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민음사>

 


 

소설 좁은문의 저자이며,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앙드레 지드. 그가 아프리카 여행을 다녀온 후 쓴 자전적 에세이다. 

소설로 구분되기도 하지만, 책을 다 읽은 후의 느낌은 소설도, 시도, 기행문도, 교훈서로 정의하기에도 모호했다.

이 책은 지드가 삶을 바라보는 관점, 무엇이 삶을 살아가는 데 진정으로 필요한 것인지를 젊은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하는 강렬한 의지가 담겨있는 글이다. 

 

그러므로 나의 이야기를 읽고 난 다음에는 이 책을 던져버려라 ---- 그리고 밖으로 나가라. 나는 이 책이 밖으로 나가고 싶은 욕망 --- 어느 곳으로든, 그대의 도시로부터, 그대의 가정으로부터, 그대의 방으로부터, 그대의 생각으로부터 밖으로 나가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기 바란다.    [......]    나의 이 책이 그대로 하여금 이 책 자체보다 그대 자신에게 ---- 그리고 그대 자신보다 그 밖의 다른 모든 것에 흥미를 가지도록 가르쳐주기를. <앙드레 지드_지상의 양식 中>

 

 

 

 

 

 

그는 신보다는 인간, 영혼보다는 육체, 하늘보다는 땅을 중시하며 인간의 욕망에 충실할 것을 말하고 있다. 

그것은 당시 도덕적, 종교적 관습에 사로잡혀 있던 사람들에게 도전하는 충격적인 것이었으리라.

카뮈가 다음과 같이 말했을 정도이니......

 

지드의 <지상의 양식>이 한 세대에 끼친 충격에 비견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 책이 감동시킬 대중을 발견하는 데 이십 년이 걸렸다. _알베르 카뮈

 

총 8장으로 구성된 『지상의 양식』 중 곳곳에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들의 양식- 과일, 포도주, 치즈, 곡식 등 -에 대한 찬사를 감각적으로 표현하며 무한히 행복해하는 작가를 만날 수 있다. 

 

책을 읽거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자연의 무한함과 위대함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아무것도 아닌 인간의 모습을 깨닫는 통찰의 내용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 또한 주어진 자연과 더불어 살며 사랑하는 인생은 더없이 행복한 삶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지상의 양식은 거창하고 대단한 것이 아닌 존재의 약함을 깨달으며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면서 사는 삶이 아닐까?

 

 

 

 

 

 

 

지드의 『지상의 양식』은 현재를 살아가는 고단한 사람들에게도 기이하리만큼 매력적인 내용이다. 자신을 짓누르고 있는 구속에서 벗어나 욕망에 솔직하고 현재를 즐기며 많은 경험을 하고 살라는 그의 외침은, 젊은이들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준다. 기억하고 싶은 구절 몇 가지만 정리해 보기로 했다. 

 

 

 

현재를 즐기라!


⊙ 신을 기다린다는 것은 그대가 이미 신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함을 뜻한다. 신을 행복과 구별하여 생각하지 말고 그대의 온 행복을 순간 속에서 찾아라.


⊙  결코 미래 속에서 과거를 다시 찾으려 하지 말라. 각 순간에서 유별난 새로움을 포착하라. 그리고 그대의 기쁨들을 미리부터 준비하지 말라. 차라리 준비되어 있는 곳에서 어떤  '다른'  기쁨이 그대 앞에 불쑥 내닫게 된다는 것을 알라.


⊙ 모든 행복은 우연히 마주치는 것! 오직 그대의 원칙과 소망에 일치하는 행복만을 인정한다면 그대에게 불행이 있으리라.

 

⊙ 우리는 순간에 찍히는 사진과 같은 생을 벗어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순간들의 '현존'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진 것인가를!

 

매 순간을 내 삶으로부터 분리시키는 습관을 붙였다. 그 순간순간에 느닷없이 행복의 개별성을 송두리째 집약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많은 경험을 할 것!

 

⊙ 사람은 오직 자기가 이해할 수 있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고 자신할 수 있다. 이해한다는 것은 곧 스스로 행할 수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최대한으로 많은 인간성을 수용할 것'. 이것이야말로 훌륭한 공식이다.

 

⊙ 바닷가의 모래가 부드럽다는 것을 책에서 읽기만 하면 다 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내 맨발로 그것을 느끼고 싶은 것이다. 감각으로 느껴보지 못한 일체의 지식이 내겐 무용할 뿐이다.

 

그대를 닮은 것 옆에 머무르지 말라. 주위가 그대와 흡사하게 되면, 또는 그대가 주위를 닮게 되면 거기에는 이미 그대에게 이로울 만한 것이 없다.

 

⊙ 새로운 것이 나타나면 언제든지 받아들일 수 있는 대기 상태의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고 나는 말했다.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공들여 찾기보다는 부모의 의견, 주변의 시선을 좇아 좋은 대학, 안정된 직장으로 눈을 돌리는 학생들, 새로운 시도와 모험을 두려워하며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는 젊은이들, 이 나이에 내가 무슨 일을 시작할 수 있겠어!라고 외치며 숨어버리는 사람들........ 도전하자!  나의 욕망에 솔직하자!  변화를 두려워 말자!

 

하루하루 주어진 삶 가운데 만나는 우연한 만남을 소중히 하자. 현상계의 수다스러움을 느끼자. 내가 만나는 사람들, 다양한 계절, 익숙한 공원들, 지저귀는 새들, 불 밝힌 카페들, 고즈넉한 저녁, 물결치는 파도, 따사로운 햇살, 쌉쌀한 아메리카노, 달콤한 포도알, 연약한 코스모스, 가족의 웃음 등 그 행복의 찰나를 놓치지 말자.

그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다. 인생의 전부인 것이다.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사색하는 사람, 그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강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앙드레 지드_지상의 양식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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