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출판도시

 

 

 

국가산업단지로 조성된 파주 출판도시는 출판사, 인쇄소, 제본소뿐 아니라 서점, 도서관, 유통센터, 은행, 심지어 전시장, 박물관, 출판연구소 등 책의 생산과 유통, 문화센터까지 책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마을이다.

 

가을을 느끼기에 충분해 보이는 이곳으로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딸의 알바가 끝나기를 기다려 픽업 후, 북쪽으로 한 시간 반 남짓 달렸다.

감각적인 건물들 사이를 지나 도착한 목적지.

 

 

 

 

라이브러리 스테이

지지향

 

책과 함께하는 일박이 무척 기대되었다.

이름이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종이의 고향이라는 의미다.

 

 

 

유스호스텔 혹은 콘도 느낌의 복도에 책장을 두니 분위기가 다르다. 책이 주는 효과는 실로 대단하다.

말소리도 발소리도 마음도 고요해진다.

 

 

 

격자무늬 창에 하얀 커튼, 정겨운 마루 바닥에 독서를 위한 책상, 전면에 거울을 둔 화장대, 낮은 턱 위로 마련된 하얀 매트리스와 이불 3세트. 

 

 

 

책상 위에 잘 골라 둔 몇 권의 책들과 TV 없는 방이라는 안내판.

이런 숙소는 처음이다. 모든 것이 참신했다.

 

 

짐을 두고 밖으로 나섰다.

 

 

 

 

지혜의 숲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1층에 위치한 지혜의 숲은 도서관이다. 나무가 책이 되고, 책이 지혜가 되는 숲.

천장까지 꽉 짜인 책장은 정말 숲과도 같은 느낌이다.

 

 1, 2관은 연결되어 있고, 3관은 숙소 지지향의 로비와 조식을 먹는 장소이기도 하다.

 

 

 

 

지혜의 숲 1,2

 

지혜의 숲 1은 학자, 지식인 혹은 연구소의 기증도서를 모아 둔 곳이다.

한 사람이 읽은 책의 역사를 보며 그, 그녀의 삶을 짐작해 볼 수 있는 신비로운 공간이다.

 

 

 

2관은 출판사가 기증한 도서들로 가득 차 있었다.

 

 

 

도서 분류도 분야별이 아닌 출판사별로 되어있다. 하드커버로 된 아이들의 동화책도 눈길을 끌었다.

 

 

 

Cafe 파스쿠찌가 있어 대형 북카페 느낌이 나기도 하는 이곳에 각자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 앉았다.

사실 책에 집중하기보다는 분위기에 매료되었다.

 

근처에 사는지 편한 차림의 젊은 부부들이 자녀들과 책을 읽고 있었고, 테이블 위에 음료를 놓고 담소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홀로 고독한 책 여행을 온 젊은이들도 눈에 띄었다. 

 

 

 

 

지혜의 숲 3

 

지지향의 로비이기도 한 지혜의 숲 3은 출판사들의 책과 기증도서로 둘러싸인 여유로운 장소이다.

조식을 먹는 근사한 레스토랑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인터넷으로 숙소 예약을 한 고객들에게 무료 조식 쿠폰을 제공하고 있었는데 다음 날 아침이 무척 기대되었다.

 

 

 

 

 

북소리 책방

 

지혜의 숲 2 입구 쪽에 마련된 책방 북소리. 서점 이름도, 천장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책도 재미나다.

 

 

 

각자 읽고 싶은 책이나 마음에 드는 굿즈를 골라 보았다.

최은영 작가의 노란 커버 책이 눈에 들어왔다. 사실 책에 대한 정보는 없었지만 그녀의 책이라면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단번에 집어 들었다.

 

 

 

기념품이 주는 즐거움은 생각보다 크다.

독서도 하고, 책도 샀으니 이제는 예쁜 Cafe를 갈 차례다.

 

 

 

 

Book Cafe

NOON

 

단지 곳곳에는 수많은 출판사들과 함께 개성 있는 카페들도 많이 있었다.

테라스에 초록 식물들이 넘쳐나고, 차양과 파라솔의 색이 그것들과 닮아있는 한 카페가 마음에 들었다.

 

 

 

음료를 주문하고 야외로 나왔다.

시원한 밀크티, Tea의 한 종류인 배러 댄 쵸코, 나는 쌉쌀한 에스프레소에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얹은 아보카도로 사치를 부려 보았다.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하나 둘 조명이 들어오는 해 질 녘 조용한 분위기에 취해 평상시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들을 했던 것 같다. 이런 잔잔한 여행이 서로에게 신뢰와 사랑을 더해 주는 것 같다.

 

카페를 나와 차를 타고 프로방스 쪽으로 이동했다. 남편이 정해 둔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작은 프랑스 마을을 다녀왔다. 

 

 

 

어둠이 내린 지지향은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다음날, 일찍 깬 나는 조식 전 홀로 산책을 나섰다.

 

 

 

어제 들어가 보지 못한 인쇄박물관은 이른 아침 여전히 잠겨 있었다.

 

 

 

나무와 어우러진 근사한 조형물들도 보였고,

 

 

 

주말이라 사원들 없는 효영 출판사와 민음사 건물이 한적해 보였다.

 

 

 

이름부터 사랑스러운 어린이 북카페 밀크 북.

 

 

 

가을이 왔음을 알리는 붉은 담쟁이 옆, 세월의 흔적이 담긴 폐자동차. 앞 차창에 흰 글씨로 새겨진 이육사의 시 '광야'가 묘하게 어울렸다.

 

 

 

정조시대 상류층 가옥도 볼 수 있었는데, 정읍에 있던 김명관 고택 중 별채를 옮겨 놓은 것이었다.

세련된 현대식 건물들 사이 한옥은 한옥마을에서 보던 것보다 더 독특하고 운치 있었다.

 

 

 

규모가 꽤 커 보이는 9 Block Cafe.

체인점인 이곳은 파주 여행 중 정말 자주 볼 수 있었다.  

 

 

 

 

 

문발 살롱

지지향 조식

 

 

 

여유롭게 책에 둘러싸인 공간, 넓은 창, 널찍하게 배치한 낮은 테이블과 세련된 색감의 소파,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

이런 공간에서 아침식사라니 정말 환상적이다.

 

 

 

 

배식대에 정갈하게 마련된 음식들은 아침메뉴로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았다.

토스트 두쪽이 담긴 푸짐한 남편의 접시, 야채 중 토마토만 집어온 딸. 

삶은 달걀이 있는 나의 아침식사에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시리얼을 더해 먹으니 충분했다. 

간소하지만 럭셔리한 블랙퍼스트다. 

 

 

딸이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려고 마음 쓰는 게 보인다. 

계절과 함께 달라지는 자신과, 세월과 함께 나이 드는 부모의 상황이 눈에 보이나 보다.

기특하다가 이내 짠한 마음이 든다.

 

 

이번 여행은 우리에게 너무 특별했다. 

짧은 여행이라 책 읽는 시간을 많이 가지지는 못했지만, 책과 함께한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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