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친정엄마와 2박 3일> 연극을 친정엄마와 봤다.
그리고 친정엄마와 1박 2일을 함께 보냈다.
남편의 고마운 배려였다.
여든이 넘은 배우 강부자의 열연은 감동적이었고, 연극은 친정엄마와 나뿐 아니라, 친정아빠와 나, 나와 나의 자녀들의 관계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이른 점심상을 정성스레 장만해 배불리 먹고, 마당이 예쁜 아트센터에서 연극을 봤다.
백화점에서 사위에게 옷 하나 사주고 싶다는 엄마의 바람에 이끌려, 못 이기는 척 유명 브랜드의 여름옷 하나를 얻어 입은 남편과 엄마의 미소가 싱그러웠다.
선선한 초저녁 바람을 맞으며 수원 화성행궁을 한 바퀴 돌고, 치킨 거리 가장 핫한 가게에서 엄마가 좋아하는 양념치킨이 들어간 반반 치킨을 포장했다.
집으로 돌아와 과일맥주 한 캔을 나누어 마시며 영화도 한 편 봤다.
여행 온 듯하다며, 가장 기억에 남는 어버이날 일거라며, 연신 고마워하고 좋아하시는 엄마의 모습에 나도 행복했다.
추운 2월, 아빠와 사별 후, 엄마는 강해져 있기도 약해져 있기도 했다.
엄마의 약한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본다.
엄마의 울컥하며 눈시울이 붉어지는 모습에서 나의 연약함이 엿보인다.
그러지 않았어도 됐는데......
지금도 그럴 필요 없는데......
모든 생명체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 때,
그때 비로소 인생을 이해할 수 있다. _톨스토이
연약한 엄마를 바라보며 나를 되돌아본다.
군에 있는 아들의 반가운 목소리, 서울살이 하고 있는 딸이 손편지를 써 올린 카톡 메시지, 그 안에 담긴 내용은 나의 눈시울과 코를 쨍하게 만든다. 가슴이 조여 오는 감동을 준다.
그렇게....... 어버이날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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