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지나가는 가을을 최대한 느끼고 기억하고 싶다. 오늘은 종로 나들이다. 

 

사람들이 많아지기 전 이른 점심을 먹고, 돈의문 박물관 마을을 둘러본 후, 창경궁과 서울역사박물관 관람까지 야무진 하루 계획이다.

 

 

 

 

허수아비 돈까스. 카레전문점

 

정동점

 

 

 

경향신문사 건너 편 2층에 자리한 돈가스 카레 전문점.

11시 오픈 시간에 맞춰 가니 첫 손님이다. 넓지 않은 공간이었지만 단정한 느낌이었다.

 

 

 

 

식당의 시그니쳐 메뉴인 무우를 갈아 올린 오로시 가스(11.0)와, 돈가스와 생선가스가 함께 나오는 정식(11.0)을 주문했다.

 

 

 

 

처음 보는 비주얼 오로시가스.

곱게 갈아 물기를 뺀 무에 소스를 뿌린 후, 잘 튀겨진 고기와 함께 먹으니 느끼하지 않다.

고기의 두툼한 식감과 튀김옷의 바삭함, 무의 개운함이 입안에서 잘 어우러진다.

 

정식 메뉴에 나오는 정통 돈가스는 그 나름의 매력을, 타르타르소스를 곁들인 생선가스는 고소하고 맛있었다.

 

 

 

 

 

돈의문 박물관 마을

 

 

만족스러운 식사 후, 돈의문 박물관마을로 향했다.

 

한양도성의 서쪽 성문 안 첫 동네, 새문안 동네.

그곳의 역사적 가치와 흘러간 근현대 서울의 삶을 기억하고자 마련된 이 장소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박물관 마을이다.

 

 

 

 

안내소처럼 자그마하게 마련된 공간에서 입장을 위한 팔찌를 손목에 둘렀다. 입장은 무료지만 예약과 요금이 필요한 체험들도 있었다.

 

 

 

 

계단을 오르니 마을 전체가 추억의 공간이다. 그야말로 어제와 만난 오늘이다. 

 

 

 

 

TV 드라마에서 본 듯한 서양식 클럽 돈의문 구락부.

 

 

 

 

역사관은 사전 예약이 마감되어 입장할 수 없었다.

 

 

 

 

 

1960~80년대 사이의 극장을 재해석해 놓은 새문안 극장.

극장의 손간판과, 상영 시간을 붙여놓은 매표소, 추억의 웬디스 햄버거 메뉴가 있는 매점에는 다정함이 넘쳐났다.

실제로 하루 4번 영화 상영도 이루어진다고 한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쉬어가는 중)

 

 

 

어린 시절 만화가게를 드나들며 누가 빌려가지 않았기를 아슬아슬한 마음으로 찾아보았던 불새의 늪.

지금은 내용이 기억도 나지 않지만, 그때는 수십 번을 읽고도 또 읽었던 책이다.

 

 

 

 

좁은 골목골목마다 아이들과 젊은 부모들이 정겹게 다니고 있었는데, 다양한 체험 활동들이 있어 초등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장소인 듯했다. 과거를 기억하고, 추억을 공유하며, 역사를 알리는 이 공간은 생기가 넘쳐 보였다.

 

 

 

 

 

Cafe

Heyda

 

 

경희궁서울역사박물관을 둘러본 후, 정동 1928 아트센터 1층에 있는 카페로 향했다.

Heyda, 헤이다. 이름이 예쁘다.

빨간 벽돌의 근사한 건물 안으로 들어서니 돈의문 박물관의 연장선인 듯했다.

 

 

 

 

 

초록 식물과, 책들, 서양 느낌이 물씬 나는 벽난로와 소품들 사이로 고급스러운 자개로 뒤덮인 테이블이 독특하게 느껴졌다.

 

 

 

 

2층으로 올라가니 벽면을 채운 책장과 색을 맞추어 꽂아 놓은 책들이 눈길을 끈다. Cafe 같지 않은 분위기 때문인지 좌석이 비어있다. 근사한 이곳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오늘도 많은 곳을 둘러보았다.

 

봐도 봐도 끝이 없는 여행지와 역사적인 장소들 박물관들, 개성 있는 메뉴와 분위기로 손님들을 사로잡는 수많은 맛집들과 근사한 카페들은 줄지 않는 곳간처럼 무진장이다. 

 

달달한 카페인과 함께 잠시 숨을 고르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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