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평산책방에서 샀던 책, <책 읽는 사람>을 올해의 마지막 책으로 꺼내 읽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천한 책들과 그것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그의 독서 목록의 일부일 뿐인 소개된 책들만으로도 참으로 다양한 분야의 책들로 깊고 넓은 독서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추천 도서 중, 내가 읽었던 책 여일곱 권 정도가 정말 반갑게 느껴졌고, 읽고 싶은 책 몇 권은 폰 메모장에 저장해 두었다. 그러나 상당 수의 책들은 내가 읽기에 부담스럽거나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실 소설을 좋아하는 나의 책 읽기는 편식에 가깝다. 게다가 판타지 소설은 거의 읽지 않으니 소설도 가리는 것이다. 나의 책 읽기가 얼마나 빈약한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p 10. 일행가운데 시를 좋아하는 국어 선생님이 있어서 평소 산행할 때마다 도종환 시인의 '여백'이란 시를 함께 낭송한 다음 산행을 시작한다고 했습니다. 오랜만에 함께 산행하게 된 우리 부부를 위해 부산 출신 김종해 시인의 '그대 앞에 봄이 있다'라는 시를 한 편 더 준비해 왔습니다. 처음 경험한 일인데 그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시를 함께 낭송했더니 놀랍게도 산행 내내 시가 머릿속에 맴돌아 시와 함께하는 산행이 되었습니다.

 

시와 함께하는 산행. 너무 멋지지 않은가!

 

시 한 편으로 시작하는 하루.

시 한 편으로 시작하는 산책.

시 한 편으로 시작하는 여행.

 

정말 근사하다.

 

 

그들이 산행에 함께했던 시,

김종해 시인의 <그대 앞에 봄이 있다>를 다시 읽어 본다.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 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 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내년에는 다양한 책들을 읽어보리라' 생각할 수 있게 해 준, 연말을 마무리하기에 적절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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