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새해 첫 영화로 애프터 양 감독의 <하나 그리고 둘>을 선택했다.
광화문 씨네큐브 상영은 일찌감치 예약해 두었다.
1월의 첫 주말,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한파를 피하기 위해 상영 시간 전까지 근처 베이커리 카페에서 시간을 보냈다.
광화문 S타워, 아띠제

종류는 많지 않았지만 알찬 구성의 샌드위치가 몇 가지 있었고, 그중 로인햄과 에멘탈 치즈가 들어간 크루아상 샌드위치를 골랐다.
고소한 크루아상 사이로 짭짤한 햄과 부드러운 치즈, 여기에 썬드라이 토마토와 루꼴라의 독특한 맛과 향이 더해져 입안에서 풍부하게 어우러졌다.
추운 날, 따뜻한 커피와 함께하니 더없이 좋았다.

N차 관람한 영화 <하나 그리고 둘>은 결혼식으로 시작해 장례식으로 끝난다.
그 처음과 끝의 장면이 유독 오래 남았다.
마냥 즐거워야 할 결혼식도, 마땅히 슬퍼해야 할 장례식도 나에게는 이상하리만치 비슷한 온도로 다가왔다.
기쁨은 완전하지 않았고, 슬픔 또한 전부는 아니었다.
삶의 시작과 끝은 서로 다른 이름을 가졌을 뿐, 결국은 같은 선 위에 놓인 장면처럼 느껴졌다.
기대와 설렘 뒤에는 고통과 상실이 있었고, 침묵과 허무의 끝에는 기억과 추억이라는 작은 행복들이 남아 있었다.
말을 아끼고 침묵으로 여백을 내어준 영화는 그 감정들을 설명하지 않고도 충분히 느끼게 했다.
온전하지 않고 흔들리는 삶.
백석 시인의 말처럼, 우리는 행복하다는 생각과 불행하다는 생각 사이에 취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2026년의 삶도 아마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흔들리며, 때로는 슬프고, 그러나 완전히 식어버리지는 않은 따뜻한 온도의 시간들로 채워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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