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다.

 

산타클로스와 하늘을 나는 레인디어 그리고 엘프 요정을 믿지 않는 초등학생들도 받을 선물에 한껏 들떠있다. 부모들도 이날을 핑계 삼아, 평상시에 잘 사주지 못했던 선물을 심사숙고하며 준비한다. 

 

유치원마다 매년 이맘때쯤 부모를 초대해 발표회를 연다.

산타모자를 쓴 선생님들의 지도 아래, 화려한 옷을 입은 아이들은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고, 악기 연기로 화음을 맞추거나 연극을 하며 솜씨를 뽐낸다. 자신의 아이를 찾으려는 부모와 부모를 찾으려는 아이들의 고갯짓이 한없이 아름답다.

 

반짝거리는 트리, 빨강과 초록이 적절하게 섞인 소품들로 장식된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가족들은 저마다 가볍고 즐거운 이야기들을 하며 한 끼를 즐긴다.

 

아이들과 함께 집 안 한 구석에 트리를 세우고 약간의 오너먼트로 장식을 하며, 문 앞에 리스를 걸어 분위기를 낸다.

요리하는 엄마나 아빠가 솜씨 발휘 한 음식을 식탁에 차려 두고 가족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정겨운 풍경들이다.

 

군대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아들, 기숙사에서 연말을 보내는 딸.

아이들이 없는 크리스마스는 예전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강하게 불러와 마음을 짠하게 했다.

 

 

 

 

 

Bakery Cafe

URBANRI ST.

 

 

 

둘만 남은 크리스마스지만 추억을 남기고자 동탄에 있는 대형 베이커리 카페를 다녀왔다.

소설 속 근사한 성의 문을 여는 듯 무거운 갈색 문을 열고 들어서니 마법의 세계처럼 다른 세상이다.

 

 

 

 

 

위로 막힌 천장이 없다면 카페 거리를 걷는 듯한 느낌, 혹은 놀이공원에 놀러 온 기분마저 들었다.

 

 

 

 

 

 

넓은 공간 곳곳에 통 크게 마련된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무척 화려하고 예뻤다.

 

 

 

 

 

각 코너마다 제각각 다른 분위기를 연출해 내고 있었는데, 다양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 마음에 드는 공간을 선택해 앉을 수 있어 인기가 있어 보였다.

 

핑크빛이 도는 철제 천장에 홀려 2층으로 올라가 보니 이곳은 NO KIDS ZONE이다. 코너 특색에 맞게 조용한 분위기에서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었다.

 

 

 

 

 

1층은 다양한 부대시설과 수족관 코너로 어린이들이 많았지만, 젊은 연인들과 우리처럼 나이 지긋한 부부들도 많이 보였다. 이층에서 내려다본 카페는 낭만적인 거리 같다.

 

 

 

 

 

베이커리 코너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화려한 빵들이 크리스마스 시즌 장식을 올린 채 진열되어 있었다.

언젠가 먹어보았던 팡도르와 바스크 치즈케이크도 있었고, 이름을 기억하기도 어려운 색다른 빵들이 정말 많았다.

 

 

 

 

 

키오스크에서 음료 두 잔을 주문하고 자리를 잡았다. 카페를 선택하듯 신중하게 자리를 고르고 창가 자리 편안한 소파에 앉았다.

 

 

 

 

 

커다란 선물주머니를 메고 벽을 막 넘어가려는 거대한 산타 모형을 보니 미소가 지어졌다. 

음료는 맛있었고 자리는 매우 편안했다. 

 

1층은 음악소리, 어린이들 소리, 사람들의 분주함도 크게 느껴졌지만 넓은 공간이라 그런지 오히려 방해받지 않는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처음으로 아이들 없는 크리스마스를 보내며 느낀 여러 가지 감정들은 내년 크리스마스에는 뿌연 안개가 사라지며 서서히 걷히듯 희미해질 것이다. 다음 해 또 그다음 해 그리고 그다음 해의 다음 해가 되면 익숙해질 것이다. 어쩌다 시끌시끌한 분위기의 성탄을 보내게 되면, 이번 해는 특별하다 색다르다 하게 될 것이다.

 

세월은 그렇게 지나간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