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덕분에 유럽여행을 다녀왔다. 영국에서 나흘, 독일에서 이틀, 덴마크에서 반나절, 마지막 여행지 스웨덴에서 이틀을 딸과 동행했다. 그리고 소중한 나의 딸은 교환학생을 시작하기 위해 홀로 떠났다. 
길어야 6개월 정도의 부재지만, 지구 반대편에 있다는 생각이 단절감을 증폭시킨다. 
 
 
소설을 쓰는 동안엔 다른 누군가를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해라는 말속엔 늘 실패로 끝나는 시도만 있다고 생각한 기억도 난다. 그럼에도 내가 아닌 누군가를 향해 가는, 포기하지 않는 어떤 마음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쩌면 이 소설도 끈질기게 지속되는 그런 수많은 노력 중 하나가 아니었는지. <딸에 대하여_김혜진, 작가의 말 중>
 
 
세상의 한가운데 떨어져 삶을 마주하고 살아가고 있는 두 자녀.
대신해 주고 싶은 것들이 많지만, 어느 하나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을 점점 깨달아 간다.  
 
보고만 있어도 짠하고,
생각만으로도 맘이 저려온다.
 
나의 마음은 나 아닌 그들을 향한다. 
무언가를 포기하며, 포기하지 않는 다른 어떤 마음들을 지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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