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결혼기념일이다.

 

원래 계획은

좋아하는 갈치조림을 먹은 후 

창룡문에 차를 대고 화성 한 바퀴 돌며 산책을 하려 했었다.

 

그러나 모든 일이 매번 계획대로 되지는 않는 것!

 

어제는 아들 자취방에 겨울옷을 가져다주러 서울행.

 

오늘은 기숙사에서 공부하던 딸아이의 호출로

딸과 함께 브런치 ㅎㅎ

 

 

102 Table

 

원래 가려고 했던 브런치 집은 일요일 휴무.

또 다른 곳은 카페 주인의 사정상 당분간 휴무.

 

'제3안'으로 찾아 놓았던 카페다.

 

 

카페에 들어서니 공간이 널찍하고 시원한 느낌.

 

무엇보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점은

높은 천장과 가을 풍경이 훤하게 보이는 통유리창이었다.

 

 

 

아기자기한 장식들도 눈을 끌었는데

뭔가 어설픈 듯하면서도 소박한 느낌이 나쁘지는 않았다.

 

 

우리가 11시 좀 넘어 방문했는데,

좀 이른 시간 이어서 그런가?

바닥에 머리카락 등 먼지 때문에 청결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한 테이블에서 젊은 가족이 여유로운 오전을 보내고 있을 뿐

다른 손님은 없었지만,

 

배달 주문이 있어 식사가 좀 늦게 나온다고 양해를 구하셨다.

(브런치 카페도 배달 주문이 가능했다. 놀랍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딸이 태블릿에 인강 다운로드를 마치고, 일주일간 밀린 수다를 떨고, 사진을 여유롭게 찍었다.

그리고도 한참만에 우리의 배고픔을 달랠 음식들이 나왔다.

 

 

 

바나나 아이스크림 와플
타코라이스
클럽 샌드위치

우리가 주문한 음식들.

비주얼이 장난 아니다. 인스타 맛집인 듯 사진을 찍으니 더 예쁘다.

 

제일 인기 있었던 와플은 너무나 예상되는 바로 그 맛.

맛이 없을 수 없는 조합!

 

타코 라이스는

저게 다 마요네즈?? 사실 믿어지지 않았지만 정말 그랬다.

다 함께 비벼 먹으면 더 맛있었을까? 마요네즈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그랬을 듯하다.

 

하지만, 우리는 거의 덜어내고 먹었다.

사실 밥이 좀 더 따뜻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클럽 샌드위치는 풍성한 속재료와 적당한 소스가 어우러져 맛있었다.

너무 커서 한 입에 먹기는 힘들었는데 큰 접시에 놓고 나이프로 잘라먹으니 편안했다.

 

 

 

음료 두 잔을 주문하니 1,000원 할인해 주셨다.

 

 

 

우리를 불러 준 딸 덕에

갈치조림이 브런치로 바뀌었지만,

오히려 더 기념일다운 분위기의 카페에서 쉽게 먹지 못했던 음식을 먹었다.

 

지난주 많이 힘들었는지

먹어야 한다고 노래를 불러도 안 먹었던 영양제도 챙겨 먹는다 하고

오히려, 한약도 먹어야겠다고 하는 딸을 보니 안쓰럽다. 

 

수능이 다가올수록

오히려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으로 편안하게 공부하는 딸.

그렇게 멘탈을 유지하며 불안감을 극복하려고

역으로 얼마나 신경을 곤두 세우고, 다른 것들을 희생하고 있을지........

 

 

어서어서 이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바랄 뿐.

호출하면 달려갈 뿐.

불안감을 주는 모든 언행을 조심할 뿐.

기도할 뿐.

직접적으로 도와줄 방법이 사실은 없다.

 

 

남은 시간을 무사히 잘 보내고,

훨훨 날아 자유롭게 본인의 인생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딸에게로 보낸다.

 

잘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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