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중 가장 기분이 들뜨는 금요일 오후.
낮 더위가 시작된 이후로 저녁 산책, 해 질 녘 하늘, 야경 감상 등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오늘은 화성행궁 야경을 보기 위해 퇴근 후 행궁동으로 향했다.
남편이 약속 장소로 오기 위해 한시간 남짓 기다려야 한다.
시간을 보내기 위해 들어간 Cafe.
정지영 커피로스터즈
행궁 본점
이름을 걸고 운영하고 있는 이 카페는 요즈음 카페 트렌드인 듯 허름한 건물을 개조한 곳이다.
1층은 생두를 볶는 로스팅 룸, 3층은 커피 아카데미로 5층까지 야무지게 운영하고 있었다.
나름 유명한 카페인가 보다. 행궁동 근처 3곳뿐 아니라 망포동에도 있다. 커피맛이 궁금해졌다.
B1
입장을 위해 지하 1층에서 먼저 QR체크를 해야 한다. 주문도 역시 이곳에서다.
뒷면에서 봐도 세련된 커피머신과, 그라인더 안에 넉넉히 담긴 원두, 빈티지하고 어두운 조명의 카운터 등
건물 외관과는 다르게 분위기 있다.
원두와 티셔츠 등 굿즈도 판매하고 있었고, 집에서 만든 듯한 모양의 수제쿠키도 몇 가지 종류가 있었다.
크로플을 하나 포장하려 했지만 이미 sold out이었다.
주문 전 자리를 잡기 위해 5층 루프탑까지 올라가 봤다. 가파른 계단을 한 번 올라갔다 내려오니 힘이 들었다.
한쪽 코너 선반에 무더기로 쌓여있는 빈 컵들을 보니 직원들의 고충이 느껴졌다.
2F.
볼륨 높인 음악소리, 좌석을 꽉 채운 사람들의 수다 소리, 이곳의 분위기는 명랑하고 즐거워 보였지만 혼자 시간을 보내기에는 좀 정신없게 느껴졌다.
3F
아카데미를 들여다보았다. 수업 시간이 아닌지 한적했다.
코로나 시대에도 늘었다는 카페 창업, 아르바이트를 하려 해도 자격증이 필요한 시대, 밥은 걸러도 커피는 꼭 챙겨 마시는 커피광들, 자연스레 커피를 배우려는 사람들도 많아지는 듯하다.
4F
실제 이 공간은 음악과 책 그리고 풍경을 즐기는 공간이라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 풍경이 보이는 통유리 창, 도서관 같은 너른 테이블, 은은한 조명.
Cafe이름을 달리해도 좋을 정도로 아래 분위기와는 달랐다.
이곳에 자리를 잡기로 하고 주문을 위해 다시 지하로 내려갔다.
배를 채울 수 있는 메뉴를 찾다가 코코넛 커피로 주문했다. 이제 편안히 자리를 잡고 책을 꺼내 들었다.
진한 우유에 에스프레소 샷, 그리고 코코넛 특유의 달콤함이 느껴지는 내가 좋아하는 맛이다.
머지않아 QR체크를 위해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며 힘들게 올라온 남편.
루프탑으로 자리를 옮겨 조금 더 앉아있기로 하고, 그의 빈 속을 달랠 음료 주문을 위해 내가 나섰다.
5F
아까 둘러봤을 때는 빈 테이블이 많았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거의 자리가 차 있었다.
이제 조금 있으면 달라질 하늘이 시동을 거는 듯했고, 저 멀리 팔달산 위에 서장대도 보였다.
흑임자 라테. 특별히 500원 추가 디카페인으로 주문했다.
조금 더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루프탑 조명들이 존재감을 뽐낼 때 행궁의 야경을 담기 위해 일어섰다.
카페 전체적인 느낌은 건물 특성상 어수선하고 조금 정신없기도 했지만, 신뢰 가는 원두, 커피에 대한 열정, 손님 받기에도 바쁠 소문난 카페에 책과 음악을 위한 공간을 마련한 배려가 마음에 들었다.
낮의 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저녁 바람과 꿈틀대는 하늘 아래 풍경들, 그리고 금요일 저녁의 안도감이 더 좋은 인상을 남겨 주었던 카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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