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15일 아들이 군입대를 했다.

화천 최전방.

 

추위를 무척 타는 아들이라 매서운 추위가 참 걱정이다.

아들을 보내고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해 보지만, 모든 사물과 현상을 보며 자연스레 아들 생각이 난다.

하필이면 입대 다음 날 한파주의보에 눈까지 내린다.

마음이 허하다.

 

친구들의 조언도 많이 듣고, 맘도 긍정적으로 먹었다며 의연하게 구는 아들 녀석의 모습이 더 맘 아프다.

언제 그리 인맥을 만들어 놓았는지 훈련소 가는 차 안에서도 끊임없이 오는 친구와 선배들의 연락이 고마울 따름이다. 

 

코로나 때문에 훈련소 인근에서 아들만 갑작스레 혼자 내렸다.

앞 선 두어 명의 뒤에 멀찌감치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어색한 모습을 보다 지나치는 차 안에서 드디어 울음이 터져버렸다.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남겨두고 싶다며 군대 가기 전 찍은 증명사진의 미소년 모습과,

어떤 충격에도 벗겨질 것 같지 않은 뿔테 안경을 쓰고 짧게 깎은 머리를 한 채 웃음지으며 찍은 사진을 비교하다

마음이 무너진다.

 

괜히 어렸을 때 찍었던 동영상을 찾아보며 추억에 잠기고,

미숙했던 부모였기에 잘 해주지 못했던 그 날들이 기억나 눈물이 난다.

 

무얼 해도 편안치 않고

마음과 몸이 쇳덩어리처럼 가라앉는다.

 

이제 6주간의 훈련소 생활 후 자대 배치를 받아 18개월을 근무하게 된다.

예전에 비해 기간도 꽤나 단축되고, 모든 환경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막상 내 일이 되고 보니 그것도 족하지 않다. 

 

상처 받지 않고 마음도 건강하게.....

다치지 말고 몸도 건강하게......

그렇게 잘 지내길......

 

 

시간아 어서어서 가라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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