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은 절판된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라는 책으로 읽었다. 이 책은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원제가 <How Proust Can Change Your Life>이니, 개정판 제목이 훨씬 원래의 뜻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영화나 문학에서 자주 언급되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늘 언젠가 읽고 싶다는 마음만 품게 만드는 책이다. 방대한 분량과 어렵다는 인상 탓에 선뜻 도전하기 어렵다.

 

이 책은 원래 7부작 장편소설로 , 우리나라 민음사판으로는 총 13권, 각 권이 300~500쪽 분량이라고 한다. 이쯤 되면 평생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는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고맙게도, 알랭 드 보통은 이 책을 우리 곁으로 가져다준 사람이다. 그의 지식과 유쾌한 통찰 덕분에,  프루스트는 좀 더 친근한 인물이 되었고, 우리는 그를 통해 삶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법을 배운다. 그건 정말 고마운 일이다.

 

 

 

하나, 현재의 삶을 사랑하는 법

둘, 자신을 위한 독서법

셋, 여유 있게 사는 법

넷, 훌륭하게 고통을 견디는 법

다섯, 감정을 표현하는 법

여섯, 좋은 친구가 되는 법

일곱, 일상에 눈을 뜨는 법

여덟, 행복한 사랑을 하는 법

아홉, 책을 치워버리는 법

 

저자는 이 아홉 가지 주제로, 프루스트가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지혜들을 소개해 주고 있다. 거창한 이론이나 조언이 아니라, 일상과 감정의 세세한 결을 살피는 법을 말해준다. 그래서 이 책은 철학서도 아니고 자서전도 아니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해주는 지침서처럼 느껴진다.

 

 

p. 42 만약 천재의 새로운 걸작을 읽게 된다면 그 속에서 우리는 우리가 경멸했던 우리 자신의 성찰들, 우리가 억압했던 기쁨과 슬픔, 우리가 깔보았지만 그 책이 문득 우리에게 그 가치를 가르쳐 주는 감정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세계를 발견하고 기뻐하게 될 것이다. 

p. 63 "너무 빨리하제 마세요"는 아마 프루스트주의적 슬로건일 것이다. 그리고 너무 빨리 하지 않으면 생기는 이점은, 그러는 도중에 세상이 더 재미있어진다는 것이다.

p. 92 사실 프루스트의 견해에 따르면 우리는 문제가 있기 전까지는, 즉 우리가 고통에 빠지고 우리가 희망했던 대로 일이 일어나지 않을 때까지는 아무것도 제대로 배울 수 없다. (......) 고통스러울 때에만 철저한 탐구심이 생길 것이다.

p. 99 어떻게 하면 좀 더 훌륭하게 고통을 겪는 법을 배울 수 있을까? 비록 전통적으로 철학자들은 행복의 추구에 관심을 기울여 왔지만, 훨씬 더 큰 지혜는 제대로 그리고 생산적으로 불행할 수 있는 방법을 추구하는 데 있는 듯하다. 

p. 187-188 평범하다고 생각한 것이 이렇게 화려하게 묘사되었다는 것, 재미없다고 생각했던 삶이 이렇게 흥미를 돋운다는 것, 그리고 하찮다고 생각했던 자연에 위대한 예술이 있다는 것에 그가 압도되었을 때, 나는 그에게 말할 것이다. "당신은 행복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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