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자기 계발서는 읽고 나면 허무함이 먼저 남는 책이다.
그래서 끝까지 읽기보다, 멀어지기 쉬운 장르이기도 하다.
나 역시 젊은 시절에는 간혹 자기 계발서를 펼쳤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잘 읽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2026년 올해, 조금은 다르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그 마음에 이끌려 기시미 이치로와 고가 후미타케의 <미움받을 용기>를 다시 꺼내 들었다.

알프레드 아들러 심리학을 한 철학자와 청년의 대화로 이해하기 쉽게 해석한 이 책이 이번에는 예전과 다르게 읽혔다.
1. 과거의 트라우마를 부정하라
누구나 자신의 현재 모습이 완전히 만족스럽지는 않을 것이다.
열등감으로 자존감이 무너지고 세상의 루저가 된 듯한 기분에 사로잡힐 때, 인간은 ‘내가 이렇게 된 이유’를 어디에서 찾게 될까.
대부분은 과거의 불행이나 환경, 강압적이었던 부모 같은 기억에서 그 이유를 찾으려 한다.
과거 탓을 하는 일은 아마 가장 쉬운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단호하게 말한다. “과거의 트라우마를 부정하라.”
삶은 내가 겪은 일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에 내가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불행이 되기도, 성장으로 남기도 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주어졌느냐가 아니라, 주어진 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과거는 과거일 뿐.
그것이 현재를 지배할 수는 없다.
2. 모든 고민은 인관관계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한, 피할 수 없이 인간관계 속에서 고통을 겪는다.
남에게 미움을 사고 상처받을까 지나치게 두려워하기 때문에 관계는 쉽게 스트레스가 된다.
이 책은 말한다.
인생의 과제인 인간관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립할 것’과 ‘사회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그리고 ‘내게는 능력이 있다’, ‘사람들은 내 친구다’라는 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우리를 괴롭히는 열등감은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낸 주관적 해석일 뿐이다. 내 얼굴은, 결국 나만 오래 바라본다.
인간관계의 중심을 경쟁으로 보지 말고, 타인의 행복을 나의 패배로 여기지 말 것.
상대를 구속하지 말고, 상대가 행복하다면 그 모습을 순순히 축복해 주는 것이 사랑이며, 서로를 묶어두려는 관계는 결국 스스로를 깨뜨리게 된다고 이 책은 말한다.
3. 타인의 과제를 버리라
p. 166 타인의 과제에 개입하는 것과 타인의 과제를 떠안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무겁게 짓누른다네. 만약 인생에 고민과 괴로움이 있다면 - 그 고민은 인간관계에 있으니- 먼저 "여기에서부터 저기까지는 내 과제가 아니다"라고 경계선을 정하게. 그리고 타인의 과제는 버리게. 그것이 인생의 짐을 덜고 인생을 단순하게 만드는 첫걸음일세.
가족일지라도 그들의 과제를 침범하지 말 것.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훈수 두지 말고, 그들이 힘든 상황에 처했을지라도 개입하거나 과도한 관심을 갖기보다, 곤경에 처했을 때 언제든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는 조용한 메시지를 보내라고 한다.
내가 타인의 문제에 과도하게 개입하려 한다는 것은, 어쩌면 타인 또한 나의 삶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누구도 내 과제에 끌어들이지 말고, 나 역시 타인의 과제에 끼어들지 않는 것. 이 ‘분리’가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그러니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을 내려놓고, 남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든 마음에 두지 말고, 남이 나를 싫어해도 두려워하지 않을 미움받을 용기가 있다면, 인간관계는 한순간에 달라질 수 있다고.
p. 155 자네가 타인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라고 한다면, 타인 역시 자네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하는 걸세. 상대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더라도 화를 내서는 안 돼. 그것이 당연하지.
4. 세계의 중심은 어디에 있는가
세계의 중심은, 내가 아니다. 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에만 집착하는 삶이야말로 사실은 나 이외에는 아무에게도 관심이 없는 가장 자기중심적인 생활양식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자기에 대한 집착을 타인에 대한 관심으로 바꿔야 한다. “이 사람은 내게 무엇을 해줄까?”가 아니라 “나는 이 사람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것이 공동체에 공헌하는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무언가를 주어야 내가 설 자리를 얻을 수 있고, 공동체에 적극적으로 공헌할 때 비로소 소속감이 생긴다고.
눈앞의 작은 공동체뿐 아니라, 나와 다른 사람들, 보다 다양한 관계들, 보다 큰 공동체는 언제나 존재한다. 그래서 우리가 설 수 있는 자리는 생각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타인을 행위의 차원이 아니라 ‘존재’의 차원에서 바라볼 것. 의식 속에서 대등한 수평관계를 유지하고, 주장할 것은 당당하게 주장할 것.
p. 287 즉 타인에게 공헌할 때 우리는, 설사 아무도 그것을 알아주지 않아도 '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주관적인 감각, 곧 공헌감을 가지면 그걸로 족한 걸세. (....) 바로 행복이란 공헌감이다. 이게 행복의 정의라네.
5.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살아간다
찰나인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춤추고, 진지하게 살며, 과거도 보지 말고 미래도 보지 말고 완결된 찰나를 춤추듯 살아가기.
누구와 경쟁할 필요도 없고, 목적지도 없이 하루하루 춤추다 보면, 우리는 결국 어딘가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반박하고 싶은 대목들도 분명 생긴다.
하지만 그중에서 나에게 맞는 것만 취사선택해 몇 가지라도 달라질 용기를 낸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세계란 다른 누군가가 대신 바꿔주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나 자신의 힘으로만 조금씩 달라질 수 있는 것일 테니까.
그러니 이해할 수 없는 세상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멈춰 있기보다, 용기를 내어 무엇이라도 해보는 것.
그 작은 시도만이 조금 더 나은 나를 만들고, 오래 짓눌러 왔던 것들로부터 나를 해방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p. 261 과제를 분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변할 수 있는 것과 변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해야 하네. 우리는 태어나면서 주어진 것에 대해서는 바꿀 수가 없어. 하지만 주어진 것을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내 힘으로 바꿀 수가 있네. 따라서 바꿀 수 없는 것에 주목하지 말고, 바꿀 수 있는 것에 주목하란 말이지.
"신이여, 바라옵건대 제게 바꾸지 못하는 일을 받아들이는 차분함과
바꿀 수 있는 용기와
그 차이를 늘 구분하는 지혜를 주옵소서."
키트 보네거트 < 제5 도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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