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게 기다리는 누군가가 돌아오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이야기.
연극 <돌아온다>.
결국 다시, 올 것이라는 확신에 찬 기운이 느껴지는 제목이다.
초여름 예술의 전당은 푸르고 맑았다.
오페라하우스, 한가람미술관, 서예박물관, 음악당 등 전시공간과 야외무대를 갖추고 있는 이곳은 정말 거대했다. 수십 가지의 목적을 가지고 왔을 다양한 사람들의 얼굴은 저마다 행복해 보였다.
둥근 오페라하우스 옆, 음악분수 근처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시계의 두 바늘이 겹쳐지자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분수쇼는 시작되었고, 음악의 클라이맥스 부분과 마지막에 거대한 물줄기가 솟구쳐 올랐다 떨어졌다.
주위의 모든 것들이 영화에서나 볼법한 세련되고 여유로운 풍경처럼 느껴졌다.
CJ 토월극장
오페라하우스에 자리한 CJ 토월 극장 로비에는 연극을 홍보하는 거대한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기둥마다 출연자들의 얼굴이 담긴 포스터가 둘러져 있었다.
출연진들의 연기가 담백하고 좋았다. 주연 조연의 차이 없이 모두 감동적인 연기를 보여 주었고, 무거운 이야기임에도 중간중간 유머 코드가 극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었다.
"여기서 막걸리를 마시면 그리운 사람이 돌아옵니다."
막걸리를 파는 한 식당 벽에 걸린 글씨에 의지해 매일같이 이곳을 찾는 사람들.
이들은 사랑하는 이를 극적으로 만나기도 하고, 기다리던 이가 영영 돌아오지 않기도, 오히려 그를 떠나보내기도 한다.
기다리던 아들의 제대 소식이다.
'기다린다'가 이제 이번 주말이면 '기다렸다'로 바뀐다.
입대 초기, 슬프고 아픈 기다림이었다면 지금은 행복하고 설렌다.
아들의 제대 후, 또다시 무언가를 향한 기다림은 계속되겠지만, 기다림과 그리움이 있기에 우리의 삶은 빛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기다리는 모든 사람들에게 '돌아온다'라는 메시지는 희망이요,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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