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캡슐 공원에서 나와 하이원 리조트까지 꽤 이동을 했고, 이미 점심시간은 훌쩍 지나 있었다.
코로나로 휴가철 식당은 건너뛰려고 했지만 이러다가는 모두 녹초가 될 지경이었다.
곤돌라 타는 근처에 식당이 있는지 찾아보았다. 마운틴 콘도 내에 있는 큰 식당을 발견했다.
중식 Last Order가 3시. 폰 시계를 보니 3시 2분 전. 다행이다. 식사는 30분 내로 마쳐야 했다.
아테나 키친
마운틴 스키하우스 3층
조식은 뷔페로, 중. 석식은 몇 가지의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었다.
늦은 점심을 먹는 손님은 우리가 유일했고, 코로나 걱정을 한 우리로서는 다행이었다.
남편의 식사 차돌박이 된장찌개(14.0), 딸의 만찬 해물 자장면과 춘권(14.0), 나의 픽 해산물 토마토 스파게티(17.0)다.
가격이 어마어마했지만 소박한 식당을 찾기에는 너무 지쳐있었다.
'딸과 함께 휴가 중이니까'라는 생각으로 부담 없이 맛있게 먹었다. 놀랍게도 주문부터 조리 그리고 취식까지 30분 안에 가능했다.
스카이 1340
레스토랑과 같은 건물에서 곤돌라를 탈 수 있었는데 우리는 하이원 탑으로 가는 코스다.
'딸과 함께 휴가 중이니까'가 또 발동했다. 발아래가 투명 유리로 된 크리스털 버전으로 표를 구입했다.
일반은 성인 16,000원, 크리스털은 20,000원이니 우리는 12,000원의 비용을 더 지불한 셈이다.
예쁘고 깔끔한 이 보라가 투명 곤돌라다. 특별한 케빈은 몇 대 없었고, 타기 위해 대기시간이 좀 필요했다.
양 옆으로 큰 창과 아래가 내려다보이는 케빈 안에서 아찔함과 멀미를 동시에 느꼈다. 때문에 발아래 풍경은 그리 오래 감상하지 못했다. 산 정상을 향해 20분 정도 이동했다.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산의 부드러운 곡선과 초록 물결, 노랗고 하얀 꽃들이 환상적이었지만 산을 매끄럽게 다듬어 길을 낸 스키장을 보니 제 모습을 잃은 자연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하이원 탑
드디어 Top.
곤돌라에서 내리니 이곳의 온도는 23도. 서늘하기까지 한 기운은 가을 냄새가 물씬 풍겼다.
내려다 보이는 산줄기는 말할 것도 없고, 동화 속처럼 꾸며 놓은 조형물들과 아기자기한 정원도 너무 예뻤다.
위치도 기분도 최고다.
옆으로 아름다운 정원과 '탑 오브 더 탑' 레스토랑을 잇는 소추원 계단으로 올라가 보니 또 하나의 전망이 펼쳐진다.
벤치와 의자가 있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기도 했다.
얼음이 가득 든 음료를 하나씩 들고 벤치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즐겼다.
35도를 넘나드는 한 여름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피서를 제대로 왔다.
시원하고 깨끗한 공기, 아름다운 야생화들, 백두대간이 내려다보이는 풍경 그 안에 머무는 사랑스러운 우리 가족.
올 2월 입대 후, 아직 한 번의 휴가를 얻지 못한 아들이 자연스레 생각났다.
이번 여행은 함께 올 수 있으리라 생각했었는데 휴가는 자꾸 뒤로 밀리기만 한다.
보라 케빈을 타고 다시 20분을 내려왔다. 곤돌라를 오래 타고 싶으면 이곳이다.
고한 구공탄 시장에서 음식을 이것저것 산 후, 숙소인 메이힐스 리조트로 가기로 했었지만, 아무래도 코로나와 무더위 그리고 바닥난 체력으로 어려워 보였다.
룸에 들어가기 전 편의점에서 군것질을 잔뜩 사고, 깨끗이 씻은 후 치킨 배달과 함께 올림픽 보기!로 의견이 일치했다.
딸이 좋아하는 BHC 뿌링클과 뿌링클 치즈볼. 정선은 치즈볼을 하나 더 준다. 서비스인가?
컵라면을 골라 함께 먹으니 배가 부르다. 나머지는 내일 아침과 차에서 먹을 간식이다.
먼 여행으로 힘들었지만 많은 추억을 쌓은 하루였다. 내일의 일정을 기대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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