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 10. 양피지>

 

 


 

이 책 안의 시들은, 시라고 느껴지기보다는, 오히려 하나의 편지인 듯한 느낌이다.

이 시를 베껴 사랑고백을 했다는 독자 이야기가 공감이 된다.

하나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듯한 구성은 읽는 재미를 주며,

문득문득 연애시절의 풋풋함과 서투름이 기억나 미소가 머금어지기도 했다.

 

 

*

 

 

1부 그림움을 벗어 놓고

 

 

첫 만남 - 함께하면 좋은 사람 - 첫 입맞춤 - 포옹 - 첫날밤 - 사랑이라는 말 - 나의 사랑하는 사람아 - 그대가 보고픈 날 - 그리움을 벗어놓고 - 아픔 - 밀려드는 그리움 - 그대가 내 앞에 서 있던 날 -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 사랑 속에 빠져있을 때 - 흐르지 못하는 사랑

 

1부의 제목들을 연이어 읽어보면 사랑에 빠진 한 사람의 감정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그중, 좋았던 한 시의 구절이다.

 

 

삶이란 바다에

잔잔한 파도가 치고 있다는 것이다.

.....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삶의 울타리 안에

평안함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삶이란 들판에

거세지 않게 잔잔히 흔들어 놓는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이다.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中

 

 

*

 

 

2부 내 마음의 유리창

 

 

계절이 지날 때마다

그리움을 마구 풀어놓으면

 

봄에는

꽃으로 피어나고

여름엔

비가 되어 쏟아져 내리고

가을에는

오색 낙엽이 되어 떨어지고

겨울에는 눈이 되어 펑펑 쏟아져 내리며

내게로 오는 그대

 

<계절이 지날 때마다>中

 

 

*

 

 

3부 나무의자

 

3부는 삶과 죽음,

인간의 고뇌 등을 느낄 수 있는 시들 그리고 어머니와 어린 시절 추억 이야기이다.

 

 

시체는 축 늘어졌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멋지게 사는 순간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죽음을 향한 질주였다

한 순간을 자극하는 쾌락이 가져오는

죽음의 손길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나에게만은 비켜가리라 생각했을 것이다

 

<오토바이 충돌사고>中

 

 

*

 

 

4부 두 손 모아 주님께 기도를

 

4부에서는 주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고픈 시인의 고백이다.

그중, <아름다운 황혼 같은 죽음>이란 시는 눈물 나도록 아름다웠다.

 

 

<아름다운 황혼 같은 죽음>

 

검은 머리 하나 없이

하얗게 퇴색되도록 살았어도

아무런 후회 없이 살아온 노인이

죽음의 길을 떠나며

평생을 동고동락한

아내의 손을 꼭 잡고 말했습니다.

 

"여보! 천국에서 다시 만납시다!"

 

아내를 바라보며

주기도문을 같이 외우자던 노인은

죽음이라는 잠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황혼 같은

죽음이었습니다.

 

 

*

 

 

시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필요도 해석할 필요도 없다.

편안하게,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따뜻하고 공감 가는 이야기들이다.

 

오랜만에 편안한 책 한 권을 읽은 듯하다.

 

 

 

***

 

 







이 책을 하루에 서너 편씩 꾸준히 읽었다. Q.T를 하듯이 천천히 시간을 두고 읽으니 좋은 말씀과 가르침이 더 내 맘을 건드린다. 꼭 기억하고 싶은 가르침을 잊지 않도록 기록해 두련다.

 


우리가 살아온 날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그것은 그때그때 만나는 이웃들을 어떻게 대했느냐 ! 이다. 나의 구체적인 삶의 모습이 이웃과의 관계라고 한다면 난 정말 두려워진다. 순간순간 만나는 이웃들, 직장동료, 친구, 그리고 심지어 가족에게 조차도 친절한 행동, 힘을 주는 말 한마디, 심지어 따뜻한 눈빛조차 거두어 들였을 때가 얼마나 많은가. 아니 겉으로는 그런 척 하면서 실제 마음은 건성으로 스쳐가듯 대했던 적은 또 어떠하고.

 

어느 날 내가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면 그 사람이 나를 만난 다음에는 사는 일이 더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 그래야 그 사람을 만난 내 삶도 그만큼 성숙해지고 풍요로워 질 것이다. 명심하고 명심할 일이다._ 법정

 


우리는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항상 배우고 익히며 노력해야 한다. 할 일 없이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사실 나의 바람도 인간답고 품위 있게 남은 삶을 살고 마무리하고 싶다. 그러려면 책을 읽고 생각이 깊어져야 한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법정 스님은 두 번 읽을 가치가 없는 책은 한 번 읽을 가치도 없다고 한다. 정말 그런 것 같다. 좋은 책들은 다시 열어 보게 된다. 세월이 지나도 읽을 때마다 새롭게 배울 수 있는 책, 내 영혼에 자극을 주어 삶의 의미와 기쁨을 안겨주는 그런 책 말이다.

 

법정스님은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결혼 주례사에서, 삶의 동반자로서 원활한 대화의 지속을 위해 해야 할 과제를 신혼부부에게 내준다. 이것은 무릎을 탁 칠 정도로 명쾌한 방법인 듯하다.

 

한 달에 산문집 2권과 시집 1권을 밖에서 빌리지 않고 사서 읽는다. 산문집은 신랑 신부가 따로 한권씩 골라서 바꿔가며 읽고 시집은 두 사람이 함께 선택해서 하루 한 차례씩 적당한 시간에 번갈아 가며 낭송한다. 가슴에 녹이 슬면 삶의 리듬을 잃는다. 시를 낭송함으로써 항상 풋풋한 가슴을 지닐 수 있다. 사는 일이 곧 시가 되어야 한다._ 법정

 


간소하게 더 간소하게 살라는 그의 메시지는 책 전체에 흐른다. 이사를 앞두고 필요 없는 물건들을 버리는 중이다. 더 이상 안 볼 것 같은 책들은 중고서점에 팔기도 버리기도 했다. 언젠가는 들여다보겠지 라는 생각으로 모아둔 많은 자료들도 과감히 정리했다.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오래된 가구들도 선별해 버리려고 한다. 오랜 동안 입지 않은 옷이나 가방들도 버리고 갈 예정이다. 미련 없이. 적게 가지고도 멋있게 살고 싶다.

 

<월든>의 저자인 데이비드 소로우는 여가가 사업만큼이나 중요한 것이고 부자가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거의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즉 사람이 부자이냐 아니냐는 그의 소유물이 많고 적음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 없이도 지내도 되는 물건이 많으냐 적으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그는 소유를 극도로 제한했지만 초라한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_법정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면서 사는 것은 지금 현재를 충실하게 사는 것이다. 현재를 가치있게 산다는 것은 이웃과 나누며 따뜻한 사람이 되어 주는 것. 탐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 것. 욕심을 버리고 간소하게 사는 것이다. 삶의 마지막 순간 미련없이 떠날 수 있게 말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낡은 생각, 낡은 습관을  미련 없이 떨쳐버리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마무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_ 법정





★★★




약수역 근처 Cafe


이시이




메뉴판 옆에 한 두개 진열된 요 빵들.

 주문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

 


오픈 키친 옆 쪽으로 

칵테일 바 처럼 걸터 앉아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넓직한 공간이 편안한 느낌



독특하고 재미난 이 공간은 처음엔 인테리어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이 곳에 앉아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이 있었다.


창 너머로 보이는 대나무가 산뜻해 보인다.



통일된 등이 이루는 조화가 전체 분위기에 큰 몫을 하고 있었다.



LP판도 있었는데... 직원 분이 이 곳에서 음악을 틀어 주셨다.

가요가 아닌 POP이 대부분이라 좀 아쉬웠지만^^



드디어 주문한 음료와 빵이 나왔다.

아메리카노와 바닐라라떼 그리고 크로와상 +  생크림


↓↓↓



커피 컵이 색다르다. 손잡이가 없다. ㅎㅎ

마시다보니 나름의 매력이 있었다.


크로와상은 바삭바삭한 식감에 고소한 맛도 좋은데

생크림을 듬뿍 발라 먹으니 행복했다. 정말 잘 주문했지 싶었다.^^


시간을 보내야 해서 우연히 간 Cafe 였는데

예쁘고 편안한 곳이었다.



###




 

 

 

 

 


 

 

 

사생활이 잘 알려지지 않은 파트리크 쥐스킨트.

작품 속 인물들로 그의 생각이나 가치관 등을 살짝 엿볼 수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 에세이는 사랑에 대한 그의 단상을 편안하게 쓴 글이기에, 책을 읽으며 그와 이야기를 하는 느낌이었다. 베일에 싸여있는 쥐스킨트의 속내를 알 수 있는 책이기에 더 의미가 있다.

 

 

 

이 에세이 속에는 플라톤의『향연』, 스탕달의『연애론』, 필리프 아리에스의『죽음 앞에 선 인간』, 괴테의『서동시집』, 리하르트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등 많은 저서들이 인용되고 있다. 쥐스킨트의 그 부러운 박식함으로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나간다.

막스 뮐러의 소설 <독일인의 사랑>에서, 한 영혼과 또 다른 영혼의 일치를 느끼는 고귀한 사랑이야기를 정말 감동적으로 읽었었다. 쥐스킨트의 책에서는 그런 종류의 사랑과는 다른 이야기들이 나온다.

흥미롭고 공감 가는 단상들이다.

 

 

 

흥미로운 몇 가지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첫째, 사랑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끔찍한 병!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사랑에 빠진 한 쌍의 연인은 사회적으로 이방인이 되는 경향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둘만의 사랑에 집중하다 보니 주변의 모든 것에 관심이 없고 에로스의 성스러운 광기에 사로잡혀 세상을 무시하는 일이 벌어진다.

사랑이 인간사에서 가장 좋은 것이자 아름다운 것임에도 그 이면에 이런 아이러니가 있을 수 있다.

사랑은 무엇인가? 선인가 악인가?

 

 

또 하나, <진정한 사랑은 자주, 쉽게, 또 겁없이 죽음을 떠올린다. 죽음을 쉽게 비교의 대상으로 삼고, 죽음을 얻으려면 도대체 얼마의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를 계산하는 것이다.>라는 스탕달의 말처럼 이 책은 사랑에 대한 단상이라기에는 사랑과 죽음을 면밀하게 연관시킨다.

사랑해서 죽음을 선택하는 내용의 문학작품들이 많이 있다. 사랑의 고귀한 완성을 죽음 속에서 찾으려는 거다.

어느 정도 공감이 가기도 하지만, 나는 사랑을 잃었다고 죽을 만큼 무모하지도 용기 있지도 못하다.

 

에로틱한 자극의 절정이라고 생각한 죽음을 실행하고자 연인과의 자살을 시도했던 클라이스트.

삼각관계 속에서 죽음을 선택하여 사랑하는 연인을 죽음 저 이면에서 기다리고자 결심한 베르테르.

사랑과 죽음을 동시에 결합하고자 했던 트리스탄과 이졸데.

모두 사랑의 완성은 죽음이라 여긴 듯한 그들의 결단. 사랑은 과연 죽음과 같은 것일까?

 

 

 

마지막으로 죽은 아내를 살리기 위해 지하세계로 간 오르페우스의 이야기와 나사렛 예수를 비교한 부분은 흥미로웠다. 

오르페우스는 사랑을 위해 죽음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 사랑하는 아내의 억울한 죽음을 인정할 수 없어, 단지 정당한 기간의 생명을 연장하고자 하는 소박한 마음으로 지하세계로 간다. 그리고 지하의 신들에게 겸손한 자세로 설득과 부탁을 하게 된다. 오로지 단 한 사람에 대한 사랑 때문에 말이다.

결국엔 실패하는 이 시도는 완전하지 못하다는 점에서 우리와 비슷하다. 인간적인 사랑은 완전할 수 없다는 의미일까?

 

쥐스킨트는 오르페우스의 사랑을 예수의 그것과 비교한다.

예수는 한 개인이 아니라 아니라 인류 전체를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설득의 필요를 느끼지 않았고, 사람들에게 무조건적인 추종을 요구했다. 결국 그는 죽음과 부활로 전 인류를 구원하는 사랑을 이루어 낸다. 나사렛 예수는 결코 실수를 하지 않는다. 그의 사랑과 구원은 오르페우스의 인간적인 에로스와는 다르다.

예수의 사랑을 조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쥐스킨트의 시선이 신선하다.

 

 

 

결국 사랑은 죽음을 통해서 끝나게 되는가 ? 아니면 죽음을 통해서 이루어지는가? 아니면 오히려 사랑과 죽음은 같은 것인가?

지독하게 육체적인 것도 사랑인가? 사랑하는 사람만 보이고 남을 무시하는 것도 사랑인가? 이성의 사랑, 동성의 사랑, 연하의 사랑, 연상의 사랑 등등...... 사랑은 참으로 정의 내리기 어렵게 수많은 모습들로 존재한다. 불완전한 채로 말이다.

사랑을 정의한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것이 뭐 중요한가? 신이 아닌 우리들은 불완전하고 모순 투성이의 사랑을 할 수밖에 없겠지만, 좀 더 완전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방향을 따라 하루하루 노력하며 사는 게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학일 출판사_1984, 김은경 옮김>

 


 

가지고 있는 책은 오래 전 품절되었을 아주 낡은 책이다. 연필로 가늘게 밑줄이 그어져 있는 곳곳의 흔적을 보며 젊은 시절의 내가 희미하게 기억난다. 사랑에 대한 아름다운 고전, 독일인의 사랑. 언어학자로 더 많이 알려진 막스 뮐러의 유일한 소설이다.

 

|첫번째의 추억 ~ 세번째의 추억

 

이 세 추억은 ''의 어린 시절 회상과, 소년이 사랑할 수 있는 최대의 사랑으로 한 소녀를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다. 마리아라는 이름의 그 소녀는 어려서부터 병으로 누워있는 연약하지만 품위있고 고상한 정신을 가진 소녀이다. 소년의 사랑은 청년들, 장년들에게는 보기 어려운 진실성과 순수함 그리고 열정이 있다. 우리는 자라면서 남에게는 예의를 갖추고, 적당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것을 자연스레 익히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이더라도 온전히 나를 드러내서는 그 사랑이 깨지기 십상이다. 그러나 소년은 그녀가 남이란 생각에 의문을 품는다내 마음 속에 그녀가, 그녀 마음속에는 내가 늘 있는 듯한 감정을 경험한다.

 

|네번째의 추억 ~ 다섯번째의 추억

 

학창시절과 대학 초년의 시절을 보내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 그녀를 떠나 있었지만 ''의 환상 속에서 너무나 커져버린 그녀와의 재회를 하게 된다. 그리고 항상 누워있지만 여전히 고귀하고 아름다운 그녀와 아름다운 시절을 보내게 된다. 그들의 대화를 가만히 집중하고 있으면 참으로 아름답다. 서로의 생각이 비슷할 뿐더러, 다른 생각들이 있다면 자신의 생각을 부드럽게 전달하며 서로 마음의 상함 없이 깊은 대화를 이어간다.

 

사실, (연애시절 그러하진 못했지만) 나는 남편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다. 자녀들, , 종교, 사회적 이슈, 인생, 삶의 가치, 미래 등을 이야기 하는 시간들이 의미 있다. 대화를 하고 나면 새로운 힘이 생기는 듯하다. 거짓 없이 진실 되게 자신들의 생각을 나누며, 위로하고 위로받으며 더 좋은 길을 찾으려는 시도는 인생을 즐기는 또 다른 매력이다.

 

|여섯번째의 추억 ~ 일곱번째의 추억

 

순수하게 사랑하는 그들에게도 사랑의 위기는 찾아온다. 주위의 시선들, 부모의 반대, 마리아의 건강악화 등 순수한 사랑을 가로막는 상황들은 너무나 많다. 사랑하는 데 무슨 조건이 그리도 많은지 도무지 사랑이라는 것을 하는게 예나 지금이나 까다롭다그러나 는 한 순간을 잃는 것은 영원을 잃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그녀를 다시 찾아간다.

 

사랑이 무엇일지라도, 마리아,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마리아, 나는 당신이 나의 것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나는 당신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추억

 

남녀 간의 사랑이라는 것이 꼭 육체적인 사랑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서로에게 속해있는 일체감을 느낀다면, 자신과 온전히 일치되는 말들로 이루어진 대화가 통한다면, 서로에게 삶의 희망을 줄 수 있다면..... 영혼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오빠와 누이의 사이 같은 것이든, 아버지와 자식 사이 같은 것이든, 신랑과 신부의 사이 같은 것이든 말이다.

 

통계학자의 말에 의하면 매 시간마다 하나의 사랑이 깨어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는 그 말을 믿습니다. 그렇지만 어째서 그럴까요? 그것은 대체로 이 세상이 부부사이의 사랑 외에는 다른 사람들 사이의 사랑을 전혀 인정해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르게 생각해 보면, 부부사이의 사랑은 영혼의 사랑을 할 때 깨어지지 않고 영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나의 이웃에게, 또 다른 누군가에게 느끼는 이러한 종류의 사랑도 우리는 사랑이라 불러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영혼의 사랑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당신은 왜 나를 사랑하죠?” 마리아의 질문에 는 이렇게 대답한다.

 

왜냐구요 ? 마리아! 어린 아이에게 왜 태어났느냐고 물어 봐요. 꽃에게 왜 꽃을 피우느냐고 물어 봐요! 태양에게 왜 비추느냐고 물어 봐요. 나는 당신을 사랑해야만하기 때문에 당신을 사랑합니다.”

 

................

 

마리아, 당신은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서 가장 선한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당신을 좋아하고, 내가 당신을 좋아하므로 당신은 나를 사랑합니다.”

 

세상에... 너무 아름답고 진실 된 고백 아닌가! 이런 고백을 받는다면 정말로 행복할 것 같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그날 밤 그녀는 하늘로 떠나간다. 그 후, 몇 해가 흘러갔지만 그녀의 사랑은 여전히 그에게 머무른다. 그 사랑의 경험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주며 살게 되지만, 오롯이 혼자임을 느끼는 그런 날에...... 한 사람에 대한 사랑의 회상으로 물들게 된다.

 

요즘에 이런 사랑이 어디 있을까? 성경이나 고전에만 가능한 이야기라는 말에 난 동의하지 않는다. 이렇게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은 이 세상 곳곳에 존재한다고 믿는다. 아무 욕심 없이, 비교 없이, 순수하게 사랑하는 그 일치감. 그 한 방울의 사랑이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해지는 놀라움. 독일인의 사랑은 세상을 살아가며 어떻게사랑해야 하는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준 아름다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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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19일

잉어빵 Day


우리집에는 잉어빵 데이가 있다.


사랑스러운 딸이 가족과 함께 먹으려고

잉어빵 한 봉지를 사가지고 온 날이다.




아주머니께서 고구마빵을 하나 더 주셨다고 했었나?

아무튼 너무 좋아 하나씩 베어 물고 좋아했던 기억이다.



2020년, 1월 23일


올해 고 3이 된 사랑스러운 딸이 

늦은 밤, 독서실에서 귀갓길에 또 다시 잉어빵을 사왔다.

슈크림과 팥 두가지 맛이다.^^




이번 겨울 처음 먹는 잉어빵이자,

 평생 먹어 본 것 중 제일 맛있었던 잉어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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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도 제작되었던 그 유명한 책 『The Giver』기억전달자를 다시 읽어보았다. 청소년 문학들은 대체로 글자가 커서 읽을 때 참 편하다. 사실 청소년 문학으로 구분되어 있는 수많은 좋은 책들은, 성인들에게도 흥미로움 뿐 아니라 깨달음과 지혜를 주는 경우가 많다. 그런 책을 골라 읽는 것은 오히려 책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하나의 좋은 방법이다. 굳이 매번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을 읽으며 힘들어할 필요만은 없을 것 같다.

 

 

로이스 로리(Lois Lowry) 는 이 책으로 아동, 청소년 문학상인 뉴베리 상 등 다수의 상을 받았고, 이 책은 슈페 베스트셀러와 청소년 필독서 선정 등 많은 영예를 얻은 책이다. 영어에 관심 있는 학생들의 원서 읽기로도 좋은 책이지 싶다.

 

현재를 살아가는 것의 고통과 슬픔은 어디서 비롯되는가? 더 많이 가지려고 하고 조금 더 편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심은 크고 작은 전쟁을 일으키고, 그에 따른 가난과 굶주림, 질병 등의 불평등을 만들어낸다. 가진자나 못 가진 자나 모두 고통스럽고 슬픈 삶을 살게 만든다. 이건 팩트인 듯 하다.

 

이 책에 나온 미래세계는 이런 불평등을 걷어내고 좀 더 평화롭게 살기 위한 방법으로 '늘 같음 상태'(Sameness)를 선택한다. 과거의 기억과, 다름을 불러일으킬 모든 요소를 통제한다. 사람들은 감시당하며, 색도 존재하지 않고, 부모도, 배우자도, 자식도, 직업도 선택이 아닌 적절한 기준으로 주어진다. 먹고사는 문제에 이상이 없도록 한 해에 태어나는 아기들의 수를 제한하며, 노인들의 수도 제한한다. 즉, 성욕을 없애는 약을 의무적으로 먹고, 쌍둥이가 태어나면 몸무게가 덜 나가는 아이는 '임무 해제' 당한다. 노인들도 적당한 시기가 되면 '임무 해제'를 당하여 다른 세상으로 가게 된다.'임무 해제'(be released) 란 바로 죽음을 포장한 말인 것이다. 때문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다 똑같은 대우를 받고 그 누구도 굶주리거나 차별받지 않는다.

 

<여기 생활은 늘 질서 정연하고 예측이 가능해. 그래서 별로 힘이 들지 않지. 이 삶은 바로 원로들이 선택한 결과야.>

 

굶주림 없이 모두 배부르고, 직업의 귀천이 없어 다 존중받고, 부자도 가난도 없으니 무시와 시기가 없고,  전쟁이나 싸움이 없고, 몸이 불편한 아이를 키우는 아픔도, 노인을 돌보는 수고로움도 없는 세상...

오늘 길을 걸어가다 한 기관의 노동조합이 투쟁하는 장면을 보았다. 광화문 광장의 소란스러운 주말 모습들이 겹쳐지며 심란한 마음이 든다. 이 책과 같은 미래라면 이런 소란은 없는 세상이겠지...

 

같음을 유지하기 위해 과거의 역사는 모조리 기억전달자(The Giver)만이 보유하고 있다. 이 책에 그의 존재가 나오기 전까지는, 조너스라는 소년을 중심으로 낯설지만 평화로워 보이기도 하는 미래 세계의 일상들이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그러나 조너스가 12살 기념식에서 기억 보유자(The Receiver)의 직위를 받은 후, 기억전달자로부터 과거의 기억들을 전달받게 되고, 현재의 삶을 거부하기 시작한다. 조너스는 전쟁. 고통. 슬픔. 굶주림의 견디기 힘든 기억들과, 즐거움. 아름다움. 행복. 사랑의 눈부신 감정들을 경험하고 전달받게 된다. 그는 매우 고통스러워하지만, 정말로 평화로운 사회를 추구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기억을 되찾아 주기 위한 위험한 모험을 하게 된다.

 

가족과의 행복, 사랑하는 연인과 이웃, 즐거움과 행복 그리고 자유가 있지만, 그 이면에 고통과 부조리함, 불평등과 미움, 전쟁이 존재하는 세상!

아니면, 평등하고 예측 가능한 미래를 살며, 전쟁과 고통이 없지만, 그 이면에 감시와 통제, 수동적인 삶과 사랑과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기계 같은 삶!

어느 것을 선택하겠는가? 주인공 조나단은 왜 사람에게 기억을 되돌릴 위험한 결정을 한 걸까?

 

이 책에 나오는 미래 세계의 모습엔 사실 모순이 존재한다. 같음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임무 해제 당하는 약한 아기,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행해지는 노인 안락사, 심지어 장애를 가진 아기나  세 번 이상 중대한 잘못을 한 사람이 받는 임무해제 등 말이다. 같음을 유지하기 위해 또 누군가는 희생을 당하고 있다. 우리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하지만, 애초에 그러한 같음은.. 평등은..  없는 걸 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결말은 열린 결말로 맺어진다.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여운을 남긴다. 영화가 이 작품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궁금하다. 

 

 

 

 

◈◈◈

 

 

 

 

 

 

 

쟝 그르니에 전집 中 6. 섬 <청하>_함유선 옮김

 

 


 

아주 오래된 책 한 권을 책꽂이에서 꺼냈다. 1988년 처음 발행된 장 그르니에 전집 중 한 권이다. 『섬

 

이 책은 그의 제자인 알베르 까뮈가 쓴, <섬에 부침>이란 소개글로도 유명한 책이다. 까뮈는 스승의 이 글을 읽고 진정으로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독서, 짤막한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의 인생에 끼치는 영향은 과히 무시할 수 없을 듯하다. 까뮈의 추천글을 읽으며 나도 이 책을 자녀들에게 권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여행 에세이라고 할 수도 있을 이 짤막한 글들의 모음은, 사실 쉽게 읽히는 내용은 아니다. 깊은 사색의 시간이 필요한 책인 듯싶다. 내가 아주 오래전에 읽었을 이 책은, 고백하건대 최근 다시 읽었을 때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젊은 시절의 나였지만 결정적 순간의 감동을 맞이할 마음의 깊이가 없었던가보다. 

 

그 후 오랜시간이 지난 지금 오히려, 이 책은 나에게 깊은 감동을 가져다준다. 어쩌면 자녀들에게 부러 권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空)의 매혹    고양이 물루    케르켈렌 군도   행운의 섬   부활의 섬   상상의 인도   사라져 간 나날들   보로메 섬 

 

 

이 여덟 개의 짧은 에세이 중 케르켈렌 군도 편의 첫 문장이다.

 

 

나는 혼자서,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이 낯선 어느 도시에 도착하는 것을 몹시도 원했었다. 나는 겸허하게 그리고 가난하게 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무엇보다도 <비밀>을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비밀스런운 삶.

 

요즘 우리 주변은 우리를 가만 놔두지 못한다. 나만의 비밀스러움을 간직할 시간조차 없을지도 모르겠다. 책에도 언급되었듯이, 비밀스러운 삶을 사는 사람들은 어쩌면 자신에 대한 열등의식이나, 가난, 아니면 인간사회의 관습적인 관계들에 별다른 매혹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달이 우리에게 똑같은 한쪽 만을 보여주는 것처럼, 사람들의 삶도 그렇다. 모든 사람의 감추어진 삶에는 어떤 위대함이 깃들어있다. 필연적으로 부끄럽거나 인위적인 것 이상이다.

 

비밀스러운 삶은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 어떤 것이다. 인간은 혼자 살다가 혼자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그러니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비밀은 우리의 정신과 영혼을 지킬 수 있는 공간이자 시간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신 자신을 되찾기 위한 여행, 위대하고 가슴을 찌르는 듯한 풍경 속에서 한없이 작은 나를 발견하는 것, 공(空)에서 얻는 모든 것, 보여지는 나 말고 더 깊숙한 내면의 나를 찾아가는 그 모든 여정은 인생을 의미 있고 가치 있게 살아가게 해 줄 것이다.

 

유럽여행을 가보는 것을 생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에세이에서 반복되어 나오는 지중해 연안의 온 바닷가는 아닐지라도, 그 중 한 곳이라도 다녀오고 싶다. 그러나 이런 나의 충동에 사뭇 전율을 느끼게 만드는 그의 마지막 이야기 보로메 섬.

 

 

여행을 한다고 한들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으랴 ? 산을 하나 넘으면 또 산이 나오고, 들판을 가로질러 가도 또  들판이 있고, 사막을 지나가도 또 사막이 있으리.............. 그러한 대응품들을 찾으면서 사는 수밖에!

 

그렇다면 무엇을? 그러므로 태양과 바다와 꽃들이 있는 곳이라면, 그 어디나 다 나에게는 보로메 섬이라고 여겨진다. 너무나도 쉽사리 허물어질 듯하고 그러나 너무나도 인간적으로 지켜주는 어느 마른 돌담이 늘 나를 홀로 서 있게 해주는 것으로 나의 마음을 그득히 채워 줄 것이고, 어느 농가의 문께에 마주 보고 서 있는 두 그루의 씨프레 나무만으로도 나를 반가이 맞아주기에 족하리니..... 한 번의 악수, 단 하나의 지혜의 표시, 한 번의 눈길..... 이런 것들이 바로 그토록 가까이 있는, 가혹할 정도로 가까이 있는 나의 보로메 섬들이리니.』

 

 

왕복 1시간. 운동삼아 일터까지 걸어 다닌 지가 꽤 되었다. 올 겨울은 추위가 그만그만하여 걷는 걸 계속하려고 노력 중이다. 무심코 걸어갔던 그 길의 나무들과 하늘 그리고 건물들과 사람들 마저도 조금 다르게 보인다.

 

 

 

 

 

 

 

 

 

 

 

 

 

 


 

○ 아픔이 길이 되려면

 

'부제는 정의로운 건강을 찾아 질병의 사회적 책임을 묻다'이다.

정의로운 건강?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사람이 병드는 것에도 불공정함과 부조리가 원인일 수 있으며, 이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공동체의 문제라는 것이 이글에 흐르고 있는 메시지이다.

 

 

 

○ 김승섭

 

오늘날, 의료기술이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음에도 그것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존재한다.

개개인의 삶에 대한, 혹은 병에 대한 공동체의 책임을 어디까지 물어야  하는걸까? 병이 일어나는 사회적 원인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분포하지는 않아 보인다. 사회적인 약자들이 더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고 더 자주 아프다. 비정규직 노동자, 소득 없는 노인, 결혼이주여성, 성소수자 등등 말이다. 저자는 이러한 질병의 사회적인 원인에 대해 조사하고 어떠한 사회적 변화가 필요한지를 고민하는, 즉 사회역학을 연구하는 학자이다.  * 역학(Epidemiology)이란? 질병의 원인을 찾는 학문이다

 

 

 

○ 데이터의 힘

 

저자는 사회적 약자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들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정부와 기업의 관심 밖이었기에 데이터가 거의 없었고, 불안정한 그들의 삶으로 인해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것이다.

 

"약자의 건강을 말하기 위해서 항상 데이터를 먼저 수집하고, 그 데이터를 분석해 학술 논문을 쓰고, 그 근거에 기초해서 어떠한 사회적 변화가 필요한지 말했습니다. 그것은 학자인 제가 '링'위에 올라가는 방법이었습니다."

 

실제로 이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그동안 감성적으로 이해했던 문제들을, 정확한 사실 즉 구체적이고 수치화된 데이터들로 인지함으로써 완벽하게 이해되고 정리되는 통쾌함을 느낄 수가 있었다. 이 책에는 재난의 원인을 정확한 데이터로 분석하여, 그에 기반을 두고 대응 전략을 마련했던 공동체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는 몇몇 실제 사례들도 소개하고 있다.

 

 

 

○ 책의 구성

 

1. 말하지 못한 내 상처는 어디에 있을까

 

영양이 턱없이 부족한 산모의 태아는 엄마의 뱃속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하게된다. 

뇌와 같은 필수 기관에 먼저 영양분을 사용하고, 다른 기관의 발달에는 영양분을 적게 사용하게 된다. 이것은 먼 훗날 성인병을 유발하여 수명을 단축하게 만든다.

이처럼 인간의 몸에는 사회적인 경험들이 강력하게 남아있는 것이다. 그것이 태아의 경험일지라도 말이다. 가난으로 영양이 부족한 산모는 누구의 책임일까? 어떤 사연이 그 산모에게 있는 걸까? 건강은 공동의 책임이다. 역사와 권력, 정치에게 우리 건강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물고기 비늘에 바다가 스미는 것처럼 인간의 몸에는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의 시간이 새겨집니다."

 

2. 질병 권하는 일터, 함께 수선하려면

 

1991년 스웨덴은 경제위기를 겪게된다. 그럼에도 스웨덴의 자살률은 감소하였다. 주된 이유로 국가의 적극적인 <노동시장 프로그램>을 주목하게 된다. 국가가 실직한 노동자들의 편에서 든든하게 지원군 역할을 해 준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2009년 쌍용 자동차 파업에 참여했던 노동자 208명과 그의 가족은 어떻게 되었는가?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공장 입사 2년 만에 백혈병 진단을 받고 세상을 떠난 황유미 씨와 도 다른 피해자들은 어떠했는가? 아파도 해고당할까 봐 침묵하며 일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또 어떠한가? 회사가, 나라가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었는가?  참담하다.
"고용불안은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해고된 노동자들이 재취업을 위해 교육 받을 수 있는 공적 안전망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는 사회에서는 고용불안이 주는 두려움은 극대화됩니다."

 

3. 끝과 시작, 슬픔이 길이되려면

 

재난은 기록되어야 한다. 슬픔을 기억하는 것이 괴롭고 힘들지만, 그것을 끝내고 새롭게 시작하는 길이 되려면 말이다.

사회가 부조리해서 받은 상처와 질병은 치료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약물치료와 인지치료를 받는 것으로 몸의 이상 증후를 낫게 할 수 있고, 고통을 초래한 사건을 흐릿하게 만들어 일상을 유지하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고통을 초래한 사회적 원인이 밝혀지고 달라지지 않는다면 자신이 받는 고통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기에 그것은 치료가 될 수 없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보라.

 

"고통이 사회구조적 폭력에서 기인했을 때, 공동체는 그 고통의 원인을 해부하고 사회적 고통을 사회적으로 치유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트라우마에 대한 사회적 인식 공유를 통해, 명예회복 - 보상 - 처벌을 거쳐, 사회관계 회복 개선으로 나아가는 사회적 치유작업이 함께 되어야 합니다."

 

동성결혼 금지와 성소수자 건강은 어떠할까? 제도가 존재를 부정할 때 몸은 아프다.

사실, 이제껏 동성애에 관한 나의 생각은 정리가 되어있지 못했었다. 그러나 이 책의 도움으로 동성애를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동성애는 질병이 아니다." "동성애는 정신병이 아니다." 이것은 학계의 오랜 상식이다.

 

 

다수의 사람들은 이성에 끌리고 관심을 갖고 사랑하게 된다. 내가 적극적으로 선택하지 않음에도 자연스럽게 이성에게 끌린다. 즉, 선택해서 이성애자가 되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마찬가지로 동성애자도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소수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동성에게 끌리는 것이다. 본능이다. 

소수자라고 부정할 것인가? 우리도 한국을 떠나면 소수자이다. 소수자의 차별을 경험한 사람들은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가치는 동성애자인지 이성애자인지에 따라 결정되는 게 아니다. 진실된 사랑과 정의를 품고 노력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 진정 가치 있는 사람일 것이다.

 

"동성애는 질병이 아니기에 치료받을 필요가 없으며, 동성애자를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학적, 법적 상식을 바탕으로, 과학적 사실 위에서 한국사회는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4. 우리는 연결될수록 건강한 존재들

 

내가 위험에 처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함께 해줄 것이라는 믿음은 인간의 질병 발생률을 줄일 수 있다. 심리적인 안정이 병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의 위기에 함께 대응하는 공동체, 타인의 슬픔에 진실되게 공감하고 행동하는 공동체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저자는 실제 사례를 들며 설명한다. 우리의 공동체는 안녕한가? 정부는 정치인들은 회사와 공동체들은 그리고 개인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깊이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것이다.

 

 

 

○ 희망

 

아주 조금씩이나마 변화는 일어나고 있다. 분명히!

지금도 어딘가에서 질병의 '원인의 원인'을 파헤치고 있을, 이 책 저자의 시도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사회 역학자인 작가의 노력과 용기 그리고 외로운 싸움의 시간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정말 아프고, 감동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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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01 06

 

가수 김광석이 세상을 떠난 지 24주기

 

 

 

대학로 학전 소극장에서는, 김광석 노래 부르기 경연이

대구 김광석길에는, 시민 추모공간이 마련되고 지역가수들의 릴레이 버스킹이 이어지는 등

나름의 추모방법으로 그를 기억한다.

 

 

 

어제, 하루종일 내린 비는 그의 부재를 더 슬프게 만든다.

오래된 김광석 노래집과 테입들을 꺼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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