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권을 내리읽었다.
소를 그린 유명한 작가로만 알고 있던 이중섭.
아름다운 사람....... 사람이란 단어에 마음이 요동친다.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많은 유명인들을 생각해 본다.
그들의 훌륭한 재능과 업적은 개인의 인성과 삶의 태도 그리고 실천하는 삶 등으로 완성된다.
아무리 잘나도 사람됨이 없고 개념 없이 행동한다면 그들의 성과는 하찮게 보인다.
두 권의 책과 몇 개의 방송을 찾아보며 이중섭의 삶을 엿본다.
전쟁, 지독한 가난으로 어머니 그리고 아내와 두 아들과 이별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인 비극.
그림 그리는 것을 너무도 사랑했고 탁월한 재능이 있었지만, 맘껏 후원해 줄 귀인을 만나지 못했던 비운.
그림을 팔아 빚을 갚고, 일본에 있는 가족을 만나 오순도순 살며, 예술가로서 인생을 살고 싶었던 그의 정당한 꿈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어떤 재능과 신념과 성실함과 선함과 사랑도 그를 구원해주지 못했다.
마음이 여리고 순수하며, 솔직하고 한결같았던 사람.
일본인 아내 마사코를 귀애하는 절절한 사랑.
하늘나라로 간 첫째 아들, 그리고 두 아들에 대한 끝없는 애정과 사랑.
예술에 대한 열정에 타협이라고는 없었던 사람.
책에 실린 그의 그림들은 솔직하다. 사연이 실린 글 같다.
소의 표정과 몸짓, 동그랗게 연결되어 있는 아이들, 정겨운 꽃게와 물고기 그림들, 하나 되어 접촉하고 있는 가족, 유작이 돼버린 작품 <돌아오지 않는 강>의 어두운 외로움과 고독.
일본에 있는 아내와 아들들에게 보낸 편지들을 보면 애가 타고 속이 상한다.
그리움과 사랑으로 견디고, 희망으로 버틴 그의 삶이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
어떤 것들 _엘런 긴즈버그
한때 네가 사랑했던 어떤 것들은
영원히 너의 것이 된다.
네가 그것을 떠나보낸다 해도
그것들은 원을 그리며 너에게 돌아온다.
그것들은 너 자신의 일부가 된다.
미국의 시인 긴즈버그의 시다.
비트세대를 다룬 영화 <Kill Your Darlings>에서 긴즈버그 역할로 나온 다니엘 래드 클리프의 대사에서는
마지막 부분에 Or they destroy you. 가 포함된다.
한때 네가 사랑했던 어떤 것들은
영원히 너의 것이 된다.
네가 그것을 떠나보낸다 해도
그것들은 원을 그리며 너에게 돌아온다.
그것들은 너 자신의 일부가 된다.
아니면 너를 파괴한다.
이중섭이 사랑했던 어떤 것들.
그것들을 떠나보낼 수도, 헤어 나올 수도 없었던 그 자신의 일부.
아름답기도 슬프기도 한 비극.
그림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그의 희망과 기쁨, 슬픔과 고독이 나에게 전해진다.
그의 말이 들리는 듯하다.
제주 서귀포에 가면 그의 제주시절 거주지와 미술관이 있다. 거주지는 아주 오래전 가 보았지만 거의 기억나질 않는다.
제주의 바람을 맞으며 돌담길 따라 이중섭 길과 미술관도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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