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 초판본>
오랜만에
책꽃이에서 오래된 시집을 꺼내 본다.
찾아 보니,
이 시집은 2012년
<흔들리며 피는 꽃>으로 새로 출간되었다.
도종환 님의
『늦깍이』라는 시가 마음에 들어온다.
***
늦깍이
고통 속에서 깨달음을 얻고
깨달음 때문에 고통은 깊어갑니다.
이별이 온 뒤에야 사랑을 알고
사랑하면서 외로움은 깊어 갑니다.
죽음을 겪은 뒤 삶의 뜻 알 것 같아 고개 드니
죽음이 성큼 다가섭니다.
우리가 사는 이 짧은 동안
잃지 않고 얻는 것은 없으며
최후엔 또 그것마저 버리게 됩니다.
- 도종환 -
늦깍이
늦게 깨달은 세상 이치
우리 삶은 순간순간
잃어버리고 살 수 밖에 없는 것이니
하루하루
버리고 살자.
움켜쥐기 보다는
내려놓고
비우고 살자.
그래야...
얻는 것도 있지 않겠는가.
늦깍이면 어떤가?
지금이라도 실천하면 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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