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중심에서 백사장과 스케이트장으로 이용되었던 중지도는, 6-70년대 한강 개발 계획 이후 잊혔었다.

2012년 문화공간으로 복원하기 위한 고민을 시작으로, 2019년 9월 '음악을 매개로 한 복합 문화 기지'인 노들섬이 개장되었다.

 

서울 그리고 한강 한가운데 있는 섬이라니 무척 궁금해졌다.

 

 

 

 

이촌한강공원 4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지난주와 다르게 맑은 하늘 아래 드러난 강과 도심의 모습에 숨통이 트인다.

 

 

 

 

한강대교를 걷다 보면 머지않아 강 한 복판에 떠있는 자그마한 섬이 보인다. 

섬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감각적인 건물이 들어서 있어 마치 호화 유람선처럼 보였다.

 

 

 

 

Nodeul Island

섬을 알리는 알파벳 철자들은 길쭉하게 서있는 63 빌딩과 다른 모양과 높이를 뽐내는 건물들과 함께 배치된 감각적인 건물 같았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라 섬은 한적했다.

'음악을 매개로 한' 섬이라더니 라이브 하우스, 리허설 스튜디오, 버스커 스튜디오, 뮤직 라운지 류, 노들 오피스 등이 마련되어 있었다. 

 

 

 

 

11시 혹은 12시에 문을 여는 입주사들이 대부분이어서 먼저 섬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우리는 달빛 노들이 있는 곳부터 시작해 맹꽁이 습지를 지나 돌아오는 방향을 택했다.

 

 

 

 

한강에 뜬 거대한 달 '달빛 노들'이다.

잔잔히 흐르는 물결 위 인공 달이 둥글고 크게 불을 밝히면, 도심의 화려한 불빛들과 함께 장관을 이룰 것 같았다.

한강 철로 위로 지나가는 열차가 있다면 더 근사할 것이다.

 

 

 

 

야경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윤슬을 볼 수 있어 행운이었다.

반짝이는 잔물결이 일렁일 때마다 불꽃이 터지듯 번쩍거렸다. 이렇게 아름다운 윤슬은 처음이다.

다리 아래 강의 모습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물에 발을 내린 거대한 한강대교의 기둥이 단단해 보였다.

영화 괴물의 촬영 장소가 아닐까 잠시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괴물이 등장했던 그곳은 원효대교라고 한다.

 

 

 

 

노들섬의 매력은 강과 맞닿아 있어 더 가까이 걸을 수 있다는 점이다.

강 건너로 보이는 아파트 단지들과 도심의 고급스러운 건물들이 환영처럼 희미해 보였다.

 

 

 

 

어딜 가나 눈에 띄는 여의도의 63 빌딩과 하늘빛의 한강 철로 앞으로 마련된 글자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진도 남겼다.

거대해 보이는 한 그루의 나무가 사람들이 만들어 낸 온갖 작품들을 초라하게 만드는 느낌이 들었다.

 

 

 

 

강가를 여유롭게 돌아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넓은 잔디마당에 돌아왔을 땐 앉아있던 몇 쌍의 연인들은 떠나고 없었다. 따뜻한 날 초록의 잔디가 깔리면 이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웃음이 넘쳐날 것이다.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으로 활용된다고 하는데 그 모습도 궁금했다. 

 

 

 

 

도서 열람과 구매뿐 아니라 한 잔의 커피도 즐길 수 있는 노들 서가.

오기 전부터 1순위로 기대했던 곳이다.

 

 

 

 

1층은 행사 관계로 입장할 수 없었고 내려다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많이 아쉬웠다.

 

 

 

 

책문화를 생산하는 분들의 큐레이션 도서와, 도서 이면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스토리텔링형 매대가 새로웠고,

책꽂이에 놓인 책들은 커버가 예쁘고 내용도 따뜻한 것들로만 구성되어 있는 듯, 골라 드는 책마다 마음에 들었다.

 

 

 

 

서가 곳곳 한 아티스트의 작품이 액자에 담겨 전시 중이어서 색감이 예쁜 식물 그림을 실컷 감상할 수 있었다.

 

 

 

 

2층 입구에 마련된 카페 붘, 옆 테이블에서는 GOODS POP UP 행사도 진행되고 있었다.

 

 

 

 

달밤 라테와 초코 라테를 주문해 잠시 앉아 출출함을 달랬다.

 

 

 

 

문화 예술 공간인 스페이스 445에서는 노들섬의 지난 시간들을 담아낸 사진전 <노들 기록>이 진행 중이었다.

 

 

 

 

노들섬이 복합 문화시설이 되기까지의 건축 현장의 사진들이 여러 점 전시되어 있었는데, 공사장의 비계 구조물에 걸린 사진들은 현장의 느낌을 생생하게 느끼도록 만들어 주었다.

 

 

 

 

공간을 여유롭게 사용한 전시는 흥미로웠다. 한 코너에서는 두 개의 채널로 상영되는 영상도 볼 수 있었다.

 

 

 

 

타원형의 노들섬은 한강대교에 의해 동서로 나뉘어 있다.

다리 위에 다리, 보행다리가 생긴 후 양쪽을 편하게 오갈 수 있게 되었다.

 

 

 

오후 일정이 있어 더 둘러보지 못하고 섬을 빠져나왔다.

이름 하나, 이벤트 하나, 공간 하나, 인테리어 하나하나가 의미 있다. 아기자기하고 정성이 들어간 느낌이다. 

해 질 녘 노을과, 불 밝힌 야경이 잔잔한 강과 어우러지면 근사할 것 같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다른 계절, 다른 시간에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곳이 있다.

이곳도 마찬가지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