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궁에서 나와 서울역사박물관 쪽으로 걸었다. 박물관 뒷마당은 자연스레 궁과 연결되는 동선이다.
무료로 관람할 수 있고, 온라인 예매를 해두면 편하다.
서울 역사박물관
인상적인 색감의 건물과 역사가 담긴 조형물들이 고풍스러운 나무들과 어우러져 독특한 느낌을 주었다.
후문으로의 출입이 통제되어 정문 쪽으로 이동했다.
온라인 예매를 해 두어 QR 체크 없이 체온계의 울림을 듣고 입장했다.
넓은 계단과 높은 천장이 분위기를 압도한다. 탄성이 절로 났다.
해외여행 시 방문했던 한 박물관 느낌이 나기도 했다.
야외마당과 4층 건물 안에는 다양한 전시와 볼거리들이 있었지만 우리는 한 두 가지만 둘러보기로 했다.
1층 로비에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같은 층에서는 '여의도'라는 주제의 기획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국회의사당과 63 빌딩, KBS가 있는 한강 사이의 섬' 정도로 알고 있었던 곳.
높은 빌딩 구경과 방송사 견학을 어린 나의 아이들과 갔었고, 높은 건물 아래층에서 시댁 식구들과 근사한 코스요리를 먹은 기억도 있다.
서울의 다른 지역과 다르지 않았던 여의도의 역사를 되짚고 전시를 하니 의미가 있다. 특별하고 다시 보인다.
사람이던 사물이던 자세히 들여다 보고, 의미를 부여하고, 생각하면 그럴 것 같다.
기증유물 전시 5실에서는 '정범태의 결정적 순간'이라는 타이틀의 사진 전시를 볼 수 있었다.
오십여 년 동안 서울의 현장을 목격하고 담은 한 사진작가의 흑백사진들이 따뜻한 색의 벽면에 걸려있었다.
또 다른 기증유물 전시실에서는 단체나 개인에게서 받은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전시를 보다 보니 집에 버리지 않고 모아 둔 물건 몇 가지가 생각났다.
참 옛날 사람이구나........ 조금 씁쓸해지기도 했다.
야외 전시에는 흥선대원군의 조부와 아들, 손자의 신도비가 세워져 있었고, 마지막 전차 381호의 모형과 다양한 전시물들도 볼 수 있었다.
가을과 함께 탐스럽게 익어가는 감나무의 열매는 언제 보아도 예쁘다. 단순하지만 화려하다.
잎이 크고 열매가 굵직하며 색감의 대비가 강렬하다.
경희궁의 쓸쓸한 분위기와 서울 역사박물관 마당의 신비로운 모습이 이 계절과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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