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재반점

 중화요리 

 

고궁을 거닐며 꿈과 같은 시간을 보낸 후 광화문을 빠져나오니, 그 새 늘어난 경찰 인력들과 산성처럼 느껴지는 차벽이 나의 꿈을 깨우고 말았다.

 

점심으로 자장면 한 그릇씩 먹기로 하고 더케이 트윈타워 B동 지하로 내려갔다. 직장인들의 점심을 책임질 식당 몇이 있었는데 깔끔하고 좋아보였다. 

늘 먹는 자장보다 걸쭉한 소스에 쫄깃한 면발이 고급스럽고 맛있었다.

 

 

 

대한민국 역사 박물관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부터 걸으면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작품명이 사랑이었던가? 날씬하게 서있는 한 가족의 모습이 재미나 보인다.

 

 

 

옥상정원

 

광화문 일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옥상정원으로 먼저 올라갔다. 

 

 

 

 

인왕산 능선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뒤쪽에 서있는 북한산.

높게 솟은 북악산 앞으로 청와대의 파란 지붕, 그리고 그 앞으로 경복궁과 광화문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좀 더 가까이 보니 광화문을 둘러싼 차벽과 고궁 안의 사람들마저 보인다.

 

 

 

마치 경복궁의 안내도를 보듯 오늘 직접 보았던 주요 건물들의 위치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이곳이 전망대로는 최고다.

 

 

 

 

역사관

 

 

체험관, 어린이 박물관, 기획전시 등 다양한 주제의 전시와 체험 공간들이 있었다.

우리는 그중 역사관을 둘러보았다.

 

이곳에서는 한국 현대사의 여정을 파노라마처럼 조명할 수 있었는데, 상세하고 친절한 설명들은 교과서를 보는 것과는 천지차이였다. 파란만장한 역사를 돌아보며 슬퍼하고 원통해하거나 혹은 대견한 마음으로 천천히 둘러보았다.

 

 

 

1부 1894~1945 / 자유, 평등, 독립을 꿈꾸며

 

근대국가를 수립하기 위한 끈질긴 노력과,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처절한 저항, 새로운 문화와 교육으로 변화해 가는 선조들의 삶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2부 1945~1987 평화, 민주, 번영을 향하여

 

광복 이후 정부 수립 과정과 6·25 전쟁, 민주사회와 삶의 기본권을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코너.

 

 

 

3부 1987~ 나~ 대한민국 ~세계

 

<영화 1987> 마지막 장면. 울면서 무언가에 끌리듯 버스 위로 올라가 '호언 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던 한 여대생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그 어마어마했던 시민들의 연합, 6월 민주항쟁 이후 민주화와 세계화, 남북관계의 변화, 네트워크의 발전 등으로 변하고 있는 우리 사회와 삶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1994년 7월 8일. 남북정상회담을 며칠 앞두고 사망한 김일성. 그다음 날 신문기사이다. 

 

소설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에서 진솔이 건에게 건넨 말 "김일성 죽었을 때 어디서 뭐 하고 있었어요?"가 생각났다.

서로의 옛날을 모를 때, 동시에 같은 날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알게 되면 조금 더 가까운 느낌이 드는 것 같아 대부분 다 기억할 수 있는 날을 묻는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정말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남편은 이 날의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하고 있는 사람 중 하나였다.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았다.

어린이들과 함께 와서 둘러보고 이야기 나누며 체험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박물관을 나오는데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비를 잔뜩 머금은 구름이 여태껏 잘 버텨주었다. 

커피 두 잔을 테이크 아웃한 후, 인근 카카오 T 주차장으로 향했다.

 

경복궁에선 조선시대의 체취를, 역사관을 둘러보며 대한민국 근대사의 발자취를 따라다닌 오늘.

선조의 노력과 희생을 담보로 누리고 있는 지금의 현실이 너무 감사했다.

 

크던 작던, 지도자던 시민이건, 목숨을 아끼지 않던 작은 노력을 하던, 우리는 자기 자리에서 현재를 그리고 미래를 지켜야 한다. 올바른 역사관을 가지고 말이다. 하루하루 허투루 살아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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