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마지막 날 아침, TV 프로그램 히든싱어 김광석 편 재방을 보던 중이었다.
남편이 갑작스레 대학로 갈래? 해서 나선 길.
하늘 좋은 날 마로니에 공원이라니! 예상치 않았던 행운이다.
대학로에 오는 이유는 다양하다.
연극이나 공연을 보기 위해서, 예쁜 소품을 사고 싶을 때, 젊은 기운을 느끼고 싶을 때 이곳을 찾는다.
학전 Blue
무엇보다 이곳에는 김광석의 1000회 공연을 보았던 학전 소극장이 있다.
학전의 벽을 쓸쓸히 지키고 있는 그의 흉상을 연중행사처럼 찾는다.
이 날 학전 Blue에서는 어린이들의 연극 <우리는 친구다>가 공연되고 있었다.
수없이 들었고, 지금도 여전히 나의 플레이 리스트 대부분을 차지하는 그의 아름다운 노래와 노랫말들은
듣고 있어도 그립다.
소바의 온도
이름이 마음에 들어 눈여겨 두었던 곳이다.
아점으로 김치우동과 일반우동을 주문해 나누어 먹었다.
일본풍의 크고 단단한 대접에 담긴 뜨끈한 우동은 생각했던 것보다 맛있었고 양도 푸짐했다.
Cafe
Taschen
거리를 거닐다 비가 한두 방울씩 떨어졌다.
우산 없이 나온 길이라 비를 피해 갈 장소를 찾았다. 그렇게 많던 카페가 찾으니 보이지 않는다.
아슬아슬하게 찾은 외관이 괜찮아 보이는 카페로 들어갔다.
수없이 왔던 대학로인데 이곳은 처음이다. 대형 북카페다.
보기에도 범상치 않은 책들은 디자인, 건축, 사진, 영화 등 예술 관련 서적이었다.
독일 출판사 타센의 협력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 카페는 넓은 실내와 야외 좌석이 있는 근사한 카페였다.
책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 몇 권 꺼내 보니 고급스러운 커버의 아트북이 대부분이었다. 그 사이에 꽂혀있는 예쁜 동화책을 발견하고 내심 기분이 좋았다.
공간이 넓었지만 이미 이곳의 매력을 알고 있는 손님들로 붐볐다.
음료 외에도 빙수나 다양한 햄버거 메뉴도 있었는데 다음에는 수제버거를 먹으러 와도 좋을 것 같다.
남편은 시원한 에이드, 나는 따뜻한 커피를 주문하고, 고급 서적 사이에서 분위기를 잡아 보았다.
아트 박스에서 몇 가지 필요한 물건을 사고 집으로 돌아왔다.
바람같이 다녀온 대학로 나들이. 연휴의 마무리를 잘 한 느낌이 들어 뿌듯하다.
시작되는 일상을 또 잘 살아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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