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기다리던 가족여행이다. 아들은 군내에 있으니 딸과 함께 세 식구 여행이다.

아니, 다음날은 아들이 있는 최전방 고성에 가볼 예정이니 같은 하늘 같은 공기 안에 있는 온 가족 여행이다. 

 

대학생이 된 후로 늦게 자는 딸이 어제도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했다.

역시나 차에서 바로 골아떨어졌다.

 

 

 

내린천 휴게소에서 우동이라도 사 먹을까 했는데, 정신없이 자는 딸을 깨우기 미안해 차에서 내려 잠시 몸을 펴고 다시 출발했다.

 

속초 도착 후 카페로 먼저 들어갔다. 딸의 조별과제 토론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성인이 된 자녀들과는 여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제각각 스케줄이 대단하다. 짬 내기 어려운 시간을 내 준 이 여행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또다시 기약이 있을지 모르겠다. 

 

 

Cafe

BOSSANOVA

 

 

주차장 쪽에서 본 건물 외관이다. 루프탑이 있는 4층 건물이다.

각 층마다 조금씩 다른 분위기를 내고 있었는데 실내가 조금 소란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관광객들이 많아서인 듯하다.

 

 

 

1층에서는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는 커피 원두도 판매하고 있었다. 

오전 내 거의 먹지 못해 출출했다. 간단히 요기할 생각으로 디저트류도 함께 주문했다.

 

 

 

갈릭 크림치즈 크로와상과 얼그레이 쉬폰케이크 그리고 아메리카노 두 잔과 동백꽃 밀크티를 주문했다.

내가 마신 밀크티는 양이 적게 느껴질 정도로 단숨에 마셨다. 달달하니 너무 맛있었다.

 

 

 

딸이 과제와 토론을 하는 사이 층마다 올라가 보았다.

2층 창 밖으로 바라보니 소나무에 가려져 바다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소나무 정말 많다.

 

 

 

루프탑으로 올라가 보니 무성한 나무들 뒤로 하늘인지 바다인지 모를 바다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바다를 직접 보기 위해 카페를 나와 속초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속초 해수욕장

 

이른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하늘과 맞닿은 끝없는 바다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귀를 때리는 파도소리.

소리 없이 밟히는 고운 모래와 눈을 가리는 따사로운 태양.

땀을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 그 안에 함께하는 우리.

그 시간이 너무나도 좋았던 동해바다.

 

 

 

 

속초 관광 수산시장

 

이제 숙소로 가기 전 수산시장에 들러 몇 가지 음식을 사 가지고 가기로 했다.

차들과 사람들이 넘쳐나긴 했지만 공영 주차장이 운영되고 있어 큰 어려움 없이 주차를 할 수 있었다.

 

 

 

시장 초입에 있던 꼬마 김밥집. 이건 계획에 없던 음식인데.... ㅎ 

그래도 모두의 의견이 일치했다. 이건 꼭 먹어야지.... 모둠 김밥(10.0)과 떡볶이(5.0)를 주문했다.

 

 

 

김밥집 맞은편 그 유명한 만석 닭강정집.

소량 포장을 사고 싶었지만 박스로 밖에 판매하지 않아 한 박스(보통맛, 순살, 18.0) 구입.

먹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입구부터 양손 가득 음식을 들었다.

 

 

 

얼마 못 가 눈에 띈 홍게 도시락. 여행 전부터 리스트에 있었던 음식이다.

제일 작은 포장에 (18.0) 볶음밥 (2.0) 추가. 이것도 양이 꽤 된다. 이걸 어떻게 다 먹지?

 

시장 중간쯤으로 들어서니 사람들에 치여 음식을 구경하는 게 힘이 들어졌다.

남편이 먹고 싶다던 오징어순대(14.0)만 얼른 사서 나왔다.

 

땅콩아이스크림, 오징어 빵, 회, 홍게 샌드위치 등 구경도 못한 것들이 많아 아쉬웠지만 이미 충분하다.

 

시장을 부지런히 빠져나와 속소로 향했다.

종일 카페에서 먹은 음식이 다였던 우리는 한 상 차려놓고 포식을 했다. 

 

 

 

제일 먼저 손이 갔던 음식은 역시 떡볶이 김밥 조합이다.

늘 먹던 그 맛이었는데 정말 맛있다. 속초까지 와서 이걸 먹을 줄은....ㅋ

모둠 꼬마 김밥은 야채 우엉, 참치마요, 명태회, 어묵 등 다양한 맛을 먹을 수 있어 좋았다.

 

 

 

홍게 도시락. 다리마다 정성스레 칼집을 내어 젓가락만 있으면 실하게 먹을 수 있다.

볶은밥도 고소하다. 게살은 다 먹지 못해 다음날 아침 라면에 넣어 먹었다.

 

 

 

제일 유명한 닭강정은 너무 배가 불러서 거의 남겼다. 

딸의 말이 만석 닭강정이 유명한 이유는 트집 잡을 게 없어서란다. 정말 그런 거 같다.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과하거나 모자라지 않은 그런 정통의 맛인 듯하다.

 

오징어순대는 한 두 개 먹으니 너무 배가 불렀다. 따뜻할 때 바로 먹었으면 더 맛있었을 음식.

 

우리의 욕심이 많은 음식을 남기는 결과를 초래했지만, 순대를 좀 버린 것 외에는 강정은 잘 싸 두어 집으로 가져왔고

나머지는 다음날까지 다 먹었다.

 

배부른 채 딸은 잠이 들고 우리는 콘도 야외와 울산바위를 구경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대명 리조트 설악 델피노 & 울산바위

 

 

이 곳은 어느 곳에 있어도 울산바위와 함께다.

속초와 고성군의 경계에 위치한 울산바위는 6개의 봉우리가 병풍처럼 솟아있는 거대한 바위산이다.

 

울타리 같아 울산이라는 설. 우는 산에서 유래했다는 설.

또 하나, 조물주가 금강산을 만들 때 울산지방의 바위가 금강산으로 미처 가지 못하고 이 곳에 자리 잡아 '울산바위'라는 재미난 전설이 있다.

 

 

 

이런 산속에 울산바위가 눈 앞에 보이는 콘도라니!

해가 질 무렵 하늘과 어우러져 어느 각도로 찍어도 환상적이다.

 

 

 

우리가 예약한 룸은 시설이 오래되어 낡았지만 그런대로 깨끗했고, 리모델링된 곳도 있다고 하니 아들과 다시 한번 와도 좋겠단 생각을 했다. 콘도 외부는 정말 멋지다. Cafe나 편의점 식당 등 부대시설도 고급지고 깨끗했다.

 

차가운 밤공기를 느끼며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아침부터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고 즐겼다.

 

내일 고성 통일 전망대에서 아들의 초소를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잠을 청했다.

 

 

 

 

 

 

 

서울숲에서 나와 요즘 핫플레이스인 성수동 카페거리로 향했다. 날이 더워져서 걷는 게 좀 힘들었다. 

시원한 과일듬뿍 smoothie를 먹기로 하고, 계획해 두었던 cafe 할아버지 공장을 지나쳐 hey bowl로 향했다.

 

 

cafe 할아버지 공장

한옥이나 주택이 아니라 공장을 개조해 만든 카페라 규모가 더 크고 느낌도 거칠다.

실내를 들여다보니 약간 어두운 조명에 넓은 공간, 그럼에도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이 곳을 지나쳐 조금 더 가니 우리가 찾던 카페가 보인다. 

 

 

 

Cafe

hey bowl

 

 

헤이보울 cafe

스무디를 주메뉴로 내세운 이 카페는 역시나 세네 팀 정도가 대기 중이었다. 다행히도 카페 밖으로 벤치가 있어 잠시 쉴 수 있었다.

 

 

 

카페에 들어서니 넓은 오픈 키친에 비해 앉을 공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뒤쪽에는 단체석이 마련되어 있다.

아담한 키오스크 무인결제 시스템에서 Best 메뉴라는 옐로우 보울(9.9), 퍼플 보울(9.4) 두 그릇을 주문했다. 

음료 메뉴도 다양하게 있는 듯했다.

 

 

 

나무로 된 보울에 얼린 과일을 갈아 담고, 그 위에 정성스레 토핑한 과일과 그레놀라 그리고 코코넛 칩.

정말 너무 예쁘다. 섞어서 한입 먹어보니 시원해 정신이 바짝 난다. 새콤달콤 고소한 건강한 맛이다.

양도 푸짐해 한 그릇 비우는 게 어려워 보였는데, 먹다 보니 어느새 바닥이다. 

충전되는 느낌이 좋았다. 계속 웨이팅중인 손님들이 있는 듯해 오래 앉아있지는 못하고 카페를 나왔다.

 

 

 

카페거리라 해서 길 따라 카페들이 줄지어 있을 줄 알았는데 큰 길가나 골목에 듬성듬성 있었다.

 

 

Cafe 대림창고 

공장을 개조해 만든 카페 대림창고. 이 곳도 역시 사람들로 시끌벅적 하였다.

 

 

 

Saddler Haus

크로플 맛집인 듯한 새들러 하우스.

카페 앞에 서서 저마다 크로플을 먹고 있었는데 몇 개 살까 해서 들여다 보았더니, 다음 크로플 나오는 시간이 4시 30분이었다.  못 산다 생각하니 크로플이 더 맛있어 보였다. 아쉬웠다.

 

 

 

Cafe 제주시 성수동

외관이 예쁜 카페 제주시 성수동. 인조잔디와 파라솔 그리고 뚫린 창 인테리어가 예쁘다.

 

 

 

 

성수동 수제화 거리

 

카페 구경 사람 구경을 하다 보니 어느새 번잡한 성수역이 보인다. 수제화 거리다.

 

 

예상했던 거리의 모습이 아니어서 잘못 온건가? 아님 다른 골목에 더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수제화 거리임을 알리는 초입의 모습과는 다르게 그리 길게 이어지지는 않았다. 가게 안에 들어가 구경하기도 뻘쭘했다. 쇼윈도와 밖에 진열된 색다른 신발들을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거리의 끝이 보인다.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유명한 브랜드인 듯한 세련되고 규모가 있는 신발매장이 있어 들어가 보았다.

구경하기 부담 없고 신발도 예쁘고 심지어 신어 보아도 눈치가 보이지 않았다. ㅎㅎ

수제품에 익숙해지면 훨씬 편하고 멋스러울지 모르겠지만, 기성품에 길들여진 나는 여러모로 이런 매장이 편했다.

 

 

생각해보니 커피 한 잔을 못 마셨다. 유명한 카페거리에 와서 말이다.

덥고 지친 우리를 위해 편의점에서 얼음과 커피를 사 차 안에서 마시기로 했다.

한 모금 마시니 최고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힘들지 않을 것 같았다.

 

 

오늘도 많이 걷고 보았다. 아직은 다닐 체력이 된다는 게 감사하다.

늘 옆에서 계획하고 배려하고 존중해주는 남편이 새삼 고맙게 느껴진다.

 

 

 

부처님 오신 날이다. 추석 전까지는 달력에 유일한 평일 빨간색 숫자다.

황금 같은 휴일에 오늘은 서울숲으로~~

 

 

서울숲

 

월드컵 공원, 올림픽 공원에 이어 서울에서 세 번째로 크다는 이 곳은 주변 성수동 카페거리로 더더욱 인기세를 몰아가고 있는 듯했다. 이른 아침 떠나는 여행길은 참으로 좋다. 정오가 지나기 전 오전 공기는 말할 수 없이 상쾌하다.

오전이라 공원 주차장 자리도 여유가 있었다. 

 

 

높은 빌딩들 사이에 있는 초록이 우거진 숲은 여러 가지 테마를 가진 공간들로 나뉘어 있었다.

현대식으로 꾸민 공간들과 자연 그대로의 느낌이 나는 숲들이 함께 어우러져 두 배의 만족을 주는 곳이었다. 

 

 

 

울창한 숲들과 예쁜 길을 따라 걸으며 폰 카메라를 수없이 눌러댔다.

웨딩 촬영을 하는 팀들이 간혹 눈에 띄었는데 이 곳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일찍 오픈하는 서브웨이와 김밥집을 들려 사온 우리의 아침 식사다. 

잔디에 앉으려고 돗자리도 챙겨 왔지만 군데군데 식사할 수 있는 곳이 많이 있어서 앉는 곳이 우리의 피크닉 장소였다. 조각공원 앞 평상에 자리를 잡았다. 

 

 

물과 함께하는 나무들, 넓은 잔디에서 서성이는 사람들 모두 멋진 광경이다.

 

 

 

나비정원에 들어가 보았다. 11시가 되서야 입장 가능했고 QR체크 등을 해야했다.

나비 떼들을 생각했던 나의 예상과는 달리 나비가 많지는 않았다. 정말 셀 수 있을 정도였다. ㅎㅎ

그래도 평소 쉽게 볼 수 없었던 나비들을 자세히 볼 수 있었던 곳.

 

 

 

 

 

Pop Up Store

크렘드 마롱 

 

 

근처에 Pop Up Store가 있다 해서 들려보았다.

사실 '플리마켓' 같은 곳 이라길래 다양한 잡화를 저렴한 가격에 사는 곳인 줄 알고 갔다.

 

프랑스의 유명한 밤잼 크렘드 마롱을 판매하는 곳이었고, 잼 로고가 새겨진 다양한 주방용품들과 액세서리도 있어서 구경거리가 많았다. 말 그대로 팝업창 처럼 잠깐 있다 사라지는 샵이었는데, 이 곳은 5월 29일까지다.

 

 

 

아기자기하고 예쁜 디자인 때문인지 좁은 공간엔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나름 유명세를 타고있는 잼인듯 멀리 부산에서 왔다는 사람도 있었다. 

 

머그잔이 맘에 들었지만 밤잼을 먹어보기로 하고 작은 사이즈의 튜브와 캔이 들어있는 포장을 골랐다.

남편은 조용히 핸드폰 그립톡을 하나 골라 들었다. 

 

 

엽서 같은 종이는 잼의 활용방법을 적어놓은 레시피다.

밤 라떼, 마롱 아이스크림, 마롱 요구르트, 비스킷이나 빵과 곁들여 먹으면 정말 맛있을 것 같다.

 

오전 시원한 바람을  맞고 나니 어느새 카디건을 벗어야 할 정도로 더워졌다. 

 

이제 성수동 카페거리와 수제화 거리를 구경하기 위해 성수역쪽으로 걸었다.

 

 

 

서촌에서 식사를 마친 후 계속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갔다.

예상치 못한 가파른 경사가 이어졌다. 오르막 끝쪽 주택가에서는 주차장이 구비된 고급 주택들도 볼 수 있었다.

 

어디선가 향긋한 냄새가 마스크 안까지 번져오고, 하얀 꽃잎들이 눈처럼 나리기 시작했다. 아카시아 나무였다.

떨어지는 꽃잎들은 휘날리며 바닥에 소복이 떨어졌다. 장관이다.

오늘 종일 이 아카시아 나무와 꽃들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조금 힘들다 싶으니 인왕산 둘레길인지 산책길인지 모를 이어진 길이 보인다.

여러 갈래길 중 우리는 더숲 초소 책방 쪽으로 가야 했다. 중간에 길을 좀 헤맸다.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어려움 없는 길들 이었지만 우리는 오랜만에 등산을 하는 느낌이었다.

 

 

 

 

무무 전망대

 

오른쪽 남산타워와, 희미하게 보이는 제2 롯데월드, 그 앞쪽으로 광화문 광장,  그 옆으로 경복궁까지

흐린날이지만 한눈에 보인다.

 

 

북악산을 배경으로 청와대 지붕도 솟아있다. 이렇게 다 모여있었구나. 

전망대 벤치에서 조금 쉬어갔다.

 

 

 

 

 

더숲 초소 책방 CAFE

 

1층 카운터 앞 쪽에 소박한 책방이 있다.

인왕산 등산이나 산책하시는 분들의 아지트일 듯 한 이 곳은 가족단위, 젊은 층, 연인들 등 다양한 사람들이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대부분 빵 메뉴 하나는 선택해서 먹고 있었는데 아마 베이커리도 맛있나 보다.

우리는 음료 두 잔을 주문하고, 카운터가 있는 1층은 자리가 마땅치 않아 3층 야외 테라스로 이동했다.

 

 

 

오, 여기가 좋다. 산 중턱에서 멋진 경치를 바라보며 차 한잔. 너무 낭만적이다.

우리가 고른 음료 아메리카노(4.9)와 바닐라빈(6.0)

 

낭만을 즐기며 몇 모금 마셨을 때 비가 한두 방울 머리를 적시다 이내 쏟아졌다.

이런, 파라솔이 있는 자리로 급하게 이동했다. 

 

 

더 낭만적인 상황 연출 중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산 중턱 cafe 야외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경쾌하게 내리는 비를 바라보는 상황.

 

ㅎㅎ 역시나 오래가지는 못했다. 비가 너무 많이 쏟아졌다.

다시 자리 이동. 이번에는 2층 자리다.

 

 

2층 창 곁에서 바라본 비내리는 풍경이 너무 좋다.

활짝 열린 창으로 들리는 빗소리, 비 냄새와 이 여유로움이 정말 행복했다.

 

 

이 건물은 청와대 경호를 위해 경찰초소로 이용되던 곳이었는데

2018년 인왕산 전면 개방에 따라 리모델링되어 지금처럼 이용된다고 한다.

'초소'라는 말에 더 와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비는 조금 수그러든 듯했지만 계속 오고 있었다.

다음 목적지 청운 문학 도서관으로 이동했다.

 

 

 

청운문학 도서관

 

1층에서 책을 빌려, 2층 한옥 건물에서도 볼 수 있는 듯했는데, 지금은 코로나로 인원이 제한되고 있는 것 같았다. 

산 중턱에 한옥 건물로 지어진 도서관이라니!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 곳을 마음껏 이용하는 근처 주민들이 부럽기도 했다.

 

 

 

오늘 마지막 코스 윤동주 문학관으로 향했다. 길 아래쪽으로 내려다보이는 비를 머금은 빨간 지붕들이 참 예쁘다.

우산을 들고는 있었지만 내리막길이라 조금 편했다.

 

 

 

 

윤동주 시인의 언덕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윤동주 문학관이 보였다. 

 

먼저 시인의 언덕길을 올라가 보았다. 비가 오는데도 야외무대에서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다.

대기실인 듯 한 천막과 분주하게 행사 준비를 하고 있는 젊은이들 그리고 쏟아지는 비 때문에 자유롭게 언덕을 둘러볼 수는 없었지만 아담하고 예쁜 동산이었다.

 

 

언덕 올라가는 길에 Cafe가 하나 있다.

 

별뜨락 카페

윤동주 문학관 제 2전시실 하늘과 맞닿아 있다고 한다.

계획대로라면 이곳에서 차 한잔의 여유를 가졌어야 했지만 실외 좌석이라 아쉽게도 쉬어가지는 못했다. 

 

 

 

 

윤동주 문학관

 

실내 촬영은 되지 않았다.

수도 가압장과 물탱크를 개조해 만들었다는 이 곳은 총 세개의 전시실로 되어있었다.

아담하지만 건물구조가 인상적이고 내용이 알찬 문학관이었다. 

 

마음이 여리고 아름다운 사람 윤동주. 그의 시를 읽으니 이내 마음이 아파왔다. 

 

<자화상>_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비는 밤까지 계속될 기세다.

주차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또 걸었다. 

 

청와대 사랑채를 지나니 경복궁 북문인 신무문을 볼 수 있었다. 

길 건너는 진짜 청와대가 산을 배경으로 위엄있게 자리하고 있었다.

 

 

 

 

Cafe

PAUL BASSET

 

주차장 들어가기 전 TAKE OUT~~

한 달에 한 번, 무료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U+멤버 할인 이용 중이다.

콜드 브루(4.7), 콜드브루 라테(5.3)를 무료로.

이 곳은 아메리카노뿐 아니라 다른 메뉴 몇 가지를 더 선택할 수 있어 좋다. 

 

오늘 종일 나들이는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지만 체력적으로는 좀 무리였다.

많이 걸었고, 우리에겐  등산에 가까운 오르막이었고, 비가 많이 와서인 듯했다.

다음 날까지 몸 상태가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화려한 계절 오월에 비 내리는 거리를 종일 걸으며 낭만적인 서울 거리를 언제 다시 돌아다니겠나.

사위에 산의 기운을 느끼며 Cafe에 앉아 비에 젖은 초목의 풍경을 또 언제 바라보겠나.

무성한 아카시아 나무에서 아름다운 향기 외에는 아무 소리 없이 내리는 하얀 꽃잎들을 꿈속에서나 볼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을 하며 오늘 이 여행은 손에 꼽히는 멋진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즈음 이런 일상들이 나에게 삶에 의욕과 의지를 주는 것 같다. 

 

 

 

 

 

 

비가 한차례 왔다 멈춘 듯했고 오후에 다시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서촌과 윤동주 문학관을 둘러보기 위해 집을 나섰다.

 

남편이 하이시티파킹 수송 스퀘어 주차장에 카카오 T 예약 주차를 신청해 놓았다. 

종일 주차를 해도 5000원이다. 남편이 여러모로 애쓴다.

 

주차장에서 나와 조금 걸으니 광화문이다.

광장은 전체가 공사 중인 듯, 너른 광화문 광장과 위풍당당한 이순신 장군상을 볼 수는 없었다.

 

 

경복궁을 지나,

첫 목적지 서촌에 자리잡은 윤동주 하숙 집터로 이동했다.

 

 

 

 

윤동주 하숙집 터

 

 

서촌 주택가 오르막길에 위치한 이 곳은 실거주지였다.

거주하시는 분들의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

 

집터 아래쪽에는 박노수 구립미술관이 있다. 10시 오픈.

역시나 부지런히 길을 나선 우리는 오픈시간까지 골목을 좀 더 돌아보며 점심 먹을 장소와 빵집 등을 확인해 두었다.

 

 

 

 

 

박노수 가옥

종로구립미술관

 

 

하얀 대문이 눈길을 사로잡는 이 집은 박노수 화백이 40여 년간 거주하던 집을 미술관으로 개조한 곳이다.

고인의 뜻대로 그의 작품과 가옥 등이 사회에 환원되어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 수 있는 미술관이 되었다.

 

 

실내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사진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2층 건물인 이 곳은 층마다 독특한 느낌이 났다.

1층은 온돌과 마루, 2층은 마루방 구조였고 동화 속에 나올법한 벽난로들과 다락방이 운치 있게 느껴졌다.

얼마나 쓸고 닦았는지 번쩍번쩍 빛나는 마루의 광택이 정성스러운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는 듯 했다.

 

벽마다 걸려있는 인상적인 색감의 작품들과, 그의 업적을 설명해 놓은 연보들을 보며 정말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했다.

 

 

 

마당을 장식하는 정원과 수석들, 작은 연못까지 관리가 정말 잘 되어 있었고,

뒤쪽 계단으로 이어지는 소박한 전망대에서는 가옥과 동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었다.

 

 

 

 

 

효자 베이커리

 

 

수년 전 왔을 때는 긴 줄을 서서 샀던 기억이다. 역시나 이른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많다.

효자 베이커리 시그니쳐인 갓 나온 콘브래드와 어니언 소보루를 사들고 나왔다.

콘브래드는 달달하고 부드러운 고로케 맛, 어니언 소보루는 양파가 씹히는 달콤하고 후레쉬한 크림 소보루다.

둘 다 정말 맛있다. 

 

 

 

 

 

통인시장

 

 

빵집 옆에 있는 통인시장. 먹거리를 엽전으로 구입해 먹는다는 그 시장이다.

코로나 때문에 잘 될까 싶었는데 엽전으로 구입할 수 있는 도시락 메뉴들이 각 상점마다 진열되어 있었다.

먹을 만큼 골라 고객만족센터에 자리 잡은 엽전 도시락 카페에 가서 먹는 구조다. 

 

상점 가판대에 올려진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음식들이 우리를 유혹했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눈으로만 찜해두었다. 

 

 

 

 

남도 분식

 

 

 

계획된 우리의 점심은 이곳이다. 즉석떡볶이 남도 분식. 

 

테이블 다리 위에 다양한 상을 올려놓아 인테리어를 했다. 정겨운 상들도 눈에 띈다. 

유일한 창가 자리, 추억의 상 자리에 앉아 남도 떡볶이 2인(14.0)을 주문했다.

 

 

 

양이 넉넉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남김없이 먹고 나니 배가 불렀다.

여행 중 너무 많은 음식은 몸을 지치게 하는 걸 잘 알기에, 적당하다 생각하며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였다.

추억의 달달한 떡볶이 맛이다. 맛있다.

 

이제 오늘의 주 목적지 윤동주 문학관으로~~

가는 길에 있는 더숲 초소 책방 Cafe와 청운 문학도서관도 들려보려 한다.

 

인왕산에 있는 곳들이라 코스가 쉽지 않아 보인다. 많이 걸을 각오를 하고 식당을 나섰다. 

 

 

 

 

 

 

주말 오전 산책을 위해 가까운 광교 호수공원을 선택했다.

날이 좋아 한 바퀴 돌자 하고 나선 길.

 

오늘은 늘 돌던 코스 반대쪽 오르막부터 시작했다.

 

 

천천히 나무와 꽃과 하늘을 보며 걷다 보면 머지않아 전망대가 보인다.

전망대 뒤쪽 길로 가면 푸른 숲 도서관이다.

 

공원 내 도서관도 좋은데 그 옆에는 예쁜 카페가 있다.

야외 테라스 풍경이 너무 좋아 보여, 산책을 뒤로하고 카페로 들어갔다.

 

 

 

 

Cafe LAMITTE

카페 라미떼

 

 

넓직한 실내에는 손님이 별로 없었다. 

메뉴를 보니 라떼 종류도 3.500원으로 기분 좋게 마실 수 있는 가격이다.

아침을 거르고 나와 출출하던 차, 녹차라떼와 초코라떼 두 잔을 주문해 열린 창 옆 자리로 이동했다.

 

 

 

야외테라스나 다름없는 자리에 앉으니 청량한 풍경에 눈이 시원해진다.

조금 시간을 보내다, 더 앉아있고 싶은 맘을 뒤로하고 걷기를 위해 일어났다.

 

 

봄날의 꽃과 화단은 이 곳도 예외가 아니다.

어딜 가나 화려한 봄꽃의 향연은 보는 이를 즐겁게 한다.

 

 

이팝나무의 하얀꽃들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오전 잠깐의 산책으로 몸과 마음이 생기를 얻는다.

 

오늘은 공원 내 카페에서의 한 잔의 라떼가 특별한 하루였다.

 

 

 

 

인사동 거리를 나와 덕성여자 중고등학교 길로 향했다. 

드라마 도깨비 우산 씬으로 기억되는 그 거리다.

 

 

 

덕성여자 중고등학교길

 

 

학교가 문을 닫은 휴일임에도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드라마의 위력은 대단하다.

여기저기 사진을 남기려는 인파에 온전한 사진을 찍기가 쉽지는 않았다.

 

 

 

 

드라마 촬영지 답게 여느 학교의 길과는 조금 달랐다.

돌담 아래 피어난 색색의 꽃들과 그 벽을 타고 올라간 초록의 담쟁이

눈에 띄는 벽화와 하늘을 가리는 오래된 나무들이 어우러져 미소 짓게 만드는 풍경을 연출했다.

 

 

 

 

 

북촌 한옥마을

 

 

덕성여자 중고등학교 골목을 나와 걷다보면 자연스레 북촌 한옥마을로 이어진다.

 

한옥마을임을 알리는 배라건물.

가게 앞에는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가족과 어린이 친구들이 정말 많았는데

어린이날임을 상기시켜 주었다.

 

 

 

실제 거주하는 분들이 소음으로 인한 고통을 받지 않도록

북촌 지킴이 분들이 곳곳에서 안내 겸 소음 관리를 하고 계셨다. 

 

경사진 골목에 줄지어 있는 한옥의 멋스러운 외관과 한복을 입고 한껏 꾸민 여학생들의 모습,

많은 인파지만 그리 소란스럽지 않은 분위기가 독특하게 느껴졌다.

 

 

 

이 날은 곳곳에서 담 밑에 놓인 작은 화분들 혹은 소박한 정원들이 눈에 띄었는데

또 하나의 봄날 풍경인 듯 너무 예뻤다.

해가 잘 드는 베란다 창 곁에 화분 몇 개를 사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시 익선동 쪽으로 내려가 유명하다는 빵집 두 군데를 들리기로 했다.

 

 

 

 

파머스반 브레드

 

익선동 번화한 골목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이 곳은

'유산균 발효종을 이용한 몸에 좋은 빵'을 파는 베이커리 전문점이었다.

 

들어서니 유명세에 비해 생각보다 좁아서 좀 놀랐다.

가지런히 놓여있는 빵들 중, Best 메뉴인 앙버터 빵과 이탈리아 귀족들의 빵이라는 팡도르를 골랐다.

 

 

 

Best 앙버터 빵 (4.5)
슈가파우더 듬뿍 팡도르 (5.0)

작은 매장이지만 들어보지 못한 이름의 빵들이 많이 있었다.

다양하게 사서 맛보고 싶었지만, 단팥빵을 마지막으로 고르고 소박하게 포장해 나왔다. 

 

 

 

 

푸하하 크림빵

 

 

이름이 유쾌한 빵집이다.

이 곳은 익선동 여래 갈래 골목 중 한 곳 입구에 자리 잡고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크림의 양을 눈으로 보니 어마어마하다. 

여러 종류 중 소금 크림빵, 제주 말차 크림빵, 사진에 보이진 않지만 리얼 딸기 크림빵 (각, 2.5)을 고르고

집까지 한 시간 정도 가야 하기에 보냉 포장을 주문했다.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원조 낙원떡집이 있다.

원조는 어떨지 맛이 궁금해서 모둠 떡 작은 세트(10.0)를 구입해 나왔다.

손에 가득 든 포장들을 보며 뿌듯했다.^^

 

아직 해는 떠있고 이대로 집에 가기가 아쉬웠다.

마침 길 건너 보이는 카페에 무작정 들어갔다.

 

 

 

 

Cafe 명장지가

 

 

운현궁 길 건너 쪽에 자리 잡은 이 카페는 통유리 창이 활짝 열려 있어

시원한 바람과 공기를 느끼며 쉬어갈 수 있었다.

 

 

 

벽면과 카운터 등에 장식된 소품들은 마치 골동품을 파는 신비로운 가게 같은 느낌이 나기도 했다.

계획 없이 들어온 카페인데 만족스러웠다.

 

 

 

아메리카노와 딸기라떼

컵홀더가 봄스럽다. 작은 소품 하나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듯 싶다.

진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피곤한 몸을 잠시 재충전 후 집으로 향했다.

 

지금은 꿈속같이 느껴지지만 아주 오래전 그랬듯이,

더 나이 들기 전 서울 도심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고 싶었던 것이 하나의 로망이었었는데

오늘 그것이 현실이 되었다.

 

 

 

 

 

 

집으로 돌아와 사온 음식 몇가지를 맛보았다.

푸하하크림빵은 빵이 정말 얇고 부드럽다.

크림이 지독히 많지만 하나 정도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남편은 정말 좋아했다.

 

앙버터 빵은 바케트 빵 자체도 너무 맛있고, 달지 않은 팥에 부드러운 버터의 조합이 최고다.

팡도르와 단팥빵의 맛도 의심할 여지없이 맛있을 것 같다.

 

원조집 떡도 한 두 개 먹어보니 정말 부드럽고 맛있었다. 

 

나머지는 다음에 먹기로 하고 보관!

 

 

어린이날 하루 나들이.

많은 곳을 돌아다녔지만, 종로 한 곳에 몰려있어 그리 피곤하지 않았고,

이른 아침 서둘러 나왔기에 늦지 않게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게다가 날씨가 좋아 내내 활기찬 기분으로 다닐 수 있었다. 

 

두고두고 생각날 것 같은 하루.

 

다음 나들이 장소를 설레는 맘으로 기다려본다. 

 

 

 

 

 

 

익선동 한옥마을을 빠져나와 인사동으로 가기 위해 낙원상가를 지났다.

 

인사동은 오래전 여러 번 방문했을 때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요즈음 외국인 관광객이 보이지 않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가지고 있던 인사동의 색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세월이 지나며 내가 달라졌을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도 든다.

 

 

 

인사동 거리

문화의 거리답게 곳곳에 있는 갤러리들은 전시를 하고 있었고, 작은 가게들 안에서는 수공예로 만들어진

아기자기한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인사동

쌈지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색다른 건물 하나를 볼 수 있는데 바로 쌈지길이다.

 

쌈지란 순우리말로 '주머니'라는 뜻인데 쌈지에 '길'을 붙여 이름을 지은 공예품 전문 쇼핑몰이다.

체험을 할 수 있는 공방도 있었고, 키링이나 머리끈부터 도장이나 시계 그림 등 다양한 작품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이 근처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었다.

 

 

 

단독 건물로 아이디어스 스토어도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조금 더 안정적으로 아이쇼핑을 할 수 있었다.^^

소녀들이 좋아할 만한 예쁜 문구류와, 귀걸이 등의 액세서리가 많았고 어버이날을 위한 다양한 선물들도 볼 수 있었다.

 

 

 

이 건물에도 수공예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모두 참 멋지다.

몇 가지 물건들이 예뻐, 살까.... 살짝 만지작거리다 내려놓고 샵을 나왔다.

 

인사동 거리에는 흔치 않은 전통찻집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그중, 

정말 가보고 싶었던 전통찻집 지대방을 아까 거리에서 발견하고 기분이 묘했었다.

 

그래 거기다.

 

 

 

 

인사동 전통찻집

 

지대방

 

 

좋아하는 책 이도우 님의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에서 언급되어 메모해 두었던 곳이다.

 

어느 건물 2층 '지대방'이란 전통 찻집. 진솔은 창가 나무의자에 앉아 이건의 시집을 읽기 시작했다.

_<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중>

 

 

 

1982년에 오픈한 인사동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찻집이다.

 

작년 여름 갔었던, 중대 근처 터방내라는 카페가 생각난다.

이곳은 1983년 오픈이니 그맘때 이런 찻집이 많이 생겨났었나 보다.

 

두 곳 모두 벽에 빼곡한 낙서들이 지저분하게 느껴지지 않는 곳이었다.

 

 

 

손님들의 방명록을 모아 놓은 책장도 있었다. 뭔가 푸근하고 따뜻했다.

 

 

주인분께서 창쪽 자리를 추천해 주셨는데, 소설에서는 이 창 밖의 풍경 속에서 진솔이 애리를 처음 발견한다.

실제로 창 밖 풍경을 보니 거리 아래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보기는 좀 어려웠다.

 

'대나무를 잘라 만든 메뉴판 ' 이란 소설 속 표현대로

굵직하고 둥근 대나무 통을 잘라 하나하나 정성 들여 쓴 메뉴판을 가져다주셨다.

 

매화차와 모과차 그리고 디저트로 약과를 주문했다.

 

 

 

매화차 

 

햇 매화차라고 하셨다. 아마도 직접 차를 만드시나 보다. 

따뜻한 물에 핀 매화도 참 예쁘다. 

나누어 마시라고 찻잔을 하나 더 주셨는데, 신경 써 주시는 게 느껴져 감사했다.

독특한 향을 가진 맛있는 차였다.

 

 

 

모과차

 

모과차는 2년 숙성시킨 것이라 하셨는데 정성이 들어가서 그런지 맛이 예술이다.
마트에서 파는 청으로 된 모과차만 마셨던 나에게는 정말 너무 그윽하고 맛있었다.

찻잔도 커서 넉넉한 양을 마실 수 있어 더 좋았다.

 

 

 

약식과 한과

배가 불러 디저트 주문은 안 하려 하다가, 왠지 하나 먹어보고픈 맘에 제일 부담 없는 약과를 주문했다.

한과는 서비스로 나오는 듯 함께 주셨다.

 

한과는 생강 맛이 감도는 제대로 된 한과였고, 약과는 달지 않고 고급스러운 약과였다. 최고다.

 

소설 속 찻집. 

오래 가게 특유의 감성, 친절한 주인장, 정성이 느껴지는 차의 풍미와 고급스러운 다과 맛.

은은하게 흐르는 전통악기로 연주되는 음악들.

오늘 인사동 거리에서 너무나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

 

오후가 되니 해가 따스하게 느껴지고 거리에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어린이날이라 그런지 자녀들과 나들이하는 가족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명랑하고 즐거워 보이는 사람들 속에서 우리도 즐거웠다.

 

 

다음 목적지는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인 덕성여자 중고등학교 길과 북촌 한옥마을이다.

또 다른 기대감을 가지고 이동했다.

 

 

 

 

 

5월 5일 어린이날이다.

아들 딸 어린 시절 이날을 함께 설레며 기다렸던 즐거운 추억이 있다. 지금은 또 다른 편안함이다.

 

쌀쌀한 바람이 차게 느껴졌지만 맑고 화창하다.

 

오늘은 반나절이 아닌 종일 나들이로 서울 종로 구석구석을 다녀 보기로 했다.

운현궁, 익선동, 덕성여자 중고등학교 길(드라마 도깨비 촬영 장소), 인사동, 북촌 한옥마을 그리고 맛집과 카페들은 필수다. 

 

인근 주차장에 종일 주차를 신청해 놓고 첫 번째 목적지 운현궁으로!

 

 

 

 

 

흥선 대원군의 집

운현궁

 

 

 

운현궁은 조선의 마지막 불꽃, 흥선대원군의 집이다.

사대부의 집이 아닌 그야말로 궁궐이다.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수직사

입구에 들어서자 우측에 있는 이 건물은 운현궁을 지키는 수하들이 사용했던 곳이다.

어린 고종을 대신해 정치에 관여했던 그의 경호를 위해 궁에서 운현궁으로 군졸을 파견하였다고 한다.

 

 

 

 

노안당

노안당은 운현궁의 사랑채로 대원군의 주된 거처였다.

정면 6칸, 측면 3칸으로 구성되는데 궁궐에 버금가는 품격이라 한다.

 

 

 

 

노락당

노락당은 흥선대원군의 안채로 가장 중심이 되는 건물이다.

화려하고 규모가 대단했는데 복도를 통해 이로당까지 이어지게 하였다.

 

 

 

 

이로당

운현궁의 안채.

고종과 명성황후의 가례 이후, 대원군과 여흥 민 씨가 이곳을 안채로 사용했다고 한다.

 

 

 

 

뒤쪽 하늘 아래 운현궁 양관이 보인다.

드라마 도깨비 촬영장소라 해서 가보려고 했는데, 운현궁 쪽에서 이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덕성여자 대학교 건물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이 날은 아쉽게도 개방이 안되었다. 

 

 

 

 

각 건물들 뒤쪽으로도 문이 있었는데

이는 대원군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설계된 것이라 한다.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보았던 조선시대 양반가옥들과도 많은 차이가 있었는데

부엌의 규모를 봐도 알 수 있다. 

 

 

 

 

유물 전시관 내 배치도

이렇게 운현궁 내부를 구석구석 볼 수 있어 색다른 경험이었다.

 

 

 

 

 

 

익선동 

한옥마을

 

 

 

다음 목적지는 익선동 한옥마을이다.

좁은 거리에 한옥으로 된 Cafe, Restaurant, Dessert, Shop 등이 있는 요즘 핫한 장소다.

 

우리가 찾아둔 맛집은 일본 가정식을 맛볼 수 있는 호호 식당이다.

중간에 브레이크 타임을 피하고 (3~5시), 붐비면 웨이팅은 필수니 11시 오픈 시간 전에 가기로 하고

익선동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대부분 11시에 오픈인 가게들이 많아 아직까지는 사람들이 드물었다. 

시간이 남아 천천히 거리를 둘러보기로 했다.

포토 시그니쳐가 있어 들어가 보니 인생 네 컷처럼 즉석사진을 찍는 곳이다.

아들 딸과 함께 찍었던 좋은 기억이 있어, 주책인 듯싶었지만 둘이서 찍어보았다.

맘에 들었다.

 

 

 

 

한옥을 개조해 아기자기하게 꾸민 이 거리들은 좁은 골목이지만 낭만이 넘쳤다.

파스타 맛집, 빵 냄새를 풍기는 스콘을 파는 가게, 크로플을 인기 메뉴로 내놓은 카페, 삼겹살 등 고기 굽는 풍경이 정겨운 거리, 칼국수 등 다양한 먹거리와 카페들이 줄지어 있었다.

아기자기한 소품 가게, 액세서리 가게도 중간중간 눈길을 끌었다.

 

 

 

 

 

 

일본 가정식

 

호호 식당

 

 

 

오픈 10분 전에 갔는데도 앞에 몇 팀이 줄 서 있었다.

대기 중 발열체크와 OR코드 체크, 메뉴 선택이 이루어졌고 11시에 바로 입장했다. 

 

 

 

 

한옥을 개조해 만든 식당에서 마당을 내다보며 식사를 즐기는 것은

외국인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특별한 경험인 듯싶었다.

 

 

 

사케동(14.0)
히레가츠 정식(14.0)

 

나는 연어가 정말 부드러운 사케동을, 남편은 겉바 속촉 히레카츠를 주문했다.

양이 적어 보였지만 다 먹고 나니 적당히 배가 불러 좋았다.

정말 부드럽고 맛있었다. 또 먹고 싶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고 나오는데 사람들이 정말 많아졌다.

생기 가득한 거리 풍경도 좋아 보였다.

 

남편이 먹고 싶어하는 푸하하 크림빵과, 내가 픽한 파머스반 브레드 빵을 사기 위해

돌아가기 전 다시 오기로 하고 인사동과 북촌마을을 가기 위해 골목을 빠져나왔다.

 

 

 

 

 

 

 

눈부신 오월이다.

 

어제는 군인 아들의 일병 진급일이었다.

무탈하게 긍정적으로 지내고 있는 듯 보여 크게 걱정은 안 하려 하지만,

지오피 야간 근무를 무슨 일인지 4주나 하게 되어 건강이 신경 쓰인다.

 

비 온 뒤 더 눈부신 햇살과, 시원한 공기, 물을 머금어 선명해진 풍경들

이보다 좋은 날도 없을 것 같다.

 

오늘 반나절 산책은 서울 도심 한가운데 있는 한옥마을이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남산이 눈앞에 보인다. 남산 북쪽 기슭 필동에 있어서 이름이 남산골 한옥마을이었다.

 

 

 

 

주차장이 따로 없고 정문 바로 앞에 있는 작은 공영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오전 9시경이라 주차가 가능했지, 협소하여 조금만 늦어도 주차가 어려워 보였다.

 

 

 

 

들어서는 입구부터 도심 한가운데 있는 한옥마을이 특별해 보였다.

 

서울 시내 곳곳에 있던 한옥 다섯 채를 이전 복원하여 1998년 남산골 한옥마을을 조성하였는데

한옥 다섯 채, 서울 남산국악당, 전통정원, 서울 천년 타임캡슐 광장으로 구성되어 사람들의 발길이 잦을 듯싶었고

실제 여러 가지 전통체험을 진행하고 있어 어린이들의 전통문화예술 체험에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전통정원

 

들어서자마자 만나는 넓은 공간. 천우각과 청학지이다.

공연이 이루어지는 무대와 좌석으로 이용되는 계단도 있다.

 

 

 

 

 

한옥마을

 

 

한옥 다섯 채는 저마다 다른 느낌을 주었다.

 

 

 

 

1. 삼각동 도편수 이승업 가옥

 

양반집답게 으리으리했다.

한옥 마당에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나무와 꽃들이 심겨 있었는데

그마저도 당시의 느낌을 살린 듯 잘 어울렸다.

 

크고 진한 모란꽃을 한옥 마당 곳곳에서 볼 수 있었는데

잎이 시들고 땅에 많이 떨어져 화려하고 생생한 꽃들은 볼 수 없어 아쉬웠다.

 

 

 

 

2. 관훈동 민 씨 가옥

 

당시 최상류 층에 해당하는 주택이라는 이곳은 전통혼례가 이루어지는 곳이었다.

실제로 이날도 혼례가 예정되어 있어 관계자 분들이 부지런히 준비하시는 모습도 보였다.

 

 

 

 

 

3. 삼청동 오위장 김춘영 가옥

 

앞서 본 집들 보다는 작고 소박했다.

 

대문간이 트이지 않고 꺾여 들어가게 한 점 등 밀도가 높아지는 도시적 상황에 적응한

서울 한옥의 모습을 보여주는 집이라고 한다. 

 

각 한옥마다 관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어

활기차고 친근하게 느껴졌다.

 

 

 

 

4. 옥인동 윤 씨 가옥

 

이곳에서 내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은 마루와 집 안에 있는 소품들이었다.

병풍과 자개장 등 너무 낯설지만은 않은걸 보니 나도 어느 정도는 옛날 사람인 듯하다.

 

 

 

 

5. 제기동 해풍부원군 윤택영 재실

 

순종이 제사하러 와 머물 때 불편함을 덜어주고자 순종의 장인 윤택영이 지은 재실이다.

한복을 대여해 입어볼 수 있는 체험장이었다. 화려하고 다양한 옷들이 있었다.

 

 

 

 

 

서울 남산 국악당

 

 

 

 

 

서울 천년 타임캡슐 광장

 

아름다운 길을 따라가다 보면 타임캡슐 광장을 만날 수 있다.

 

 

 

 

 

남산골 한옥마을은 

거대하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가꾸어져 있는 깨끗한 공간이다.

각 장소가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인 듯하다.

 

게다가 날씨는 이 모든 것을 확인시켜 주는 듯 눈부셨다.

 

 

이런 깨끗한 공기와 눈부신 낮의 풍경을 한 달이나 경험하지 못할 아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린다.

그래도 괜찮은 건가? 참 답답하고 속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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