

 

 

- 5월 1일

 

나름 원칙을 가지고 열심히 물을 주더니 쑤욱 새싹이 올라왔다.

성인이 된 두 아이를 바라보며 대견한 마음도 있지만 조금씩 떠나보내는 마음이 헛헛한가 보다.

무언가를 돌보며 삶의 생기를 찾고 싶은 남편의 마음이 느껴진다.

 

 

 

귀여운 새싹 봉선화와 떡잎부터 큰 해바라기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더니 두 쌍떡잎식물의 그것이 실해 보인다.

올 해는 남편 덕에 손톱에 예쁜 봉선화 물을 들일 수 있을까 기대된다.

 

 

 

- 5월 9일

 

싹이 올라온 화분을 지켜보는 게 재미있다.

남편과 동네 한 바퀴 돌다 꽃집에 들려 카랑코에와 바질 트리를 데려왔다.

 

 

 

쪼르르 횡렬로 서있는 화분들이 앙증맞다.

초록의 허브잎과 분홍빛 꽃이 있으니 한결 생기가 돈다.

 

 

 

그새 봉선화는 새싹이 하나 더 생겼다. 해바라기도 잎의 수가 늘었다. 건강하고 싱싱해 보인다.

오롯이 남편이 물을 주고 키운다. 재주가 있나 보다.

나는 가끔 해를 잘 받을 수 있도록 화분을 돌려주거나 지켜볼 뿐이다.

 

 

 

- 6월 15일

 

며칠 전 커피나무를 2.000원 주고 사와 살며시 남편의 손길이 닿는 곳에 두었다.

 

 

 

아라비카 커피의 하위종으로 알고 있던 카투라(Catura). 화분 표찰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사지 않을 수 없었다.

신맛이 풍부하고 생산성이 좋다는 품종이다.

 

 

 

잎이 무성해진 바질 트리.

잎 몇 개를 따서 물에 잠깐 담갔다가 물냉면 위에 고명처럼 얹어 먹어봤다. 

향이 강해 조금 넣어 먹으니 나쁘지 않다. 스파게티나 오므라이스 위에 얹으면 더 좋을 것 같다.

 

 

 

키도 자라고 꽃잎도 많아진 카랑코에. 색을 더해줄 꽃봉오리도 여기저기 눈에 띈다.

 

 

 

해바라기는 잎이 많아지고 넓어졌다. 꽃이 필 준비를 하는가 보다. 아무래도 화분이 작아 보인다.

 

 

 

눈에 띄게 줄기가 굵어진 봉선화는 무럭무럭 잘도 자란다. 제일 기대되는 화분이다.

 

 

 

허전하던 베란다가 남편 덕에 여느 카페 부럽지 않다.

분갈이를 해야 하지 않을까? 바질 트리는 더 기울기 전에 다듬어야 할 텐데..... 해바라기 아래쪽 잎의 저 마른 부분은 뭐지? 물을 더 주어야 하는 거 아닌가?

속으로는 끊임없이 궁금하지만 남편을 믿기로 했다. 내가 나섰다 일을 그르칠 수 있을지 모른다.

 

아침에 베란다 창 블라인드를 걷으며, 퇴근 후 환기를 위해 창을 열 때 호기심과 애정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래서 반려식물과 동물을 키우겠구나. 관심이 없었던 나도 그 마음을 조금은 알것 같다.

 

 

7~8월 달라져 있을 화분들의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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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리 마을에서 나와 근처 오두산 통일 전망대로 향했다.

얼마 전 갔었던 고성 통일 전망대에서 아쉬운 기억이 이곳을 찾게 만들었다.

 

 

 

오두산 통일 전망대

 

홈페이지로 사전 예약 후 방문했다. 예약 인원이 차지 않으면 현장 신청 후 입장도 가능한데 자리는 넉넉한 듯했다.

통일동산 공영 주차장에 주차 후, 셔틀버스를 타고 전망대까지 이동을 한다.

 

주차비 중형 3,000원, 셔틀버스는 무료 이용이다. 5분 정도 이동한다.

 

 

 

오두산으로 올라가는 차창 밖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맘이 짠해진다.

 

 

 

입장을 위해 표를 구입했다. (어른 3.000, 학생 및 군경 1.600, 경로. 유치원 무료)

고성의 혼잡스러움과는 다르게 이 곳은 관광객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야외 마당에 조만식 선생상이 있었는데 산화로 군데군데 초록빛을 띤 동상이 더 위엄 있게 느껴졌다.

 

 

 

B1 어린이 체험관, 야외쉼터

1F 전시실, 영상실, 염원실

2F 전시실, 극장

3F 전망대

4F 전망 라운지, 야외 전망대 

 

열체크와 QR 인증, 손 소독을 마치고 입장하니 볼거리가 너무 많다.

먼저 3층 전망대로 향했다.

 

 

 

지형도를 보니 붉게 표시된 북한 땅이 정말 실감 나게 가깝다. 

창 밖으로 보이는 믿을 수 없는 현실에 또 한 번 놀랐다.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진풍경과 눈 앞에 선명하게 보이는 북한 땅. 이럴 수가 있나.....

 

 

 

4층 야외 전망대에서는 망원경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한국군 초소인가? 앞에 북한 땅을 마주하고 있는 초록색의 위태로워 보이는 건물이 궁금했다.

 

 

 

옆으로 거친 철책선도 보인다. 아들이 있는 고성이 최전방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여기도 마찬가지다.

 

 

 

망원경으로 한참 그리고 자세히 북한 땅을 바라보았다.

새들의 날갯짓이 보이고 사람들이 지나다닌다. 건물들도 낯설지 않다. 

갑자기 멀미가 나듯 두통이 심해졌다. 더 이상은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

 

 

 

전망 라운지 카페 Doppio에서 쉬기로 하고 시원한 스무디 음료 두 잔을 주문했다.

한 입 빨아 넘기니 조금 정신이 드는 것도 같았다.

창과 창틀로 시야가 확 트이지 않았음에도 닿을 듯 보이는 임진강과 근처의 마을을 바라보다 눈을 감아버렸다.

그대로 조금 쉰 후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전망대를 내려갔다.

 

그날도.... 오늘도 아쉬움 가득하다. 지하부터 2층까지는 가보지도 못했다.

두통과 메슥거림이 아니었다면 좀 더 자세히 둘러볼 수 있었을 텐데....

 

이 증상은 집에 돌아와서도 꽤 오래 지속되고 있다. 오늘까지도 개운치 않다.

 

막상 우리 집 군인은 잘 있다고 연신 말하는데 그것이 더 맘 아프다. 

 

D-Day 423

 

이 겁의 시간은 언제 흘러갈까....

 

 

 

 

 

일산에 볼 일이 있어 오전 일찍 나선길. 잠깐의 일을 마치고 헤이리 마을과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다녀오기로 했다.

오늘 일정도 만만치 않다.

 

 

헤이리 예술마을

 

 

차를 타고 가다 보니 범상치 않은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미술인, 음악가, 작가, 건축가 등이 참여해 집과 작업실, 미술관, 박물관, 갤러리, 공연장 등을 만든 이 곳 헤이리 마을.

문화예술공간으로 많은 이들의 발길이 닿는 곳이다.

 

 

15만 평이라는 넓은 공간이라더니 역시 입구가 9곳이나 있다. (Gate1~9)

주차 걱정은 안 해도 된다. 군데군데 주차장이 넉넉하다. 단지 그 때문에 달리는 차를 피해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다. 주차장을 잘 정비해 차 없는 거리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안내도는 거의 마을을 빠져 나오기 전에 발견했다. 마을을 다 둘러보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Gate 1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들어서자마자 매표소가 보인다. 

다양한 체험들이 있어 어린이들과의 나들이로도 손색없을 것 같다.

티켓 발권 없이 마을을 둘러보고 식사와 coffee 한 잔의 여유를 갖기로 했다.

 

예술가 마을의 네모지고 감각적인 건물들이 눈길을 사로잡았고 건물의 규모도 대단했다.

역시 예술가 마을답다. 

 

 

 

블루메 미술관

(Blume Museum of Contemporary Art, BMOCA)

 

블루메 미술관은 현대미술 전시와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살아있는 나무를 품에 안은 건물이 굉장히 독특했다.

넓은 창 곁 정원과 야외 테이블의 느낌이 마치 맛있는 크로와상을 파는 파리의 cafe처럼 느껴지는 매력적인 장소였다.

 

 

 

PIZZA SORENTO & CAFE Rose's DRIP

 

1층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소렌토, 2층은 카페 건물이다.

헤이리 마을 어느 곳에 들어가도 분위기 있는 식사와 차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Cafe GARDENUS

카페 가드너스

 

이 어마어마한 공간은 미술관이나 공연장이 아닌 카페다. 물론 갤러리 카페다.

내부가 궁금해 들어가 봤다.

 

 

 

3층으로 이루어진 건물은 각 층마다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3층 야외 공간도 인상적이다.

아래 마당에서 작은 음악회라도 한다면 선선한 밤공기를 느끼며 층계 자리나 테이블을 차지하고 보고 싶은 공간이다.

 

 

 

식욕을 자극하는 빵 냄새와 널찍한 카운터, 벽면을 차지한 그림들과 여유로운 자리가 우리를 유혹했지만 이 곳은 구경으로 만족했다.

 

 

 

PIZZA STORE

(피자 스토어)

 

초록색 파라솔과 오픈된 공간이 낭만적으로 보이는 이 건물은 피자가게다. 

점심으로 여기도 좋겠다. 온통 가고 싶은 곳 천지다.

 

 

 

일본식 라면 SUBI

(수비)

 

오늘의 점심은 이곳. 일본식 라면집 수비. 부담 없이 한 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어마어마한 건물의 넓은 공간은 아니었지만 헤이리 마을과 어울리는 특별한 공간이라고 느껴졌다.

 

 

 

구석구석 책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어울리지 않는 소품들의 인테리어가 따뜻하고 정겨운 느낌이 들었다.

 

 

 

돈코츠라멘(9.0)

 국물을 한 입 떠 넣으니 진하고 맛있다. 쫄깃한 면과 숙주나물의 환상적인 조화. 또 먹고 싶다.

 

 

 

돈까스 카레라이스(13.0)

카레는 워낙 좋아하는 음식이다 보니 맛이 없을 수 없다. 샐러드 소스는 요거트인 듯 상큼했다.

맛있고 적당히 배부른 식사가 만족스러웠다.

 

밥을 먹고 나니 햇살이 따갑다.

박물관이나 갤러리를 들어가 보지 않고 마을 구경만으로도 시간이 꽤 걸린다.

 

 

 

간판이 마음에 들었던 Book Cafe, 그림 전시를 내세운 갤러리 상점

 

 

 

 

다양한 박물관들도 있었다.

아프리카 박물관은 무료관람 안내가 있어 들어가 보려 했는데, 무슨 일인지 철문이 잠겨져 있었다. 

 

 

 

플리마켓에서는 수공예 액세서리와 모자, 옷과 소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곳곳에 세련된 샵들, 이국적인 물건을 파는 가게, 다이소 같이 다양한 물건을 취급하는 규모 있는 상점도 있었다.

이날 가장 많이 눈에 띄었던 챙 모자 하나를 구입했다.

요즘 유행하는 모자인 듯 비슷한 디자인의 모자를 쓰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황인용의 음악카페 CARA 건물.

음악 감상하기 좋은 내부는 어떨지 궁금했다. 

이제 쉬어야 한다. 더위와 피곤을 없애 줄 카페를 찾아 한참 걸었다.

 

 

 

Cafe  힐스눅

 

마을 오기 전 미리 찜해 두었던 공간이다. 들어가 보니 우리뿐이다. 그래서인가 조금 덥게 느껴졌다. 

옆으로 시끄러운 공사 소음이 카페까지 넘어왔다. 

아쉽지만 조금 더 시원하고 조용한 곳으로 가기로 하고 힐스눅에서 나왔다.

예술가의 집에 초대를 받은 듯, 다양한 작품과 소품들로 장식된 카페는 정말 아늑하다.

 

 

 

 

Cafe Bless

(블레스)

 

바로 여기다. 일단 아메리카노 3.000원이라는 안내가 신선하다. 카페 뷰 또한 예쁘다. 

 

 

 

들어서니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곳곳에 걸린 그림들이 눈에 들어온다. 앙증맞은 화분들도 분위기를 거들었다.

안쪽에는 한스 갤러리라는 작은 공간이 있었는데 소액의 입장료가 있는 듯했다.

Cafe에 앉아 걸려있는 그림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고상한 문화생활을 하는 듯 여겨졌다.

 

 

 

통일 전망대 예약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30분 남짓 앉아 있었을까? 

그럼에도 정말 달콤한 휴식을 했다.

 

헤이리 예술마을은 가고 싶은 갤러리나 카페, 레스토랑이 정말 많다.

집에서 가깝다면 가끔씩 방문해 하루에 한 두 군데 원하는 곳을 즐겨도 좋겠다.

 

 

다음 목적지는 오두산 통일전망대다.

또 군내에 있는 아들 생각이다.

 

 

 

 

 

 

 

 

생기가 도는 봄이 오면 개나리, 목련, 산수유, 벚꽃들을 시작으로 꽃들의 향연은 시작된다.

화려한 꽃들이 지고 그 자리를 잎이 무성하게 채우면 여름의 문턱이다. 

 

초록이 눈부신 여름 사라진 줄 알았던 화려한 꽃들이 거리를 걸을 때마다 눈에 띈다. 

꽃길 조성 사업을 도시마다 마을마다 하고 있나 보다.

 

초여름에 피는 꽃들. 그것들이 있어 거리를 걷는 게 심심치 않다.

 

 

 

 

장미

 

 

덩굴식물인 장미는 오월에 피는 꽃이 가장 탐스럽고 아름답다고 한다. 겹꽃이라 풍성하고 화려하다.

 

 

 

붉은 학교 담장을 타고 밖으로 뻗어져 나와 다른 나무의 꽃인양 하나가 되었다. 그 안에서 자신의 아름다운 자태를 더 뽐내는 듯하다. 강렬한 색과 풍성한 꽃잎이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드는 꽃 중의 꽃.

 

 

 

 

큰 금계국

 

 

노란 코스모스인 줄 알았는데 국화과에 속하는 큰 금계국이란다.
금조(金鳥)의 벼슬을 닮아 금계국이라고 불린다.

 

큰 금계국은 금계국보다 번식력이 매우 좋고 꽃의 색이 조금 다르다.
꽃술 주변에 자주색 무늬가 있으면 금계국, 아니면 큰 금계국 이렇게 알아보는 게 빠를 것 같다.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이 꽃은 우리나라에 관상용으로 심은 후 번식력이 좋아 지금은 자주 만날 수 있다.

번식력이 너무 좋아 토종 식물들을 위협한다고 하는데 아직까지 특별한 규제가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아무튼지 노란 꽃길을 걷는 기분은 상쾌하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 

 

 

 

 

일본 조팝나무 꽃

 

 

키 작은 떨기나무. 우산 모양 꽃차례에 달리는 연분홍 꽃이다. 색은 다르지만 산수유와 꽃 달리는 모습이 비슷하다.

색감이 너무 예쁘다. 드물지만 하얀색의 꽃도 핀다고 한다.

6월 1일에 찍은 사진이니 지금은 꽃이 더 많아졌겠다. 오늘 그 길로 걸어가 봐야겠다.

 

 

 

6월 14일

보름 정도 지나 찍은 사진인데 연분홍 꽃들의 수가 많아졌다. 정말 무럭무럭 자라는구나.

 

 

 

 

해당화

 

 

바닷가 모래땅, 산기슭에서 자란다는 해당화는 실제 인천 영종도 바닷길에서 만난 꽃이다.

장미과에 속하지만 그 보다 화려하지 않은 자태가 좋다. 왠지 소박하고 가녀린 것들에 더 정이 간다.

꽃잎과 8~9월에 빨갛게 익을 열매는 식용, 약용으로도 이용된다고 한다. 

 

 

 

모란꽃의 크고 화려한 느낌과는 다르지만 왠지 수줍은 모란꽃 느낌이 나기도 하는 해당화.

갯벌이 드러난 바다 옆에서 풍성한 잎 사이사이 은은한 모습을 드러낸 그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샤스타데이지

 

 

 

국화과 다년생 식물이다. 중앙에 있는 노란색 두상화를 흰색의 설상화가 둘러싸고 있다.

두상화는 꽃대 끝에 많은 꽃이 모여 두상을 이룬 꽃이다. 새하얀 꽃잎과 그 안에 노란 꽃 뭉치가 그림 같다.

꽃을 그리라면 꼭 이렇게 그릴 것 같은 모양과 색감을 가지고 있어 신기했다.

 

 

 


 

 

 

올 해는 이름 모를 꽃들도 많이 봤고 하나같이 다 눈길이 갔다.

예전에는 지나쳤을 꽃들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꽃이 '아름답다' '예쁘다' 하는 얘기는 그만큼 꽃을 인정하고 알고 받아들일 마음의 자세가 있을 때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사람도 그렇지 싶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길가에 핀 꽃을 보며 감탄하는 하루하루처럼,

사람들을 바라보며 '아름답다' '귀하다' '소중하다' 인정하고 관심갖고 말하고 있는지,

진심으로 칭찬하고 사랑을 주고 있는지 생각해 보며 반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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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국제공항 건설로 영종도와 용유도 사이의 바다를 매립하여 지금은 하나가 된 영종도 혹은 영종 용유도.

두 섬 사이에 있었던 두 개의 작은 섬 삼목도, 신불도까지 지금은 하나의 섬이 되었다. 

 

영종도 씨사이드 레일바이크에서 20여분 남짓 차로 달리면 용유도에 위치한 마시안 해변가에 닿을 수 있다.

근처 카페로 방향을 정했다.

 

 

 

Cafe M CLIFF

(카페 엠 클리프)

 

 

카페 이름처럼 절벽에 서있는 카페는 묘한 매력을 준다. 서해안 끝자락에 떨어질 듯이 서있는 Cafe.

멀리 혼자만의 장소로 달아난 느낌이다.

 

 

 

3층 루프탑에서 이어진 다리를 건너면 또 하나의 환상적인 공간이 나온다.

말도 안 되는 뷰와 예쁜 건물에 흥분한 우리는 주문하기도 전에 카페 구경을 하며 좋은 자리를 물색해 보기로 했다.

 

 

 

아메리카노에 휘핑크림을 얹은 아인슈페너를 마셔보고 싶단 생각을 늘 하고 있었는데 이 카페의 Best 메뉴다.

머뭇거릴 이유 없이 나는 Hot 아인슈페너 (7.5), 남편은 Hot 리얼 바닐라빈 라테 (7.5).

어마어마한 커피 가격은 입장료라고 생각하니 그럴만하다.

 

 

 

카운터 앞 쪽으로 넓게 자리 잡은 빵 코너에는 베이커리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빵 종류가 다양했다.

번쩍거리는 파운드케이크가 정말 맛있어 보였지만, 보리밥을 배불리 먹었기에 주문은 생략했다.

갑자기 주문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어서 자리를 잡아야 했다.

 

 

 

바다가 보이는 야외 좋은 자리는 선점되어 있었다. 

아쉬운 대로 실내 창 옆으로 자리를 잡았다.

 

 

 

아인슈패너가 궁금해 뚜껑을 열어보았다.

아메리카노를 덮은 크림에 초콜릿 가루인 듯 보이는 토핑이 뿌려져 있다. 

함께 준 종이 스푼으로 한 입 떠먹어보니 찐득하고 두꺼운 크림이 한 입 가득 달콤하게 느껴진다. 

섞지 않고 그대로 마시니 쓴 커피와 달달한 크림의 조합이 너무 좋다. 맛있다.

 

 

 

조금 앉아있다가 야외로 자리를 이동했다.

조금 더웠지만 파라솔이 해를 가려주었고, 시원한 바닷바람이 스치며 땀을 식혀주어 알맞은 기온이 되었다. 

저 멀리 마시안 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인다. 

 

 

 

동해바다와는 분명 다른 느낌의 바다.

연신 날아다니는 갈매기들과 철썩이는 파도, 바다를 배경으로 웃고 사진 찍으며 모래사장을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 평화로워 보였다.

 

 

 

카페 주차장에 주차 후, 두 시간 동안 무료주차가 가능하다. 넉넉한 시간이었다. 

우리도 카페 아래 바닷가로 직접 내려와 보았다.

 

내려오니 더 좋다. 크게 들리는 바닷소리와 상쾌한 바람..... 이거지!!

카페 뷰가 아무리 멋져도 직접 보는 게 더 좋았다. 

 

근처 연탄빵으로 유명한 베이커리에 들려 몇 가지 빵을 사서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마시안 제빵소

 

 

마시안 해수욕장에 위치한 이 곳은 주차되어 있는 차와 이동하는 차들로 너무 붐볐다.

유명세를 탄 빵집에 주차하기도 힘들어 보였다. 

 

 

 

빈 테이블 옆으로 연탄 빵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무척 길었다. 이건 포기해야 했다.

주차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을 남편이 생각나 빠르게 몇 가지 빵을 골라 계산하고 나왔다. 

 

 

 

밤식빵(5.5), 뺑오 쇼콜라(4.0), 크로플(3.0), 치즈크로플(4.0)

 

빠르게 담은 것 치고는 마음에 들었다. 밤빵은 유독 맛있었다.

이렇게 붐빌 줄 알았으면 카페 엠 클리프에서 빵 몇 가지를 포장했어도 좋았을 것 같았다.

 

인천 국제공항이 있는 곳 이라고만 알았던 영종도. 

이렇게 다양한 매력이 있었다. 오늘은 영종도의 매력에 푹 빠진 날이었다.

 

 

 

인천 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

오늘은 오랜만에 서해안 쪽으로 나들이 계획을 잡았다.

 

2주 후, 대학 입학 후 첫 방학을 맞이하는 딸이 송도 기숙사로 들어간다. 학기 중 허가되지 않았던 기숙사 생활이 여름 방학부터 가능해졌다. 차로를 달리며 보는 송도의 거리에는 높고 번질거리는 아파트들이 많다.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세련된 신도시의 모습이다. 

 

송도를 지나쳐 도착한 영종도. 다리가 연결되어 섬이라 하기에 민망할 정도로 교통이 편리하다. 

이른 시간 관광객이 별로 없을 때 유명하다는 레일 바이크를 타기로 했다. 

 

 

 

영종도

씨사이드 레일바이크

 

 

10시 예약을 해 두었지만 도착한 시간은 9시 조금 넘은 시간.  주차장에 주차 후 보이는 공원과 서해안의 탁 트인 시야가 너무 시원했다.

 

 

 

아직은 사람들이 없어서인지 예약시간 보다 먼저 타도 된다고 하셨다.

 

탑승장으로 들어서니 갯벌이 드러난 회색 빛 바다와 안개 낀 하늘이 우울하고 쓸쓸한 분위기를 연출해내고 있었다.

그 옆에 흥겨운 바이크의 모습. 뭔지 어울리지 않지만 이 독특한 느낌이 좋았다.

 

 

 

네 명이서 탈 수 있도록 설계된 바이크. 우리는 앞자리를 차지하고 탑승했다.

소지품은 달리다 떨어뜨릴 위험이 있으니 앞 쪽 바구니에 두는 것이 좋다. 자, 이제 출발이다.

 

 

 

물기 머금은 시원한 바다 바람을 맞으며 페달을 돌리니 절로 신이 난다.

 

 

 

중간중간 설치된 횡단보도 안전 차단기는 바이크가 다가서면 자동으로 닫혀진다.

 

 

 

우리가 달릴 때 물이 흐르진 않았지만 경관폭포도 있었다.

 

 

 

중간쯤 달렸나? 돌아오는 바이크가 너무 반갑게 느껴졌다. 

 

 

 

최근에 알게 된 코스모스를 닮은 노란 큰금계국, 알고 나니 어디서든 눈에 띈다.

옆 길에서 사람들이 산책을 하고 있었는데 길가에 핀 들꽃들도 너무 아름다웠다.

 

 

이제 돌아오는 길이다. 요런 회전판에서 바이크를 돌려주시는 분이 계시다.

 

 

 

돌아오는 길에는 또 다른 뷰를 감상할 수 있다. 차창이나 건물 등 시야를 가리지 않고 빠르게 지나치며 보는 이 섬의 풍경이 너무 근사했다.

 

 

 

샘이 날 정도로 우아하게 날아다니는 갈매기들의 날갯짓이 보기 좋았다.

 

40분 조금 더 탔나? 짧은 시간이 아니었지만 너무 빨리 끝나버린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아직은 사람들이 없으니 조금 천천히 탈걸...... 너무 달렸나 보다.

 

도착지 가까이 오니 여러 팀들이 철로 위를 달려오고 있었다.

 

 

 

 

영종 역사관

 

 

바이크 타는 곳 바로 옆에 위치한 영종역사관.

 

 

 

흐린 하늘은 파래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야외 전시를 둘러보고 안으로 입장했다.

 

 

 

영종 국제도시를 알리기 위해 개관한 역사관은 설립 목적에 맞게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이 도시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전시하고 있었다.

 

 

 

아이들을 위한 체험전시실도 아담하고 알차 보였다.

 

 

 

도시마다 마을마다 섬마다, 각자의 위치에서 삶의 터를 알리고 발전시키고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세상은 참 아름다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봄이 보리밥

 

 

오전 운동을 심하게 한 우리는 많이 출출해 있었다. 남편이 고른 봄이 보리밥.

넓은 식당 내부에 깔끔한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너무 기대되었다.

 

 

 

숭늉과 한과 음료 등 자유롭게 가져다 먹을 수 있는 코너가 한쪽에 마련되어 있었는데, 식후 디저트로 먹은 식혜와 보리강정이 정말 맛있었다.

 

 

 

드디어 한상이 차려졌다.

우리가 주문한 음식은 청국장 보리밥(8.0)과 청국장 보리밥 갈치구이(12.0) 그리고 미나리 파전 (7.0)이다.

 

오랜만에 먹은 비지찌개, 냄새가 심하지 않았던 청국장, 짜지 않게 간해 적당히 구워진 갈치구이, 담백한 반찬들, 정말 최고다. 정성스러운 집밥을 먹은 듯한 느낌이 참 좋았다.

미나리전은 밀가루는 거의 없이 부쳐져 미나리 그대로의 맛과 고소한 기름의 맛이 어우러진 건강한 맛이었다.

색다른 음식이다.

 

 

 

보리밥은 먹을 만큼만, 각종 나물들을 얹고, 청국장은 두부 위주로, 열무김치 조금, 비법 고추장을 넣은 후, 들기름 조금. 

 

 

 

이대로 비비니 맵지 않고 고소하고 담백한 비빔밥 완성이다.

 

배를 채웠으니 이제 마시안 해변 쪽으로 넘어가 근사한 카페에서 차 한잔 하며 바다 구경을 하기로 했다.

남편과 함께하는 이 날들이 너무 소중하고 좋다.

 

 

 

 

 

 

아름다운 계절 4월부터 최근까지 거의 매주 서울 도심 여행 중이다.

서울에서 태어나 자라 두 아이 출산 후, 지금은 근교에 자리 잡고 살고 있지만 서울은 고향이라는 느낌보다는 어느 정도 동경의 도시가 되어 버렸다. 

 

더위가 성큼 다가와 서울 나들이도 잠시 쉬어가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몇 주간의 여행 중, 어떤 위치 어떤 모습으로도 매일 등장했던 남산타워를 오늘은 직접 올라가 보기로 했다.

 

 

 

남산공원

 

 

서울역 근처 하이파킹 서울 시티타워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남산공원 내 주차장이 있지만 후암동과 해방촌까지 둘러볼 요량으로 종일 주차를 신청해 두었다. 

물론 공원 입구까지 조금 걸어야 한다. 

 

 

 

남산공원이 워낙 넓어 입구가 여러 곳 있지만 우리는 여기 한양도성 길부터 시작이다.

 

 

 

성곽을 따라 조금 오르니 유명한 힐튼호텔과 높은 빌딩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백범광장에는 독립운동가 이시영 선생 상과 백범 김구 선생 상이 거대하게 서있다.

 

 

 

남산타워를 배경으로 조금 더 가면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있는데, 우리의 또 하나의 목적지이다.

 

 

 

야외 광장에는 안중근 의사상과 그의 애국심을 볼 수 있는 거대한 유묵 비석들이 당당하게 서있었다.

 

견리사의 견위수명(見利思義 見危授命) : 이익을 보거든 정의를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보거든 목숨을 바쳐라

_논어 헌문 편 인용

  

 

 

10시 기념관 오픈 시간을 기다리며 근처를 좀 더 둘러보았다. 

한양도성 현장 유적 전시관이 있었는데 어린이들이나 전공하는 청년들의 필수 코스일 것 같다. 

 

 

 

뒤쪽으로 이어진 계단은 아마 타워로 올라가는 길인가보다.

 

 

 

 

안중근 의사 기념관

 

 

남산 도서관 근처에 있는 이 기념관은 정말 깨끗하고 내용들이 알찼다.

'정성 들여 전시해 놓은 것들을 세심하게 봐야 예의' 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자국에 대한 애국심을 가지고 있다 한들 안중근 의사처럼 목숨 걸고 실천하는 위인이 얼마나 있을까. 

그 마음을 헤아려보려다 마음이 아려왔다.

 

 

 

2층 전시실에서는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했던 하얼빈 의거 사건을 상세하게 안내하고 있었다.

 

 

 

그 어머니에 그 아들. 일생을 독립운동에 바친 조마리아 여사.

보고 배운 것이 그것이었다.

 

 

 

남산 서울타워

 

 

기념관을 나와 편안한 둘레길을 이용해 타워로 올라가기로 했다. 아무래도 계단은 좀 힘들다.

인도와 차도로 나뉜 이 길은 타워까지 가는 버스가 수시로 다녔다. 드디어 모습을 완전히 드러낸 남산타워.

 

 

 

1층 입구에서 터널 모양의 미디어 아트 조형물 OLED가 반긴다.

입장료가 있는 전망대는 오래전 가 보았으니, 오늘은 타워플라자에서 식사 후 전망을 보기로 했다.

 

 

부엉이 돈가스

 

타워플라자 2층 부엉이 돈가스. 우리의 픽이다.

11시 오픈시간 맞추어 입장. N서울타워 식당가로 사람들이 몰리는지 이 곳은 그런대로 여유가 있다. 

 

 

 

파스타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지만 남산에 왔으니 오늘은 돈가스다. 

부엉이 돈가스(9.5)와 스노우 치즈돈가스(15.0)를 주문했다. 수프가 먼저 나오고 담백한 빵 두 조각도 곁들여 준다.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지 고소한 튀김옷 사이 두툼한 고기가 정말 맛있었다.

 

 

 

배를 채웠으니 타워 플라자 4층으로 가 보았다. 곳곳이 전망대인 듯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환상적이다.

전망을 보려면 이 곳도 충분하다.

 

 

 

기프트 샵에서 자물쇠를 구입한 후 사랑의 서약을 적어 지정된 장소에 매다는 이벤트다.

야외 곳곳에 색색의 자물쇠들이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었다. 연인들은 한 번쯤 해볼 만한 낭만적인 일이다.

 

뒤늦게 본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천송이(전지현)와 도민준(김수현)도 왔었던 그곳^^

 

 

 

 

오늘의 우리의 일정은, 남산공원 (안중근 의사 기념관) - 남산 서울타워 (부엉이 식당) - 후암동 카페 (무니) -  신흥시장 - 해방촌 거리 - 후암동 108계단으로 이어지는 코스다.

 

설레는 맘으로 후암동과 해방촌 쪽을 향해 내려왔다.

 

 

 

 

 

둘러본 후, 신흥시장과 해방촌으로 가기 위해 길을 따라 내려갔다. 날이 흐리고 비가 오락가락한다.

조금 내려오다가 소월길 쪽으로 방향을 틀어 걸으면 해방촌으로 건너가는 횡단보도가 나온다.

 

 

 

해방촌은 남산 밑 언덕에 형성된 마을이다.

 

광복과 함께 해외에서 돌아온 사람들, 북쪽에서 월남한 사람들, 그리고  전쟁으로 인해 피난 온 사람들이 정착하여 형성된 마을이라 해방촌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가파른 골목을 오르락내리락하기 힘들어 보였다. 

 

해방촌의 주된 상권이었던 신흥시장은 오랜 시간 쇠퇴를 거듭하면서 그들과 함께했던 역사적인 장소이다.

 

 

 

신흥시장

 

 

 

 

해방촌 오거리에 위치한 시장의 좁은 골목에는 낡고 오래된 가게들이 빈티지한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지금은 환경개선 사업 중이라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나름의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현재는 젊은 아티스트들의 아지트이기도 한 이 곳에서는 전시와 주말 공연도 이루어진다고 한다.

 

 

 

 

 

 

유명해 보이는 루프탑 cafe 피클 피클

 

 

 

 

 

 

 

전시나 행사를 하는 문화공간

 

 

 

 

 

 

 

허름한 건물의 각종 상회들

 

 

 

 

 

 

 

느낌 있는 사진관.

문이 오픈되어 들여다보니 꽤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거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유쾌한 분위기로 촬영이 이루어져 보는 이도 즐거웠다.

 

 

 

 

 

 

 

니트 전시 판매를 하는 해방 상점.

니트산업이 호황이던 1970-80년대, 신흥시장은 생필품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시장으로 번창했었다고 한다.

90년대 니트산업이 쇠퇴하면서 이 곳 역시 발길이 끊기며 침체된 상권이 되어버렸다.

그 사실을 알고 상점을 보니 올곧은 이 상점이 대단해 보인다.

 

 

 

 

 

 

 

비밀의 방인 듯한 문을 가진 카페와, 민트색의 감각적인 케이크 가게 등.

거칠고 자유분방한 느낌 사이로 세련되고 현대적인 분위기가 겹쳐지며 시장의 분위기가 묘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현재는 해방촌 일대를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으로 선정하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미 핫플레이스가 된 이곳은

독특한 분위기로 사랑받고 있는 듯 보였다. 

 

 

 

 

 

해방촌 거리

 

 

 

 

 

 

후암동 108계단이 있는 쪽으로 가기 위해 해방촌 일대를 구경하며 길을 따라 내려갔다.

 

 

 

 

 

 

 

고지대라 어디서나 서울 도심의 모습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Daffodil, 수선화. 이름이 예쁜 카페다.

 

 

 

 

 

 

거리 구경을 하며 걷다 보니 108계단이 보인다.

아픈 역사의 장소이기도 한 이 곳은 후암동에서 해방촌으로 올라가는 계단이다.

광복 이후, 고단한 삶을 살며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이 계단을 올랐을 해방촌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져 숙연해졌다.

 

 

 

 

 

 

 

노약자와 장애인을 위한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후 이동이 쉬워졌고, 관광객들의 발길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3층에서 탑승하고 1층으로 내려갔다. 층마다 설 수 있었다. 

옆으로 보이는 풍경을 보며 홍콩영화 중경삼림의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가 생각이 났다. 

 

 

 

 

 

 

 

알찬 일정을 마치고 서울 시티타워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 후암동 거리를 한참 걸었다. 

후암동은 해방촌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다. 차로의 양 옆으로 난 길에 끊임없이 이어지는 세련된 식당들 카페들 상점들.

깨끗한 도로와 가로수, 곳곳에 심어놓은 색색의 꽃들, 정비된 간판들이 주는 이미지가 참 단정했다.

 

비는 결국 쏟아졌다. 편의점 우산을 펴 들고 거리를 구경하며 걸으니 끝내 나타난 주차장.

그 근처는 어마어마한 빌딩들과 화려한 도심의 모습 그대로였다. 

멀지 않은 거리지만 확연히 다른 마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해방촌 거리 정비가 완료되면 다시 한 번 걸어보고 싶다.

 

 

 

 

 

 

 

 

 

Cafe MOONEE

 

해방촌 옆 동네 후암동에 위치한 카페 무니

 

남산 아래 위치해 있어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허름한 외관이지만 커피색의 간판에 글씨의 조명이 멋스럽다.

 

 

 

두 개의 그라인더와 에스프레소 머신 그리고 갈색린넨이 유독이 눈에 띄었다.

정겨운 카페 느낌이다.

 

 

 

케이크 조각들이 색다른 색과 느낌을 가지고 있어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맛있어 보인다.

 

 

 

맥주와 와인도 판매하고 있었다.

언덕 위 카페에서 창밖 야경에 취해 와인 한잔 마셔도 너무 분위기 있을 거 같았다.

 

 

 

1층은 살짝 어두운 조명에 낭만적인 레스토랑 느낌이다.

 

 

 

2층은 조금 더 밝게 느껴졌다.

군데군데 있는 작은 화분들과 소품들이 편안하고 예쁜 카페의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

커텐으로 가리어진 공간이 비어있어 그곳에 자리를 잡았다.

 

 

 

 

독립된 테이블에서 격자무늬 창 밖으로 내리는 비와 서울 시내의 모습을 바라보며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복잡한 서울의 도심 풍경이 조금 슬퍼도 보인다. 흐린 하늘, 비 탓인가? 

 

 

 

 

밖으로 많은 사람들의 소리와 음직임이 신경 쓰이지 않아 더 좋았다. 벌써 자리는 만석인듯 하다.

자몽에이드와 바닐라라테를 마시며 정말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

 

비 오는 날은 그 나름대로 운치 있다. 쓸쓸하고 젖은 느낌이 나쁘지 않다.

이런 날 잘 어울리는 동네와 카페가 인상적이었다. 

 

 

 

 

 

 

 

밤새 바람이 무시무시하게 불어 창문이 심하게 덜컹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잠을 설쳤다.

오늘 아들이 있는 곳, 고성 통일전망대로 가는 날이다. 

 

 

숙소에서 나와 콘도 주변을 산책한 후, 유명하다는 물회를 먹기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

 

 

 

 

속초 청초수 물회

 

 

웨이팅을 피해 일찌감치 도착했기에 창가자리에 편하게 앉을 수 있었다. 창 밖으로 바다 뷰가 멋지다.

식사 후 바다를 앞에 둔 벤치 테이블에 앉아 커피 한 잔을 즐겨도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많은 사람들이 들어왔지만 넓직한 공간에 거리두기가 잘 되어 불편함 없이 식사 할 수 있었다.

 

 

 

이 식당은 로봇이 서빙을 해 주었는데 방송이나 말로만 들었지 처음 보는 광경이라 재미있었다.

동선이 꼬이지 않게 어찌 그리 잘 다니는지. 대면접촉이 불편한 요즘은 더더욱 좋은 듯했다.

 

 

 

해전물회 2인 (42.0)

 

그리 배가 고프지 않아 2인분을 주문했는데 양이 넉넉하다. 여기도 비주얼 맛집이다.

반찬도 깔끔하고 적당하다. 인절미는 부드럽고 쫄깃 달콤 고소.... 맛있다!

 

 

 

물회를 섞으면서 어느 정도 얼음을 녹여준 후, 해물과 회 그리고 야채와 국물을 함께 떠먹으니 정신이 바짝 난다.

역시 유명한 이유가 있었다.

 

 

어느 정도 건더기를 먹었다 싶으면 국수와 밥을 차례로 말아먹으면 된다.

개인적으로 국수가 더 맛있었지만 처음 말아보는 밥도 생각보다 맛있었다. 

 

 

 

고성 통일전망대

 

 

전망대 가기 전, 통일 안보공원에 있는 출입 신고소에서 일행 모두 열체크와 손 소독 후, 가족 대표가 출입 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신분증은 가족 중 한 명은 반드시 필요하다. 

 

 

 

어떤 사연이 있는지 많은 사람들이 끝없이 신고소에 들어와 마치 명절 기차역 같은 복잡한 광경이 벌어졌다.

신고 후 차로 돌아와 잠시 대기한 후 전망대로 출발하게 된다.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이 현수막은 맘을 아프게 했다.

이제 막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어리디 어린 청년들에게 이 나라 지켜줄 것을 기대해야 하다니.

총의 무게보다 더 한 그들의 노고와 희생이, 그리고 이 나라의 현실이 너무 안타까울 뿐이다. 

 

 

 

 

전망대 주차장에 주차 후, 오르막길을 조금 올라야 한다. 날이 더워져 숨이 차고 힘들기도 했지만 빨리 아들이 있는 곳을 보고 싶은 맘이 간절해졌다.

 

 

 

여기가 어디인지.... 무인도라도 온 듯했다. 출입이 금지된 비무장 지대의 남쪽 해안 모습이다. 

 

고요한 바다는 하늘과 같은 색으로 섞이고, 새하얀 구름은 고요하게 일렁이는 파도의 색과 이어져 몽롱하고 신비로운 느낌이 났다.  환상적이지만 낯선 곳.

 

 

 

 

머지않은 곳에 금강산의 봉우리인 듯한 바위산이 보이고, 어디가 남과 북의 경계인지 모를 바다가 이어진다.

어디일까? 아들이 경계를 서는 곳은.... 계속 눈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고성통일 전망타워

이 곳으로 들어서면 1층은 전시관, 2층은 전망 교육실과 테라스, 3층 관람실에서는 망원경으로 금강산과 해금강을 볼 수 있다.

2층 테라스에도 망원경이 있는데 이 곳이 창이 없어 더 선명히 보이는 듯했다.

 

 

 

폰 카메라로 가까이 당겨 찍으니 국지봉과 일만 이천 봉우리 중 가장 끝에 있는 구선봉이 선명하게 보인다.

남편은 아들 생각에 맘이 짬 한 지 연신 폰 카메라를 눌러댔다.

 

 

 

 

구선봉 앞에 작은 섬 송도가 닿을 듯하다.

 

 

 

 

멀리 해금강 앞바다에 솟아있는 돌섬들이 희미하게 보인다.

 

 

 

 

북한으로 가는 구부러진 철로길, 그 위에 금강산 관광으로 이용되기도 했던 육로길.

 

 

 

금강산 육로길 위로 한국군 초소. 이 곳이 아들이 있는 곳이라니.....

내려다보이는 바다 경치가 말할 수 없이 멋있다고 아들이 말 하더니..... 바로 여기였다. 

 

 

 

통일 전망대에는 통일관, 6.25 전쟁체험 전시관 등 더 둘러볼 곳들이 있었고, 근처에는 DMZ박물관도 있었다.

모두 다 여유 있게 둘러보고 싶었지만 아쉽게 다음 장소로 향했다.

 

 

 

 

Cafe 스퀘어 루트

Gallery Cafe, Square Root 

 

장시간 집으로 가야 하는 여정길에 출출하지 않게 빵과, 카페인을 보충하기로 했다.

딸과 나는 민트 라테(7.5), 남편은 스퀘어 아이스티(6.5)를 주문하고 잠시 쉬어갔다.

민트 라테는 시그니처 메뉴답게 에스프레소 샷을 따로 담아 원하는 만큼 추가할 수 있게 하였다. 

 

 

 

이름 그대로 옆 건물에 갤러리 건물이 따로 있었다. 궁금했지만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이 곳 역시 바다 뷰를 가지고 있었는데 분위기 있는 카페 앞 철책이 주는 느낌이 미묘했다.

 

일박으로 다녀온 가족여행. 딸과 함께라 더 의미있는 여행이 되었다. 

자주 함께 하고 싶지만, 이제 정말 몇 번의 기회가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니 아련하게 예전의 추억들이 떠오른다.

 

부지런히 도시락을 싸들고 주말마다 함께했던 나들이.

우리나라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겠다고 지도에 표시해가며 다녔던 국내여행들.

중대한 시기를 마치고 함께했던 세 번의 해외여행.

모두 사진 속에 남아있는 추억들이다.

 

 

폰 연락이 가능한 군대이지만, 업무가 많이 바쁜지 최근 연락이 없는 아들이 어제 꿈속에 나타났다.

군입대 전 아름다웠던 그 모습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 마음이 아팠다.

 

무모할 수 있지만 젊음이 가질 수 있는 패기와 순수함을 잃지 않고 돌아오기를 바란다.

너무 많이 어른이 되어오지 않기를 말이다.

 

아니, 그냥 몸 건강히, 몸도 맘도 다치지 않고 무사히만 돌아오기를.....

그만만 해도 너무 좋을 거 같다.

 

그립다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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