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행사 관계로 1층 서가를 구경하지 못했었다.

오늘은 이곳에서 한참 시간을 보내리라 작정하고 온 길이다.

 

 

 

 

노들 서가

 

 

한강 위 작은 섬 북카페, 정말 낭만적이다. 

 

 

 

 

 

2층 입구로 들어서면 한쪽에 카페 B o o o C 이 있다. B와 C 사이 [ooo].

사이에 놓인 소중한 것들을 잃지 말자는 의미인가? 카페 이름 붘(booc)이 서가의 북(book)과 어울리며 재미나다.

 

 

 

 

체온을 재고, QR 체크를 하니 놀이공원 마냥 프리패스 종이 팔찌를 채워 준다.

손 소독을 하고 서가로 입장하면 작가들이 추천하는 책들을 모아놓은 코너가 제일 먼저 눈에 띈다.

 

 

 

 

일상작가의 서재

책갈피처럼 사이에 꽂혀있는 카드에는 추천작가들의 짧은 서평이 쓰여 있다.

지난번 이곳에서 로맹 가리의 좋은 책 한 권을 소개받았었다.

 

 

 

 

곳곳에 앉을자리가 있어 차와 책을 즐길 수 있는 2층은, 지난번 한 예술가의 그림 전시가 있었을 때보다 여유로워 보였다.

 

 

 

 

설레는 마음으로 1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내려갔다.

식물원에 온 듯 키가 큰 나무 몇 그루가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고, 책뿐 아니라 다양한 전시들에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다. 

 

 

 

 

꿈꾸는 별책방

책 모양 갈색 상자에 넣어 포장된 책은 날짜 순으로 갈무리되어 있었는데 생일이 같은 작가의 책을 구입할 수 있는 코너였다. 

 

내 생일과 같은 날 태어난 작가가 없는 건지, 책이 팔렸는지 모르겠지만 그날의 책이 없어 아쉬웠다.

딸의 생일이 쓰여있는 상자가 눈에 띄어 꺼내보니 <Blind Date With a Book>이라고 쓰여있을 뿐, 작가의 나이도 성별도 알 수 없었다. 

 

책과의 블라인드 데이트. 정말 멋지다. 

 

<꿈꾸는 별 책방>을 검색해 보니 광명에 있는 한 독립서점이다.

그곳에는 나와 생일이 같은 작가의 책이 있을지 궁금했다. 

 

 

 

 

한장책

또 하나의 이벤트 한장책.

종이 한 장에 노래 가사가 새겨진 스탬프를 찍어 시나 운문을 만들어 보는 코너였다. 

완성 후, 책 모양으로 접어 카운터에 가지고 가면 선물도 준다고 한다. 우리는 스탬프 몇 개를 찍어 기념품으로 가져왔다.

 

 

 

 

예전에는 스탬프 없이 오롯이 글로 나만의 책을 만들었나 보다.

방문객들의 참여로 이루어진 책들은 인테리어에도 성공적 이어 보였다.

 

 

 

 

모레책

책문화를 생산하는 이들이 생각하고 그려왔던 이야기들이 한 뼘 작은 종이에 쓰여 있었고, 그중 마음에 드는 것들을 모아 나만의 위시 리스트로 만드는 이벤트다. 

<마음산책>, <그림책 공작소> 같은 익숙한 출판사들의 메시지도 있었고, <단추>, <파란 자전거>, <리타의 테이블>등 낯선 이름도 많았다.

 

그중 블라인드 데이트 북을 판매하는 <꿈꾸는 별 책방>의 한 뼘 종이가 나의 모레책 첫 페이지다.

 

♥ 우연히 만나,

♥ 더 특별해질 수 있는

♥ 인연이 있다고.

 

 

 

 

각 코너마다 다양한 출판사들의 대표 책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구입도 가능했다.

몇 권 사고 싶은 책들도 눈에 띄었지만 오늘은 책과 원 없이 놀았던 것으로 만족했다.

 

 

 

 

노들 버스커

음악의 섬 노들에서는 인디 뮤지션들에게 버스킹 무대와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었는데, 버스킹 장면들을 서가에서도 만나볼 수 있었다.

나만의 플레이 리스트를 메모지에 적어 벽면에 겹으로 빼곡히 붙여놓은 걸 보고, 나의 가장 사랑하는 곡들을 적어 흔적을 남겼다.

 

 

 

 

비마이비

"당신은 어떤 브랜드인가요?"

 

나의 일상을 브랜드 관점으로 바라보며 카드를 골라, 뒷 면 OR 코드로 자세히 알아보고 나만의 브랜드 관점을 알아볼 수 있는 코너였다.

 

카드가 예뻐 골고루 모아 가지다 보니 꽤 집어 들게 되었다. 

 

 

 

 

홀처럼 넓은 1층 한 공간에는 소원을 비는 돌탑 위에 올라간 소원초가 전시되어 있었고, 그 앞으로 철제 의자 여러 개가 편하게 놓여있었다. 위에 올려진 둥근 방석이 예뻐 보여 잠시 쉬어가기로 하고 주문을 위해 카페로 올라갔다.

 

 

 

 

호주식 카푸치노가 있었는데 맛이 부드럽고 향이 진한 커피라고 한다.

남편은 호주식, 나는 바닐라라테를 주문했다.

 

 

 

 

코코아 파우더가 올라간 쪽이 호주식 카푸치노다.

거품 위에 하얀 하트나 동그라미만 만들 수 있는 나로서는 가느다란 선들을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했다.

 

 

 

 

분홍 의자를 테이블 삼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겼다.

이것저것 기념품들이 담긴 작은 손가방에서 내가 만든 모레책을 꺼내 한 장씩 넘기며 읽어보니, 책 한 권으로 충분하게 느껴졌다.

 

 

기대했던 것 이상의 공간이었고, 다시 와도 매번 새로울 것 같은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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