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족
숯불닭갈비
김유정문학촌 길 건너 보이는 식당으로 향했다.
철판에 볶아 먹는 닭갈비 대신 오늘은 숯불에 구워 먹는 닭갈비다.
식당 마당에는 아기자기한 분재와 소품들, 조형물이 있어 문학촌의 연장인 듯 보였다.
뼈를 잘 발라 여러 군데 칼집을 내고 달고 매운 양념을 한 닭고기를 철판 위에 올렸다.
타지 않도록 계속 뒤집다가 어느 정도 익었을 때 먹기 좋게 자른 후, 그제야 떡을 올리고 다시 구워주며 떡이 말랑해지기를 기다렸다.
먹음직스럽게 익은 고기를 상추와 깻잎에 싸서 쌈장과 고추를 넣어 먹으니 맛있다.
꼭 돼지갈비를 먹는 듯한 느낌과 맛이다.
고기 몇 조각이 남았을 때 적당히 배가 불렀지만 막국수와 볶음밥을 주문했다.
매운 양념이 올려진 막국수도, 철판에 볶아먹는 그 맛과 같았던 밥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Cafe
이디오피아 벳(집)
춘천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단어들이 있다. 그중 공지천과 이디오피아는 한 세트다.
오늘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카페 이디오피아에서 커피 한 잔의 기회가 주어졌다.
빨간 물이 든 나무에 고드름처럼 걸린 조명이 밤이 되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로스터리전문점이라는 이곳은 1968년이 시작이다.
입구부터 걸린 그림의 주인공은 이디오피아의 황제였던 하일레 슬라세 1세다.
6.25 전쟁 당시 UN 참전국이었던 이디오피아의 황제는 힘없는 한국을 돕기 위해 황제 근위병인 '킥뉴'부대를 파병했다.
6천 명 이상이 참전하여 춘전 일대에서 253회 전투에 참여하였다. 수백 명이 부상을 당하고 목숨을 잃었지만 단 한 명의 전쟁포로도 없었던 용감한 부대였다.
전쟁이 끝나고 1965년 군 철수를 하기까지도 우리나라의 전쟁고아들을 도우며 한국을 위해 희생했다고 하니 정말 고마운 나라요 황제요 부대였다.
춘천 시민들이 '킥뉴'부대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이디오피아 참전기념비를 세웠고, 1968년 춘천을 방문한 황제는 이디오피아의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기념관 건립을 요청하여 그 해 반 지하 형태의 이디오피아 집이 탄생하게 되었다.
이디오피아 벳(집)이란 이름과 현판도, 황제가 즐겨마시던 이디오피아 황실의 커피 생두도, 황제의 상징인 황금 사자모양의 사용도 모두 하일레 슬라세 황제의 배려였다.
온통 갈색으로 치장된 카페는 옆으로 공지천 일대를 감상할 수 있는 뷰를 가지고 있다.
중간에 문을 달아 더 길게 느껴지는 카페는 마치 배를 탄 듯 물 위에 떠있는 느낌이 들었다.
카운터 옆에서는 익숙한 이름의 커피 원두와 더치커피 등을 판매하고 있었고, 위로 다양한 메뉴들이 걸려있었다.
비엔나(7.0)와 바닐라라테(6.0)를 주문했다.
이디오피아 벳이라는 문구와 황금사자 문양은 잔과 쟁반에도 새겨져 있었다.
역사가 담긴 이 로고는 다른 카페의 그것들과는 달리 엄숙함마저 느껴졌다.
1974년 이디오피아가 공산화되며 황제는 폐위되었고, 여기저기 자신의 마음이 담긴 이곳을 방문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되었지만, 그가 뿌린 씨앗이 지금은 이디오피아 수상부터 관광객들까지 찾는 명소이자 이디오피아 돕기 사업과 두 나라의 국제교류를 이어가는 끈이 된다고 하니 정말 의미 있는 장소가 되었다.
카페 앞으로 돔 지붕의 이디오피아 참전기념관과 기념탑을 바라보며 꿈만 같았던 일박 여행을 마무리했다.
돌아가는 길은 늘 그렇듯 뿌듯함과 아쉬움이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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