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발디 파크
홍천
양평 용문사와 구름 정원 빵집을 들린 후 숙소로 향했다.
휴가 철마다 아이들과 자주 왔었던 이곳은 콘도 내 부대시설이 다양해 늘 믿고 왔었던 곳이다.
단둘이 온 여행이 편하고 여유롭기도 했지만, 금세 아이들과 깔깔대던 그때가 생각난다.
노래방에서 입을 벌려 노래하던 아이들, 탁구를 치며 땀을 흘리고, 볼링공이 옆으로 빠져 풀이 죽곤 했던 아이들.
숙소에서 과자와 라면을 먹으며 편한 차림으로 TV 시청을 하고, 늦게까지 자지 않으려 졸린 눈꺼풀을 억지로 들어 올렸던 그 모습이 생각난다.
우리의 자리는 D동 9층이다.
D동 11~13층은 반려견들과 함께 숙박할 수 있는 소노 펫이었다.
체크인을 할 때부터 반려견들이 많이 보였는데 귀여운 강아지부터 세련되고 멋진 개들까지 정말 다양했다.
E동은 전체 객실이 소노 펫이라고 하니 트렌드에 맞춰 가는 콘도의 부지런함이 놀라울 뿐이다.
짐을 내려놓고 콘도 주변을 산책했다.
여기가 단풍 맛집이다. 용문산의 황량함을 보고 콘도 역시 기대하지 않았는데 붉은 단풍이 아직 살아있다.
나뭇가지에 남아있는 단풍잎도 예뻤지만, 이미 떨어져 바닥을 덮고 뒹구는 붉은 낙엽들도 멋스러웠다.
여기저기 단풍꽃을 보기 위해 애를 쓰지만 예상치 않았던 곳에서 보석을 발견한다.
온통 붉은 잔디와 하얀 철제 벤치 그리고 부드러운 색의 하늘이 낭만적인 풍경을 완성해 주었다.
둥근 모양으로 정리한 이 커다란 나무는 어울리지 않게 머리카락을 다듬은 듯 어색해 보였다.
지하 볼링장과 탁구장은 이미 빈자리가 없었고, 범퍼카와 회전목마 등 놀이기구를 타려는 아이들, 스포츠 게임을 즐기는 성인들, 쇼핑을 하거나 식사를 하려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이른 저녁을 먹기로 하고 그나마 거리 두기가 되어 보이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동해횟집
모둠초밥(20.0)과, 대구탕(13.0)을 선택하고 둘만의 여행을 기념하며 맥주 한 병도 주문했다.
내내 빵만 먹었던 속이 뜨끈한 국물과 담백한 생선을 먹으니 편안해졌다.
식사 후 밤의 풍경도 담아보았다. 여기저기 번쩍이는 조명을 받은 콘도의 모습은 낮과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늦가을의 낮과 밤을 모두 볼 수 있어 행복한 하루였다.
9층에서 내려다 보이는 잔디는 반려견들이 뛰노는 운동장이다.
운동장에서는 사회자의 진행 소리와 함께 강아지들의 레이스가 이어졌고, 옆으로는 장작불을 태우며 도란도란 앉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모습도 보였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장소처럼 보였지만, 조용한 여행을 기대하였던 다른 층의 사람들은 올라오는 장작 냄새와 반려견들이 짖는 소리가 그리 유쾌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이 생을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각자 개인 취향에 따른 이러저러한 생활방식과 취미 그리고 여가활동들.
멀리 오션월드가 보이는 콘도는 이 모든 사람들의 필요를 어느 정도 충족시켜 주는 대단한 장소인 듯하다.
TV 시청과 주전부리를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내일의 일정이 기대도 되었지만 지나가는 하루가 아쉽기도 했던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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