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당일, 우리는 대학로를 찾았다.
커플들, 어린아이와 함께한 가족들, 친구 모임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거리를 오갔다. 카페와 식당마다 대기 줄이 늘어서 있었고,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대학로는 활기로 가득했다.
특별한 날, 우리는 많은 일들을 하기로 했다. 그 시작은 학림다방의 비엔나커피였다.
이어 간단한 브런치를 먹기 위해 카페 ‘샌드위치날에'를 찾았다.
대학로, 샌드위치날에
외관부터 유럽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곳의 주방에서는, 방금 구워낸 포카치아와 수제 햄으로 분주하게 샌드위치를 만들고 있었다.
포카치아는 올리브오일을 사용한 이탈리아의 납작한 빵이다. 겉은 살짝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먹어보고 싶은 다른 메뉴도 있었지만, 우리는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를 주문했다.

시그니처 포카치아는 가지와 아보카도, 두 가지 종류가 있었는데 우리는 가지가 들어간 메뉴를 주문했다.
포카치아 빵 사이로 잠봉 햄과 토마토, 생모짜렐라, 바질 페스토, 루꼴라가 겹겹이 쌓여 있어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단연 빵이었다.
중고서점과 곳곳의 상점들을 돌아다니며 가족을 위한 선물도 사고, 길거리 음식도 먹었다. 가보고 싶었던 카페를 한 군데 더 들른 뒤, 김광석의 노래들로 채워진 뮤지컬 <바람으로의 여행>을 관람했다.

몇 차인지 모를 N차 관람이었지만, 이번 공연은 유독 좋았다.
같은 작품을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현재 상황과 감정은 이전과 전혀 다른 감상을 만들어냈다.
작년과는 다른 장면, 다른 노래, 그리고 다른 감정이 또다시 나를 건드렸다.
김광석의 자작곡뿐 아니라, 그가 불렀던 모든 노래를 나는 정말 사랑한다.
이번 공연의 모든 노래가 나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지만, 특히 두 곡의 가사는 한 단어 한 단어 마음을 건드렸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은 최근 상실과 이별을 겪은 나에게 위로가 되었고, 그 시간을 좋은 기억으로 간직할 수 있게 해 주었다.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를 들을 때는 마음이 유난히 슬퍼졌다.
잊혀져간 꿈들을 다시 만나고 싶어 창을 열고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쓰는 그 마음이, 그 슬픔과 아쉬움이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비가 내리면,
나를 둘러싸는 시간의 숨결이 떨쳐질까
내가 간직하는 서글픈 상념이 잊혀질까.
바람이 불면,
나를 유혹하는 안일한 만족이 떨쳐질까
내가 알고 있는 허위의 길들이 잊혀질까.
성탄일이 지나가고, 삶도 사람도 지나간다.
꿈도, 헛된 희망도 사라진다.
화려함 속에 쓸쓸함이 가득하다.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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