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
오늘은 오랜만에 서해안 쪽으로 나들이 계획을 잡았다.
2주 후, 대학 입학 후 첫 방학을 맞이하는 딸이 송도 기숙사로 들어간다. 학기 중 허가되지 않았던 기숙사 생활이 여름 방학부터 가능해졌다. 차로를 달리며 보는 송도의 거리에는 높고 번질거리는 아파트들이 많다.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세련된 신도시의 모습이다.
송도를 지나쳐 도착한 영종도. 다리가 연결되어 섬이라 하기에 민망할 정도로 교통이 편리하다.
이른 시간 관광객이 별로 없을 때 유명하다는 레일 바이크를 타기로 했다.
영종도
씨사이드 레일바이크
10시 예약을 해 두었지만 도착한 시간은 9시 조금 넘은 시간. 주차장에 주차 후 보이는 공원과 서해안의 탁 트인 시야가 너무 시원했다.
아직은 사람들이 없어서인지 예약시간 보다 먼저 타도 된다고 하셨다.
탑승장으로 들어서니 갯벌이 드러난 회색 빛 바다와 안개 낀 하늘이 우울하고 쓸쓸한 분위기를 연출해내고 있었다.
그 옆에 흥겨운 바이크의 모습. 뭔지 어울리지 않지만 이 독특한 느낌이 좋았다.
네 명이서 탈 수 있도록 설계된 바이크. 우리는 앞자리를 차지하고 탑승했다.
소지품은 달리다 떨어뜨릴 위험이 있으니 앞 쪽 바구니에 두는 것이 좋다. 자, 이제 출발이다.
물기 머금은 시원한 바다 바람을 맞으며 페달을 돌리니 절로 신이 난다.
중간중간 설치된 횡단보도 안전 차단기는 바이크가 다가서면 자동으로 닫혀진다.
우리가 달릴 때 물이 흐르진 않았지만 경관폭포도 있었다.
중간쯤 달렸나? 돌아오는 바이크가 너무 반갑게 느껴졌다.
최근에 알게 된 코스모스를 닮은 노란 큰금계국, 알고 나니 어디서든 눈에 띈다.
옆 길에서 사람들이 산책을 하고 있었는데 길가에 핀 들꽃들도 너무 아름다웠다.
이제 돌아오는 길이다. 요런 회전판에서 바이크를 돌려주시는 분이 계시다.
돌아오는 길에는 또 다른 뷰를 감상할 수 있다. 차창이나 건물 등 시야를 가리지 않고 빠르게 지나치며 보는 이 섬의 풍경이 너무 근사했다.
샘이 날 정도로 우아하게 날아다니는 갈매기들의 날갯짓이 보기 좋았다.
40분 조금 더 탔나? 짧은 시간이 아니었지만 너무 빨리 끝나버린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아직은 사람들이 없으니 조금 천천히 탈걸...... 너무 달렸나 보다.
도착지 가까이 오니 여러 팀들이 철로 위를 달려오고 있었다.
영종 역사관
바이크 타는 곳 바로 옆에 위치한 영종역사관.
흐린 하늘은 파래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야외 전시를 둘러보고 안으로 입장했다.
영종 국제도시를 알리기 위해 개관한 역사관은 설립 목적에 맞게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이 도시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전시하고 있었다.
아이들을 위한 체험전시실도 아담하고 알차 보였다.
도시마다 마을마다 섬마다, 각자의 위치에서 삶의 터를 알리고 발전시키고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세상은 참 아름다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봄이 보리밥
오전 운동을 심하게 한 우리는 많이 출출해 있었다. 남편이 고른 봄이 보리밥.
넓은 식당 내부에 깔끔한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너무 기대되었다.
숭늉과 한과 음료 등 자유롭게 가져다 먹을 수 있는 코너가 한쪽에 마련되어 있었는데, 식후 디저트로 먹은 식혜와 보리강정이 정말 맛있었다.
드디어 한상이 차려졌다.
우리가 주문한 음식은 청국장 보리밥(8.0)과 청국장 보리밥 갈치구이(12.0) 그리고 미나리 파전 (7.0)이다.
오랜만에 먹은 비지찌개, 냄새가 심하지 않았던 청국장, 짜지 않게 간해 적당히 구워진 갈치구이, 담백한 반찬들, 정말 최고다. 정성스러운 집밥을 먹은 듯한 느낌이 참 좋았다.
미나리전은 밀가루는 거의 없이 부쳐져 미나리 그대로의 맛과 고소한 기름의 맛이 어우러진 건강한 맛이었다.
색다른 음식이다.
보리밥은 먹을 만큼만, 각종 나물들을 얹고, 청국장은 두부 위주로, 열무김치 조금, 비법 고추장을 넣은 후, 들기름 조금.
이대로 비비니 맵지 않고 고소하고 담백한 비빔밥 완성이다.
배를 채웠으니 이제 마시안 해변 쪽으로 넘어가 근사한 카페에서 차 한잔 하며 바다 구경을 하기로 했다.
남편과 함께하는 이 날들이 너무 소중하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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