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봤다.


82년생 김지영



책을 읽은 지 꽤 되었다고는 하지만

많은 부분이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이런 몹쓸 기억력)


그러나 책을 읽을 당시의 느낌은 기억을 하고 있다.


난 82년 보다도 전 세대이지만

유년기, 청소년기, 직장생활 그리고 결혼과 출산,

육아를 거치며 전개되는 지영씨의 모습이

너무도 나의 모습이라


한 권의 책을 읽는다기 보다는

그냥 친구들과 수다 떨며 푸념하는

느낌으로 읽었던 책이다.


 흥미로운 사건이나 반전도 없이 

너무도 잔잔한 사실들이라

단숨에 읽긴 했었지만

조금 지루한 면도 있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영화를 본 후,

다시 책을 읽어 보았다.




책과 영화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내 생각에 가장 큰 차이는

남편의 역할인 듯 보인다.


책 속 남편의 이미지는 착하지만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으며

 소극적이여 보인다.


그러나 영화 속 남편 공유는

공감하고 따뜻하며 인간적이다.


(도깨비를 보지도 않았고, 공유를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이 영화를 보고는 조금 호감이 생긴다^^)


영화는 사실 책을 읽었을 때 보다 더 감동적이었다.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를 본 후

아껴 두었던 무료쿠폰을 쓰기로 하고 찾아 간 


오블라디


점심으로 아메리카노와 빵을 먹으며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세월이 지나 많은 것이 변했지만

그 변화 속에서도

미로 한 가운데 서 있는 듯

바뀌지 않는 것들이 있다.


세상은 애초에 완전히 정의로울 수 없는

부조리한 것이어서 일까.


이 영화는 여성들만의 영화도,

82년생 만의 영화도 아닌 듯 하다.


이 온전치 못 한 세상에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남성과 여성

82년생, 72년생 그리고 그 이전의 세대들

또 앞으로 살 날이 훨씬 많은 우리 자녀들까지도 말이다.


삶을 살아가는 모두를 응원하고 싶다.


지치지 말고

상처받지 말고


서로 배려하고 사랑하며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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