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여행
꽤 오래전 정선에 왔었다.
달리는 차창 양 옆으로 솟아있던 거대한 산들의 이미지가 다른 기억으로 선명히 남아있었던 곳.
나의 어린 아이들과 아우라지에서 뗏목을 탔던 것, 더운 날 전통시장에서 찐빵과 감자떡을 사 먹은 기억도 남아있다.
이번 여름 여행은 딸과 함께 정선이다.
꽤 오랜 시간을 달렸다. 멀미가 심한 딸이 조금 고생을 했다.
타임캡슐 공원
첫 여행지는 바로, 전지현 차태현 주연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촬영지로 알려진 타임캡슐 공원이다.
'엽기소나무 길'로 올라가야 하는 데 우리는 구불구불한 다른 길로 잘못 들어섰다.
아찔한 광경이 주변으로 펼쳐졌다. 남편은 운전하느라 진땀을 뺐겠지만 덕분에 평생 못 볼 풍경들을 간직할 수 있었다.
주차는 공원 앞, 무료로 가능하다.
해발 850m.
계단을 오르니 사방이 탁 트인 믿을 수 없는 경치가 이어진다. 세상에 이런 곳이 있다니!
눈앞에 내려다보이는 산 봉우리들.
파도가 일렁이듯 부드럽게 솟아있는 산들의 향연은 파란 하늘을 차지한 구름을 배경으로 너무 아름다웠다.
고랭지 채소를 재배하는 밭들의 단정한 모습이 시야를 더욱 시원하게 만들어 주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소나무를 봐야 했지만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담느라 그건 뒷전이었다.
그녀와 견우가 2년 후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타임캡슐을 소나무에 아래 묻는 장면이 기억난다.
이곳에는 실제로 재미난 이벤트가 있었는데, 소나무를 중심으로 보이는 12개의 원형 블록 아래 타임캡슐을 구매 후 묻으면 된다.
영화에서는 지금처럼 공원이 조성되지 않았기에 고지에 홀로 서있는 소나무 한 그루의 처연함이 더 살아있었던 것 같다.
더위를 피해 특이한 모양의 카페 아띠엔솔로 들어가 보았다.
타임캡슐은 이곳에서 구입할 수 있다.
차에서 햄버거 하나씩을 먹고는 출출했던 차, 달달한 라테 등 든든한 음료를 기대했지만 아메리카노만 주문 가능했다.
다행히 아이스로 마실 수 있었다.
아담한 카페에는 아직 손님이 없어 잠시 앉아 있기로 했다.
소나무가 정면으로 보이는 창가 자리에 앉아 즐거운 수다를 떨었다.
이곳이 또 하나의 포토존이다.
피아노 계단은 하늘에 떠 있는 그믐달로 가는 길이다.
계단을 걸어가도, 달에 앉아 토끼 흉내를 내도, 두 팔을 벌리고 하늘을 마주해도 모두 환상적인 사진이 나온다.
용기를 내어 포즈를 취해도 좋을 장소다.
무척 더운 날이었지만 고도가 높아 그런대로 선선한 느낌이 들었다.
아름다운 자연을 마음껏 느끼고 간직할 수 있었던 아담하지만 특별한 공간이었다.
다음 목적지는 하이원리조트 내에 마련된 스카이 1340.
곤돌라를 타고 하이원 탑까지 올라가면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기대가 되었다.
독특한 정선의 풍경을 감상하며 다음 목적지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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