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사람 사는 마을을 향해 바람이 붑니다. 
엄발난 사랑 돌아오듯 바람이 붑니다. _바람이 분다 中 (시인 심종록)

 

 

전시의 소제목은 시인 심종록 시에서 따온 듯, 그의 시 <바람이 분다>가 노란 안내 책자 뒷면에 새겨져 있었다.

 

 

 

 

인사동 거리를 오랜만에 걸었다. 따스하고 맑은 날씨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나와 북적이는 모습이 정겨웠다.

갤러리는 인사동 주 거리에 위치해 있어 찾기 쉬웠고, 노란 현수막은 한눈에 들어왔다.

 

 

 

 

 

 

 

그를 추모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이 두 공간으로 나누어 전시되어 있었는데, 한 곳은 중앙에 하얀 벤치를, 다른 한 곳에는 어두운 색감의 소파와 테이블로 장식해 놓았다.

 

 

 

 

작품 하나하나가 바람이 되어 마음을 흔든다. 그리움이 바람처럼 몰려온다.

 

떨어지는 벚꽃 아래로 손녀와 자전거 타는 그의 뒷모습이 어쩐지 쓸쓸해 보였다.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습니다'라는 작품 위 붓글씨 대로, 잊히지 않는 것들이 있다.

 

 

환멸로 잠들었던 사람의 마을로 바람이 붑니다. 
비와 함께 옵니다. _바람이 분다中 (시인 심종록)

 

 

 

 

권위적이지 않은 푸근함, 열정적이고 강인함, 고독함과 외로움. 그의 인간적인 모든 모습이 그립다.

 

 

 

 

 

가야 할 길 
사람의 길 

꽃나무들이 일제히 등을 내겁니다. _바람이 분다 中 (시인 심종록)

 

 

5월 18일부터 열린 전시는 그의 서거일인 23일 까지다. 이 날, 봉하마을에서도 추모의 물결은 이어질 것이다.

 

 

 

 

점심을 포기하고 갤러리 맞은편 지대방으로 들어갔다.

지난번 왔을 때, 대나무통 메뉴판 사진을 못 찍어 아쉬웠었는데, 오늘은 자세히 보고 사진도 잊지 않았다.

 

 

 

 

전통 찻집답게 다양한 차들이 있었지만, 지난번처럼 따뜻한 모과차를 주문했다. 남편은 목이 말랐던 차 시원한 한라봉차를 주문했다.

 

인사동의 대부분 전통찻집들은 차 가격이 부담스럽다.

하지만 이곳의 음료는 맛과 향이 좋고, 정성이 듬뿍 들어가 있는 것이 느껴진다.

전통악기로 연주되는 은은한 음악과 옆 테이블의 조용조용한 목소리, 벽면을 빼곡히 장식한 낙서들이 편안함을 주었다.

 

 

 

인사동에서의 아름다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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