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틀 대학로를 찾았다.

달달한 초콜릿을 아예 안 먹으면 몰라도 하나 먹으면 자꾸 손이 가는 것처럼, 오래 잊고 있었던 연극을 하나 보니 그 매력에 이끌려 또 찾게 된다. 오늘도 유료주차장에 종일 주차를 신청해 두고 낙산공원 쪽으로 올라가 보았다.

 

 

 

 

허름하고 인적이 드문 거리는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소박하고 정겹다.

 

 

 

 

흐렸던 하늘은 점차 여린 하늘빛을 띄었고, 벽화 마을답게 건물 벽 군데군데 칠해진 선명한 페인트의 색은 거리를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다.

 

 

 

공원 쪽으로는 계단으로도 성곽길로도 올라갈 수 있다.

천천히 오르다 보니 벽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천사 날개가 파란색의 벽에 그려져 있었다. 옆으로 주택들이 많았는데 눈이 많이 오면 어떻게 다닐까 걱정스러웠다.

 

 

 

 

지난해 낙산 공원 가는 길에 들렸던 개뿔 카페는 갤러리 카페로 바뀌어 있었다.

7,000원 음료 교환권을 구입하면 음료는 물론, 연결된 모든 박물관 관람이 가능했다.

지난번 방문했을 때, 카페라기에는 박물관 느낌이 더 난다고, 이곳에서 커피만 마시기는 아깝다고 생각했었는데 주인장의 부지런함과 아이디어가 결실을 맺은 듯하다.

 

 

 

 

낙산공원 조망지점까지 올라가 숨을 한번 가다듬고 대학로 쪽으로 내려왔다. 차가운 아침의 바람과 공기가 상쾌했다.

 

 

 

 

 

생일에 받았던 모바일 쿠폰을 쓰기로 하고 들어간 스타벅스.

공간은 작았지만 3층으로 올린 건물이라 앉을만한 자리가 꽤 있었고, 우리는 대학로 거리가 내려다 보이는 2층 통유리 창 곁에 자리를 잡았다.

 

어느새 겨울이 지나가고 있는지 두꺼운 외투를 벗어 들거나, 얇은 겉옷을 입은 젊은이들이 명랑하게 지나다녔다.

그들의 웃음이, 서투름이 참 보기 좋다 라는 생각을 하며 한동안 눈을 뗄 수 없었다.

 

 

 

 

 

뷰티풀 라이프

JTN 아트홀 4관

 

어제오늘 간 극장은 소극장이 아니다. 단독 건물을 사용하고 한 건물에 여래 개의 공연장이 있어 마치 영화관을 방불케 한다. 1층에는 감각적인 외관의 카페도 있다. 

 

 

 

 

표를 사기 위해, 혹은 입장을 위해 좁은 골목에 서서 한참 줄을 섰던 풍경 대신, 넓은 Ticket Box에서 예매한 표를 교환하고 준비된 의자에 앉아 대기할 수 있었다. 

지난주 끝난 공연, <바람이 불어오는 곳> 포스터가 아직 화면에 걸려 있었다. 

 

 

 

 

 

연극 <늘근 도둑 이야기>를 제일 앞 열에서 부담스럽게 보고도, 오늘 볼 연극도 1열 중간으로 예매한 우리가 우스웠다.

 

 

 

 

오늘의 캐스팅은 정경식, 김효진 배우다.

 

 

 

 

4관 구석 대기실에 마련된 포토존이다. 연극의 한 배경이라고 해서 사진을 남겼다. 실제 무대의 대포집과는 차이가 있었지만 세심한 배려와 이벤트에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연극이 끝난 후, 무대에 밤이 내려앉았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청춘들이 사랑을 시작하고, 수많은 사연을 겪으며 그 사랑을 지켜내고 노년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재미있게도 감동적으로도 그린 연극이다.

 

 

 

 

 

오해와 이별, 서운함과 다툼, 위기와 시련이 반복되지만 그 인생을 추억하며 따뜻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통스러운 삶이었지만 아름다운 생이라고 말할 수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사랑의 기억, 사랑의 추억, 모든 시련을 견딜 수 있게 하는 사랑의 힘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 후, 배우들의 모습을 담을 수 있었다.

일인 다역을 열심히 소화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고, 젊은 두 배우가 20대부터 70대까지 연기할 수 있다는 게 정말 놀라웠다.

 

큰 웃음도 잔잔한 감동의 눈물도 준 연극.

Beautiful Life.

 

 

 

 

 

 

 

며칠 미세먼지와 비 그리고 쌀쌀함이 모두를 움츠러들게 했다.

오늘은 모처럼 맑은 날씨.

 

오전 8시. 계획했던 낙산공원으로 서둘러 나섰다.

 

아무래도 밖에서 식사는 좀 그래서 간단히 샌드위치를 준비해 출발~

오전이라 차도 안 막히고 가는 길이 경쾌하다.

 

물론 낙산공원 주차장에도 가볍게 차를 댈 수 있었다.

 

 

 

 

 

그토록 와보고 싶었던 이 곳. 입구부터 고급진 튤립이 반긴다.

네덜란드의 국화. 다양한 색과 그 자태가 귀부인처럼 고급스럽다.

 

 

 

 

 

입구부터 펼쳐지는 오솔길은 정말 꿈길 같다.

푸릇푸릇한 잎들의 눈부심과 사이사이 장식된 꽃들의 아름다움이 현실인지 꿈길인지 모를 정도다.

얼마를 걸으니 제2 전망광장이 나온다. 

 

 

 

 

날이 좋아 서울 도심의 복잡함과 먼산의 풍경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야경도 멋질 거라 생각하며 여름밤 다시 오기로 다짐한다.

 

 

 

 

 

제1 전망광장을 지나 동대문이 있는 흥인지문 공원 쪽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비밀의 장소처럼 숨어있는 정자가 있어 가보니 낙산정이다.

하늘과 산과 나무와 꽃 그리고 쉼 없이 들리는 새소리에 조금 쉬어가고 싶은 기분이 절로 든다.

 

 

 

 

성곽을 따라 공원까지 내려오는 길은 그리 멀진 않았다.

 

 

 

 

흥인지문 공원 위에서 바라본 동대문과 종로거리의 모습이다.

멀리서 바라보니 한눈에 주변 풍경이 보이며 선명해진다.

 

낙산공원 주차장으로 되돌아가는 길에는 이화동 주택가 쪽으로 걸어 올라가

찜해놓은 Cafe에 들리기로 했다.

 

 

 

 

 

 

가는 골목마다 오래된 주택을 개조한 Cafe 들과 벽화도 간간히 보인다. 

경사가 매우 가팔라서 눈이 오거나 비가 올 때는 주민들 이동이 굉장히 어려울 듯싶었다.

 

낙산공원의 아침 공기와 고요함

꿈길 같은 오솔길과 성곽길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서울 도심의 모습

그리움을 주는 이화동 주택가 풍경

그 안에서 일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

소박하게 생겨난 Cafe 들과 전시관들

 

파란 하늘 안에 담긴 모든 풍경들이 너무 시리도록 아름다웠다.

 

 

 

다음 목적지 Cafe 개뿔에서 잠시 쉬며 여유있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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