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서울역사를 개조해 문화의 공간으로 만든 문화역 서울 284를 가보기로 했다.

 

남대문정차장, 경성역, 서울역을 거쳐 지금의 문화공간이 탄생하기까지 100년간의 역사여행이자, 돔 형태의 지붕과 르네상스 건축양식을 볼 수 있는 건물 투어이며, 현재 전시하고 있는 '익숙한 미래' 관람까지 일석 삼조의 나들이다.

 

 

 

광화문 근처 카카오 T 주차장에 차를 두고 꽤 걸었다. 다음 목적지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까지 고려한 위치다.

 

 

 

붉은 벽돌과 돔이 보이니 목적지다. 먼저 눈에 띈 것은 수많은 노숙인들과 건물 앞에 마련된 코로나 선별 진료소.

화려한 빌딩들과 고풍스러운 건물 사이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었다.

 

역시나 오픈 시간(10시) 전에 도착한 우리는 건물 외관을 구경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붉은 벽돌과 청동색 돔은 신비로웠고, 마치 유럽 박물관에 온 듯한 느낌을 주었다.

'파발마'라는 이름의 외부 시계는 한국전쟁 기간 3개월 정도를 제외하고 멈춘 적이 없다고 한다.

 

 

 

건물 옆길을 따라 뒤로 이동해보니 경의선 전철을 타는 공간이 나온다. 시간이 오래돼 녹슨 듯한 초록빛 돔은 어느 방향에서 봐도 눈에 띄었다.

 

 

마침 지나가는 KTX와 화물열차를 볼 수 있었는데 혼자 지하철을 타는 것조차 아주 드문 일이 된 지금은 이런 풍경도 새롭고 좋다.

 

 

 

문화공간 바로 옆에서 진짜 서울역을 발견했지만 '서울역' 하면 떠오르는 북적거리고 정겨운 풍경은 연출되지 않았다.

MT로 들떠있는 대학생들, 고향을 방문하려는 사람들, 각각 배낭을 짊어매고 여행을 가려는 커플들, 홀로 기차여행을 떠나려는 낭만객들도 볼 수 없었다. 

 

텅 빈 계단에서 볼 수 있었던 건 근처 화장실에서 세수를 마치고 나온 노숙인들과 그 앞을 오고 가는 몇 명의 사람들이 전부였다. 

 

 

 

온라인 사전예약을 하고 입장했다. 관람요금은 무료다. 

 

 

 

전시의 방향과 의도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대형 스크린이 눈에 띈다.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를 위한 디자인, 편리한 삶을 위한 디자인, 배려와 협력, 소통과 혁신을 표현하는 디자인?

 

처음에는 확실하게 와닿지 않았다. 그러나 전시를 본 후에는 우리 생활 곳곳 무심코 지나쳤던 많은 시설들과 소품들에 이런 디자인이 숨어있었다.

 

 

 

장애가 있어도 없어도 놀 수 있는 무장애 놀이터. 노인들의 손가락 운동을 담당하는 운동 기구 디자인.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폭염대비 그늘막과, 겨울에는 따뜻하게 여름에는 시원하게 버스를 기다릴 수 있는 벤치들.

 

 

 

걸어서, 수원!

도시 안내 정보 체계를 통합하고 개선해 보행자 중심으로 읽기 쉽고 찾기 쉽게 안내해 주는 안내판.

 

 

 

횡단보도에 설치된 노란 발자국과, 횡단보도 진입부 바닥부터 벽면까지 노란색의 원뿔 형태로 설치되는 옐로 카펫.

 

 

 

조도를 높인 가로등과, 마을 진입로 안전 에티켓 사인, 골목에 설치된 안전 비상벨, 친근한 담장 철장 디자인. 

 

 

 

이동하는 시민들을 안내해 주기 위한 안전 색체와 정보 디자인 등 배려가 담긴 공공 디자인.

 

 

 

버려지는 페트병을 재활용해 친환경적이고 패셔너블한 디자인의 가방을 만드는 플리츠 마마.

 

이 외에도 수많은 아이디어들은 실제로 우리 생활 곳곳에서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놀랍다.

누군가의 배려와 따뜻한 생각이 기발한 아이디어와 수많은 고민으로 결과를 맺는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하고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다. 감사한 이들이 많은 살만한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공 디자인에 관한 다양한 전시들 뿐 아니라, 그 내용을 담고있는 신비로운 건물 구석구석을 보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두 개의 박물관을 동시에 구경하 듯 눈과 생각이 바쁘게 움직였다.

 

 

 

중앙홀 내부의 대형 시계.

 

 

 

중앙홀 천정 스테인드글라스.

 

 

 

최초의 양식당으로 운영되었던 그릴.

높은 천장 아래 매달린 샹젤리제와 은촛대, 은그릇의 화려함이 있었다던 식당이다.

 

 

 

1,2등 대합실을 이용하는 손님들 중 여성 고객들을 위해 따로 마련된 부인 대합실.

작지만 고급스러웠다.

 

 

 

대리석으로 만든 벽난로와 거울이 있는 이곳은 귀빈실이다. 

이승만과 박정희 대통령 지방 출장 시 그리고 덕혜옹주가 일본으로 갈 때도 머물렀던 곳이라 한다. 

 

 

 

근처에 자주 왔지만 건물 내부를 들어온 것은 처음이다. 서양식으로 지어진 고풍스러운 건물을 늘 차창 밖으로 아니면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며 들어가 보고 싶다는 생각만 했을 뿐이었다. 오늘 뭔가 큰 일을 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관람의 끝에서 설문조사를 하고 얻은 굿즈, 스티커와 배지.

별 기대 없이 간 전시는 그 어느 관람보다 의미 있었다. 전시기간이 얼마 안 남았다. 놓치지 않아 다행이다.

 

뿌듯한 마음으로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을 향해 걸었다.

 

 

 

 

 

 

 

휴가 마지막 날!

 

타는 듯한 여름, 밖으로 돌아다니기 어려워 생각한 것이 박물관 투어다.

코로나로 인원 제한이 있어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 후, 오픈 시간에 맞추어 방문했다.

 

프랑스의 루브르, 영국의 브리티쉬 뮤지엄, 이탈리아의 바티칸 박물관 등 해외여행 시 그 나라나 도시의 주요 박물관을 꼭 가봐야 하듯이, 우리나라에는 국립중앙 박물관이 있다. 세계적으로도 상당한 규모라고 하니 자랑스럽다.

 

방대한 박물관 투어로 오늘은 다른 일정도 잡지 않았다. 늦은 점심도 집에서 먹을 예정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지하 주차장부터 규모가 장난 아니다.

이곳을 왔었던가? 기억해보니 오래전 솜사탕 같았던 나의 아이들과 어린이 박물관에 다녀 갔었다.

입장요금을 지불하는 특별전시들이 있었지만, 우리는 상설전시 관람이다.

 

 

 

횡으로 긴 계단을 오르니 멀리 기준처럼 솟아있는 남산타워 앞 건물들과 경관을 조망할 수 있었다.

계단에 앉아 입장을 기다리는 가족, 하늘 아래서 인생 샷을 위해 카메라를 든 연인, 삼삼오오 정겨운 모습들이 좋아 보였다. 아직 전시 오픈 전이라 전망대에서 이어지는 계단으로 내려가 보았다.

 

 

 

이게 웬일인가? 예쁜 정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배롱나무의 선명한 꽃색이 참 예쁘다 했었는데 이렇게 가까이서 들여다볼 수 있다니. 그것도 예상치 않은 장소에서 말이다. 사방형의 아담한 연못 위 예쁜 수련은 덤이다. 이런 게 행운이다.

 

 

 

경복궁 꽃담을 떠올리게 하는 예쁜 담장과 수련이 담긴 연못, 초록의 푸르름 사이 유독 선명하게 꽃을 피운 배롱나무가 너무 아름다웠다. 사이로 난 오솔길을 지나가며 여러 장의 사진을 남겼다.

 

 

 

한여름 뜨거운 태양을 이기고 피어난 주름 접힌 꽃이 마냥 신기했다.

 

 

 

QR체크와 손 소독 그리고 예매 확인 앱을 제시한 후 전시관으로 입장했다.

대규모의 뮤지엄 샵과 서점이 문을 달리 하고 연결되어 있다. 세련되고 의미 있는 기념품들이 많이 있었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었다. 

 

 

 

이제 본격적인 투어다.

 

전시관 복도에서 만난 AI 로봇, 큐 아이.

편의시설이나 전시품의 상세 정보를 알려주고, 전시해설도 해준단다. 게다가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가 가능하다고 하니 정말 똑똑한 아이다.

 

 

 

경천사 십층석탑

복도에서 만난 우리나라 보물이다.

날카롭게 높이 솟아있는 탑이 신비로웠다. 탑 전체의 모습을 한 화면에 담는 것이 쉽지 않았다. 

 

너무 방대한 전시품들이 있기에 리플릿에 나와있는 '층별 꼭 봐야 할 추천 동선'을 따라다니기로 했다.

처음엔 따라 이동했지만 어느 순간 내 발길 닫는 대로 보게 되었다. 

 

 

 

주먹도끼

박물관의 시작을 알리는 구석기시대 대표주자인 뗀석기, 주먹도끼.

 

 

 

독널

무덤으로 이용되었던 신석기 토기, 독널

주로 구덩이를 파서 묻거나, 동굴을 이용했지만 뼈만 추려 토기에 넣어 보관하기도 했다.

 

 

 

농경문 청동기

농사짓는 모습이 정교하게 새겨진 종교의식과 관련된 의기인 청동 후기의 농경문 청동기.

하반부는 떨어져 나가고 없다.

 

 

 

금 새날개모양 관꾸미개와 고깔모양 관

 

신라실에서 본 화려한 관과 꾸미개.

 

 

 

청동거울

고려시대 다양한 무늬의 청동거울.

 

 

 

달항아리

조선시대 대표 백자 달항아리.

커다란 대접 두 개를 이어 만든 백자는 이름 그대로 하얗고 둥근달이 연상된다. 

 

 

 

남편은 지치지도 않고 수많은 작품들을 사진으로 담아내고 있었지만, 나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1층 구석기실을 시작으로 중. 근세관까지 관람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다. 점심을 먹으려면 까마득하다. 2층 '기증관'을 제외해도 '서화관'이 있고 3층엔 '조각 공예관', '세계 문화관'이 남아있다.

게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데는 한 시간 남짓 걸리니 뭔가를 충전해야 했다.

 

 

 

으뜸홀 카페

마침 2층에서 만난 카페다. 우리가 한 박자씩 빠르게 이동하고 있어서인지 아직까지는 손님이 별로 없다.

야외가 내려다보이는 창가 자리, 높은 의자에 걸터앉았다.

 

 

 

배를 채울만한 메뉴는 머핀과 베이글이 전부였다. 샌드위치를 기대했던 나는 라테 한잔을, 남편은 아몬드가 박힌 머핀과 아메리카노를 골랐다. 

차를 마시며 다음 동선을 짜 보기도 하고, 창밖을 내다보기도 하며 잠시 쉬었다. 사람들이 점점 불어나고 있었다. 자리를 양보하고 나오는데 외부에 마련된 테이블 좌석도 빈틈이 없다. 부지런한 우리가 대견하게 느껴졌던 순간이다.

 

 

 

2층 서화관에서는 다양한 서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서화에 은은하게 입힌 색이 과연 무얼까 궁금했었는데 흙이나 돌, 동물, 식물 등에서 채취한 안료들로 비롯된 색이었다. 광물에서 나온 색은 깊은 색감을, 식물에서의 그것은 밝고 투명한 느낌을 준다고 하니 예술가들의 안목은 참으로 대단하다.

 

 

 

나전 칠 봉황 꽃 새 소나무무늬 빗접

3층 조각 공예관에서 본 조선의 나전칠기.

빗이나 빗솔 등을 넣어 보관하는 혼수품 중 하나인 빗접이다.

 

 

 

조각공예관은 보물들의 창고였다.

 

고려, 칠보무늬 향로 (국보)

  

 

고려, 매화 대나무 학무늬 매병 (보물)

 

 

조선, 분청사기 상감 인화 구름,용무늬 항아리 (국보)

 

 

조선, 분청사기 상감 물고기무늬 매병 (보물)

 

 

조선, 백자철화 매화, 대나무무늬 항아리 (국보)

보물들은 대부분 눈에 띄게 마련인가 보다. 많은 작품들 중 특별해 보인다.

주요 동선에 배치해 두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보물은 보물이다. 

 

 

 

3층 세계 문화관은 의외로 볼거리가 많았다.

이집트, 중앙아시아, 인도, 동남아시아, 중국, 일본 등의 문화를 접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관심 있는 나라 한 두 개를 정해 꼼꼼히 본다면 하루도 족히 걸릴 이 공간을 우리는 건너뛰기도 하며 대충대충 지나쳤다.

 

머리가 아플 정도로 많은 것을 보았지만 흥미로웠다.

사람들에게 인기있었던 신비로운 이집트관은 다음에 다시 와 보고 싶다.

 

 

 

코로나로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못 하는 것이 아쉬웠지만, 집에서 해 먹을 점심도 기대가 되었다.

웅장한 시설 안에 담긴 역사 저 편의 신비롭기만 한 수많은 작품들과, 야외에서 우연히 마주친 배롱나무 연못은 나의 하루를 근사하게 만들어 주었다.

 

 

 

 

 

PICASSO

- INTO THE MYTH -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프랑스 파리 국립 피카소 미술관에 소장된 걸작 110점이 우리나라로 건너왔다.

세기의 화가 피카소의 회화, 조각, 판화, 도자기 등의 작품을 원본으로 감상할 수 있는 믿기지 않는 기회다.

 

남편과 나의 휴가가 일치해 평일 관람이 가능하게 되었음에도, 대기줄이 어마어마하다는 후기들을 읽고는 일찌감치 출발했다. 

 

 

30분 전 도착.

온라인으로 티켓 구매를 하였으나 발권을 위해 기다려야 했다. 우리보다 부지런한 팀들이 이미 줄을 서 있었다.

티켓팅은 9시 50분이 되어서야 시작되었고, OR코드 입력을 하니 대기번호가 24번이다.

처음 입장은 팀으로 37번 정도까지 입장하였으니 한 100명 정도일까?

 

인원 제한 덕에 쫓기지 않고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의 학살(1951)

내부 사진 촬영이 금지된 관계로 관람 전 후, 홀과 아트샵 등에 있는 작품들을 열심히 담았다.

 

스페인 내전 당시 나치군이 게르니카 지역을 비행기로 폭격하는 장면을 그린 <게르니카(1937)>, 식탁 아래 뒤죽박죽 뒤섞인 시체들을 그려 낸 <시체안치소(1944-45)>와 더불어 피카소 반전 예술 3대 걸작 중 하나인 작품 <한국에서의 학살(1951)>이다. 한국전쟁이 모티브가 되었다는 이 작품은 오늘 꼭 감상해야 할 작품 중 하나였다.

 

흑백의 인물들 뒤로 희미한 색채를 띄고 있는 배경을 보니 묘한 슬픔이 느껴진다.

 

 

 

마리테레즈의 초상(1937)

오늘 가장 많이 눈에 띈 그림일 듯한 <마리 테레즈의 초상(1937)>

여인과 뗄 수 없었던 그의 예술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주었을 여인 중 하나인 마리 테레즈의 초상이다.

젊고 눈부시게 아름다웠다던 그녀의 모습은 회화, 조각, 판화 등에 자주 등장하였고 알쏭달쏭한 피카소 작품이지만 그녀의 모습이 가장 부드럽고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했다.

 

 

 

 

꿈(1932)

"지금 잠들어 있는 그녀의 모습이 어쩌면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 있을까"라는 피카소의 말처럼 <꿈(1932)>은 따뜻하고 평화로워 보인다.

 

 

 

팔장을 끼고 앉아있는 여인 (1937) / 파란모자를 쓴 여인 상반신 (1944)

<팔짱을 끼고 앉아있는 여인(1937)>은 마리 테레즈를, <파란 모자를 쓴 여인 상반신(1944)>은 마리 테레즈와 헤어진 후 만난 도라마르라는 여성을 그린 작품이다. 마리 테레즈의 모습은 <꿈>에서 보다는 차갑고 우울해 보인다. 

 

 

"나는 보는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것을 그린다."_파블로 피카소

 

 

'그의 그림은 독특하고 이해하기 쉽지 않다'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나에게 오늘의 관람은 파카소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 주었다. 난해하지 않은 작품들이 정말 많이 있었고, 조각이나 도자기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들도 아름답고 대단했다.

 

 

 

지중해 해안의 풍경을 담은 <주앙래팽의 풍경(1920)>과 아들 폴을 그린 <피에로 복장의 폴(1925)>,

 

 

 

푸른 색감이 인상적인 말년에 그린 풍경 <칸느 해안(1958)>,

 

 

 

이 외에도 이게 피카소 작품이야?라는 생각이 드는 것들이 많았다.

 

 

"나에게 미술관을 달라, 나는 그 안을 가득 채울 것이다."_파블로 피카소

 

 

5만 점이 넘는 작품을 남긴 그는 아흔 넘어까지 작품 활동에 몰두한 믿기지 않은 열정을 가진 예술가였다.

세기의 화가라 불리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아트샵에는 다양한 피카소 관련 굿즈들이 있었다.

 

 

 

눈길을 끄는 머그, 오늘 봤던 익숙한 그림이 새겨진 엽서와 마그넷, 학용품류 등 다양했다.

마음에 드는 포스터를 구입해 예쁜 액자에 담아 두어도 좋겠다 라는 생각도 했지만 이러다간 끝도 없다.

 

냉장고를 장식한 마그넷들에 식구 하나를 더 데려가는 것과, 피카소 관련 상품은 아니지만 남편의 휴대용 약통 하나를 구입하는 것으로 만족했다.

 

시간을 내어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미술관을 빠져나오니 뜨거운 햇살과 후끈한 공기가 여름휴가 중 임을 일깨워 주었다. 특별한 날 특별한 음식을 먹기로 하고 식당으로 향했다.

 

 

 

 

 

 

발재반점

 중화요리 

 

고궁을 거닐며 꿈과 같은 시간을 보낸 후 광화문을 빠져나오니, 그 새 늘어난 경찰 인력들과 산성처럼 느껴지는 차벽이 나의 꿈을 깨우고 말았다.

 

점심으로 자장면 한 그릇씩 먹기로 하고 더케이 트윈타워 B동 지하로 내려갔다. 직장인들의 점심을 책임질 식당 몇이 있었는데 깔끔하고 좋아보였다. 

늘 먹는 자장보다 걸쭉한 소스에 쫄깃한 면발이 고급스럽고 맛있었다.

 

 

 

대한민국 역사 박물관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부터 걸으면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작품명이 사랑이었던가? 날씬하게 서있는 한 가족의 모습이 재미나 보인다.

 

 

 

옥상정원

 

광화문 일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옥상정원으로 먼저 올라갔다. 

 

 

 

 

인왕산 능선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뒤쪽에 서있는 북한산.

높게 솟은 북악산 앞으로 청와대의 파란 지붕, 그리고 그 앞으로 경복궁과 광화문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좀 더 가까이 보니 광화문을 둘러싼 차벽과 고궁 안의 사람들마저 보인다.

 

 

 

마치 경복궁의 안내도를 보듯 오늘 직접 보았던 주요 건물들의 위치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이곳이 전망대로는 최고다.

 

 

 

 

역사관

 

 

체험관, 어린이 박물관, 기획전시 등 다양한 주제의 전시와 체험 공간들이 있었다.

우리는 그중 역사관을 둘러보았다.

 

이곳에서는 한국 현대사의 여정을 파노라마처럼 조명할 수 있었는데, 상세하고 친절한 설명들은 교과서를 보는 것과는 천지차이였다. 파란만장한 역사를 돌아보며 슬퍼하고 원통해하거나 혹은 대견한 마음으로 천천히 둘러보았다.

 

 

 

1부 1894~1945 / 자유, 평등, 독립을 꿈꾸며

 

근대국가를 수립하기 위한 끈질긴 노력과,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처절한 저항, 새로운 문화와 교육으로 변화해 가는 선조들의 삶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2부 1945~1987 평화, 민주, 번영을 향하여

 

광복 이후 정부 수립 과정과 6·25 전쟁, 민주사회와 삶의 기본권을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코너.

 

 

 

3부 1987~ 나~ 대한민국 ~세계

 

<영화 1987> 마지막 장면. 울면서 무언가에 끌리듯 버스 위로 올라가 '호언 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던 한 여대생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그 어마어마했던 시민들의 연합, 6월 민주항쟁 이후 민주화와 세계화, 남북관계의 변화, 네트워크의 발전 등으로 변하고 있는 우리 사회와 삶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1994년 7월 8일. 남북정상회담을 며칠 앞두고 사망한 김일성. 그다음 날 신문기사이다. 

 

소설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에서 진솔이 건에게 건넨 말 "김일성 죽었을 때 어디서 뭐 하고 있었어요?"가 생각났다.

서로의 옛날을 모를 때, 동시에 같은 날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알게 되면 조금 더 가까운 느낌이 드는 것 같아 대부분 다 기억할 수 있는 날을 묻는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정말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남편은 이 날의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하고 있는 사람 중 하나였다.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았다.

어린이들과 함께 와서 둘러보고 이야기 나누며 체험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박물관을 나오는데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비를 잔뜩 머금은 구름이 여태껏 잘 버텨주었다. 

커피 두 잔을 테이크 아웃한 후, 인근 카카오 T 주차장으로 향했다.

 

경복궁에선 조선시대의 체취를, 역사관을 둘러보며 대한민국 근대사의 발자취를 따라다닌 오늘.

선조의 노력과 희생을 담보로 누리고 있는 지금의 현실이 너무 감사했다.

 

크던 작던, 지도자던 시민이건, 목숨을 아끼지 않던 작은 노력을 하던, 우리는 자기 자리에서 현재를 그리고 미래를 지켜야 한다. 올바른 역사관을 가지고 말이다. 하루하루 허투루 살아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해를  무사히 살아 수고했단 의미로 나에게 주는 선물, 연말 공연.

 

19년에는 뮤지컬 우리들의 사랑.

故 김광석의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제작한 같은 기획사의 작품이다.

 

 

 

대학로

예그린 씨어터

 

 

 

지금은 고인이 된 가수

김현식, 유재하, 김광석의 노래들로 채워지는 공연이다.

 

 

 

 

 

 

그들은 천국에서 밴드를 결성하여 매일 라이브 공연을 하며 지낸다.

 

현실세계를 내려다보던 중, 자신들을 멘토로 가수의 꿈을 가지고 살고 있는 초희라는 친구를 알게 되고,

그녀의 고단한 삶에 힘을 주는 수호천사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다.

이후 그녀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며, 데뷔 공연까지 함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스토리의 재미난 가벼움과, 가슴을 울리는 그들의 묵직한 노래는 의외로 잘 어울리며, 너무나도 멋진 공연을 만들어냈다.

 

 

 

 

 

 

 

이 모든 곡들을 Live로 들을 수 있다.

 

김광석을 좋아하는 나는, 그의 노래들로 채워질 때는 어김없이 함께했다.

오랜만에 듣는 유재하의 아름다운 노래들.

김현식의 노래는 다 알지는 못했지만, 다시 찾아서 들어보고 싶은 노래들이었다.

 

 

 

 

 

 

 

Ticket 가격은 잘 찾아보면 할인받는 방법들이 있다.

SSG.COM 에서 싸게 구입했다.

 

 

 

 

 

 

할인해서 구입한 표라 자리가 안 좋을까 봐 좀 신경이 쓰였는데,

오른쪽 끝 부분이긴 했지만, 의외로 무대가 잘 보였다.

 

 

 

 

 

 

 

가수를 꿈꾸는 초희와, 그녀의 유머러스한 친구 지언

 

 

 

 

 

 

막내 김광석과, 술을 좋아하는 맏형 김현식

 

 

 

 

 

 

히트곡이 많이 없어 놀림받는 유재하와, 카리스마 저승사자 멀티맨

 

이 모든 출연진들은 끼가 대단했고, 노래는 물론이고 연기마저 잘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감동적인 무대였다.

 

 

 

 

 

 

 

 

 

공연 중에는 사진 찍는 것이 금지되었지만,

앙코르곡을 부를 때부터는 사진과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였으며

자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모두 일어나서 몸을 들썩거리며 떼창도 했다.

 

 

 

 

 

 

 

 

감동의 여운으로 부푼 마음과, 점심을 걸러 주린 배를 동시에 느끼며 

미리 봐 두었던 인도 요릿집을 찾아가던 중

한 식당 앞, 크리스마스 장식물을 만났다.

 

 

어둑해진 거리 풍경과 너무 잘 어울렸다.

 

 

 

 

 

 

 

 

 

 

 


해우재 박물관

(Mr.Toilet House)


해우재는 '근심을 푸는 집'이라는 뜻으로

사찰에서 화장실을 '해우소'라고 하는데서 비롯된 단어다.


아름다운 화장실문화운동의 선구자인

Mr. Toilet, 심재덕.

 그는 화장실 문제를 국제무대에서 다루는 
세계화장실협회(WTA)를 창립한 주인공이다.

 

30여년간 살던 집을 허물고 변기 모양의 집을 지은 후
그 이름을 바로 해우재라고 하였다.


사후, 고인의 뜻에 따라 수원시에 이를 기증하였고,

리모델링을 거쳐 재탄생되었으며,

지금은 일반인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길 건너편 문화센터 전망대에서 찍은

해우재 모습



박물관 앞에 심재덕 선생님의 동상과 똥모양의 조형물이 보인다.


해우재는 정말 아담했다.

돌아보는 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모든 시설들이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져 있었고,

잘 꾸며지고 기획된 박물관은 어린이들에게 매우 유익해 보였다.



길 건너 문화센터 건물에는


해우재화장실

똥도서관

어린이체험실

세미나실 등이 있다.


똥도서관에는 온갖 똥에 대한 책들이 모여있었다.

(추억의 책 응가하자 끙끙 도 찾을 수 있었다.>_<)


위 사진은 도서관 들어가기 전 휴게공간이다. 창 너머로 보이는 비에 젖은 풍경이 멋스럽다. ▣



해우재의 야외전시는 정.말. 최고다.

재미난 조형물들로 똥과 뒷간의 역사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었다.


(비가와서 야외전시들을 사진으로 남기진 못했지만)

날이 좋을 때 야외에서 한참을 머무르며 시간을 보내도 좋을 듯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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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이대로 돌아가기 아쉬워 찾아간

근처 Cafe


RUBINO COFFEE



3층 건물을 단독으로 쓰고 있었다.


우리는 1층에 머물기로!

2,3 층은 주문 후 입구로 다시 나가서, 계단으로 이동해야 했기에...




1층은 Brown & Green Color 배경에 고급스럽고 중후한 느낌이었다.


각 층마다 분위기가 다르다고 한다.

2층은 White, 3층은 루프탑으로 Pink 가 메인 컬러다.


 단체모임이나 촬영 등, 대관 프로그램도 진행하는, 나름 유명한 Cafe인 듯 했다.



우리가 주문한

민트초코라떼, 레드벨벳라떼


음료의 색감과 동일한 맛이었다.

많이 달진 않지만 충분히 맛있는 정말 부드러운 맛이다.


좀 앉아있다가 2, 3층을 가볼까도 했었지만,

비도 오고... 실은 너무 편안해서 1층에만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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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멀리 이동하지 않았지만

왠지...

낮선 곳을 찾아 멀리 여행을 한 듯한 느낌이 드는 날이었다.


해우재도 루비노도 전혀 생각지 못했던 공간들.


세상에는 참... 각자의 인생을 의미있게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넘쳐난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정말... 그렇다.







오랜만에 방문한

과천 현대 미술관




백남준의 작품 다다익선

 기계 노후화와, 브라운관 텔레비전의 생산 중단으로

상영되지 않는다는 안내가 쓰여 있었다.


미술관 올 때 마다,

트레이드 마크처럼 느껴졌었는데... 좀 아쉬웠다.





라운지 D


미술관 안에 있는 식당이다.

넓은 홀에 깔끔하고 분위기도 굿~

수제피클은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었고 너무 맛있었다^^

새우볶은밥과 스파게티를 시키고 함께 먹었다.




사소한 기념비


미술관을 돌아다니다가 색다른 작품을 만났다.

팽목항 주변에서 발견한 다양한 재료들을 조합해

그 위에 랲으로 수십 번 감싸 만든 작품.


세월호에서 희생된 분들을 기억하고 애도하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만들었을 그 정성이 느껴졌다.

이 304개의 작은 기념비 하나하나가 눈물같이 무척 슬프게 느껴진다.


화창한 봄날, 맛난 것도 먹고, 좋은 작품들도 보았던

알찬 하루



***







 

광화문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청와대 사랑채로 걸어가기로 했다.

 

 

 

 

 

이 아름다운 광화문 근처가... 부디... 정의롭소란스러웠으면...

 

길을따라 15분 정도 걸으면 이곳 청와대사랑채가 나온다.

 

 

 

입장! (무료관람)

 

 

청와대 사랑채는 한국의 관광지, 청와대 및 역대 대통령 발자취를 이해할 수 있는 종합관광홍보관이다.

1층은 한국관광전시관·기념품점·쉼터로, 2층은 청와대관·국민소통체험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둘러보는 내내 감탄할 정도로, 너무도 단정하고 깔끔하게 잘 전시가 되어있었다.

간단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등도 마련되어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 오면 좋은 경험이 될 듯 싶다.

 

기념품점에서 뭘 살까 하다가... 메모자석과 Travel Tag 하나를 샀다.

 

 

 

 

나오는 길에 진짜 청와대를 만났다:)

 

 

 

 

뒷 산의 중심에 푸르게 서있는 청와대.

오오, 왠지 그림같다.

 

창덕궁근처까지 한.참.을 걸어서 찾아간 

Burger Bang 에서 수제버거를 먹고,

 

광화문으로 돌아오는 길에 호떡을 사먹었다. 가성비 최고다.

길에서 만난 서울교육박물관

내부를 잠시 둘러보았는데, 한국 교육의 발전을 살펴볼 수 있는 아담한 박물관이었다. 

 

 

 

Cafe는 또 들러줘야..ㅎㅎ사실 광화문은 가끔 나오지만 좋은카페는 잘 모르겠다.대충 눈에 들어오는 Cafe 입장.

 

 

 

 

 

카페라떼와 카푸치노

 

따뜻한 커피와 함께 하루의 일정을 정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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