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문학촌

 

 

김유정 생가를 보기 위해 온 이곳은 그야말로 작은 마을이다.

생가를 비롯해, 김유정 기념 전시관, 김유정 이야기집, 민속공예 체험관, 야외무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김유정 생가

 

매표소에서 표(2,000)를 구입하면 생가와, 전시관, 그리고 김유정 이야기집 모두를 관람할 수 있다. 

문을 들어서면 김유정 생가가 자리하고 오른쪽이 김유정 전시관이다.

김유정 생가는 조카 김영수 씨의 기억과 마을 주민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고증을 통해 복원되었다고 한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작은 연못과 정자였다. 나름대로 다리도 놓고 구색을 갖추었다.

일제강점기 시대 대지주였던 김유정 일가는 소문난 부자였다고 한다.

 

 

 

 

정자 쪽에서 바라본 초가지붕 아래 커다란 집은 그 당시 지주들의 가옥형태를 잘 보여주고 있다.

기와지붕 건물은 김유정 기념전시관이다.

 

 

 

 

마당에 <동백꽃> 소설 속 장면을 동상으로 재현해 놓았다. 점순이가 주인공 몰래 닭싸움을 붙이는 장면이다.

 

 

 

 

언덕을 오르니 전시관 옆으로 김유정 동상이 서있다. 얼핏 봐도 훈훈한 문학도의 모습이다.

 

 

 

 

당시 보기 드물었다는 'ㅁ'자 형태의 규모 있는 한옥이다. 기와 골격에 초가지붕을 한 건물은 낯설었다.

 

 

 

 

짚이나 갈대 등으로 이엉을 엮어 얹은 이유는 당시 가난한 사람들이 많아 집의 내부를 가리고,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전해진다.

굴뚝이 낮게 위치한 이유 중 하나도 밥 짓는 연기가 높게 올라가지 않도록 하여 끼니를 거르기 일수였던 이들에 대한 배려의 의미도 있었다고 하니 부자로 사는 것도 온전히 편안하고 행복한 일은 아닌 듯하다.

 

 

 

 

초가지붕 덕분인지, 최근 많이 보았던 조선의 궁궐과 양반가옥에 익숙해져서인지 모르겠지만 대지주의 건물이 정말 소박해 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가옥 옆 마당에서 <봄봄> 작품 속, 장인과 주인공이 점순이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도 볼 수 있었다.

그의 작품에는 강자와 약자의 갈등 관계를 해학적으로 풀어내는 묘미가 있다. 그래서 비극적이기보다는 애잔하다.

 

 

 

 

구석에 자리한 우물과 지붕 아래 매달린 두레박도 볼 수 있었고, 디딜 방앗간 안에는 농기구들이 빼곡하게 보관되어 있었다. 방앗간 옆으로 외양간도 있으니 정말 없는 게 없다.

 

 

 

 

남편이 파노라마 기능으로 생가 일부를 담았다.

 

부족함 없는 소문난 부잣집임에도 보기 싫거나 거만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안채에 걸려있던 겸허라는 글씨처럼 그들의 삶이 그러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린 시절 부모를 잃은 슬픔, 실연의 고통, 투병 중에도 작품 활동을 이어간 그의 열정, 이른 나이에 세상을 마감한 작가의 삶에 대한 아쉬움 등이 시끄럽게 머릿속을 떠 다녔다.

 

 

 

 

 

김유정 기념전시관

 

전시관 안으로 들어가니 거대한 책 조형물에 봄봄의 첫 페이지가 적혀있다.

아담한 전시관이었지만 벽면을 두른 그의 생의 업적들과 이야기들은 방대했다.

 

 

 

 

이런 작품이 있었구나. 그의 지인들은 이랬구나. 연신 모르는 것 투성이었다.

조금 부끄럽기도 했지만, 이제라도 알게 된 것이 다행스럽기도 했다.

 

생가 대문을 나와 김유정 이야기집 쪽으로 이동했다.

 

 

 

 

 

김유정 이야기집

 

김유정 이야기집은 다양한 매체와 전시를 이용해 아기자기하면서도 화려하게 공간을 꾸민 곳이다.

천천히 둘러보다 보면 이야기를 듣는 듯 그에 대해 잘 알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김유정 이야기집'.  딱 그렇다.

 

 

 

 

'들병이 사상'이 궁금해 검색해 보니 남편 있는 여인이 주막으로 돌아다니며 술과 몸을 팔는 것을 '들병이'라고 했단다.

들병이가 윤리적으로 옳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당시에 살기 위해 행해졌던 이 일을 누가 나무랄 수 있겠나.

 

김유정은 소설 속에 지식인을 등장시켜 계몽을 외치지 않았다. 단지 지옥 같은 삶을 살아내려 발버둥 치는 사람들의 처절한 노력과 끈질긴 생명력을 사실감 있게 그려낼 뿐이었다.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지만 그의 최후는 가난 그리고 병과의 투쟁이었다. 결핵으로 투병하면서도 원고료 때문에 수필을, 소설을 쓸 수밖에 없었다. 피를 토해내면서도 글에 대한 열정을 놓을 수 없었다. 안쓰럽고 안타깝다.

 

 

 

 

30세의 나이에 생을 마감한 그의 업적은 하루하루가 얼마나 꽉 차있었는지 열정적이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해 준다.

 

 

 

 

그의 이름을 붙인 책방과, 시청각실에서 상영되고 있는 작품 애니메이션 등 작가를 사랑하는 마음과 관람객을 위한 배려가 동시에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실레마을은 김유정 문학관이 있는 춘천시 신동면 일대를 칭하는 말로 그의 작품의 무대가 되었던 동네이다.

 

다시 올 기회가 있다면,

교과서에 실려 읽었을 <봄봄>과 <동백꽃> 외 다른 작품들도 감상한 후, 따뜻한 봄날, 정겨운 그림지도를 손에 들고, 여유롭게 마을을 걸어다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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