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창비>

 


 

1.

 

공지영 작가가 1년 정도 베를린에 거주하면서 느끼고 경험한 일들이 녹아 있는 총 6편의 소설 모음이다. 글을 쓰면서 세 번을 더 다녀왔다고 하니, 작가가 이 작품들에 얼마나 신중을 기했는지 알 수 있다. 총 여섯 편의 작품들 모두 잔잔한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빈들의 속삭임

 

내게 강 같은 평화

 

귓가에 남은 음성

 

 

열쇠

 

별들의 들판

 

 

 

2.

 

한 사람의 글을 읽어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386세대인 작가 역시도 사회적인 문제들에 자유로울 수는 없었으리라. 분단 문제, 70년대 경제개발, 독일 이민사, 80년대 민주화운동 등의 역사를 거치며 피곤하게 살아온 재독 교포들의 가슴 아프면서도 아련한, 고통스럽지만 아름답기도 한 이야기들이다.

 

분단국가의 아픔과 통일의 기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베를린(Berlin)이라는 설정은 고통과 회복, 상처와 치료, 슬픔과 기쁨, 절망과 희망 사이의 희미한 경계와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3.

 

Berlin 베를린,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도시, 그러나 그 현장을 숨기지 않으려는 도시, 그리고 그것을 발판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려는 도시 베를린......  독일어 특유의 그 딱딱하고 거친 발음과,  잦은 비와 회색 하늘, 쌀쌀한 날씨 등을 떠올리면 포근하고 세련된 곳은 아니어 보이지만, 그럼에도 왠지 모를 매력이 느껴진다. 자유로움, 거칠고 꾸밈없음, 우리와 비슷한 과거를 지닌 친밀감, 거대하고 다양한 박물관 들, 그리고 맛있는 소시지와 시원한 맥주.......

 

그 나라, 그 도시에 가보고 싶은 욕망은 꽤 오래되어 희미해졌었다. 그러나 다시, 베를린을 배경으로 한 이 책의 이야기들은 나의 마음을 재촉하며 꿈틀거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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