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초, 강릉으로 1박 여행을 다녀왔다.
강릉 하면 떠오르는 기분 좋은 것 중 하나는, 한 여름 더위속 열리는 '독립영화제'다. 그와 못지않게 강릉을 좋아하는 이유는 독특한 분위기의 수제 맥주 집이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책 한 권을 구입하면 맥주 한 잔을 무료로 마실 수 있다. 작가와 책에 대한 아무 정보가 없었고, 심지에 이 책은 비닐에 싸여있어 내용을 볼 수도 없었지만, 분위기에 취해, 예쁜 표지와 메모에 이끌려 그렇게 샀던 책이다.
작가는 한 밴드의 리더였던 음악가였고, 현재는 꽤 많은 에세이집을 출간한 에세이스트다.
표지에서 받은 인상대로 책의 질감은 부드럽고 삽입된 사진들은 예뻤다. 책을 읽으면서는 나와 타인을 이해하고 삶을 아름답게 살려고 노력하는 한 인간의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275. 인간에게 있어 타인이란 존재는 거의 절대적이다. 우리를 웃기고 울리고 화나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일들이 사실상 타인으로부터 비롯되기에 그렇다. 어떤 인간도 저 스스로 태어나 혼자 힘으로 살아갈 수 없고 혼자서는 행복할 수도 없으며 삶의 의미를 가지기도 어렵다.
276. 그러니 우리를 행복하게도 하지만 너무 큰 고통까지 주는 이 타인이란 존재들을 도대체 어떻게 대해야 그들과 원만하게 어울리며 큰 어려움 없이 이 세상을 갈아갈 수 있을까.
처한 상황과 생각은 조금씩 다르지만 인간 개개인은 저마다 삶을 의미 있게 살고자 고민하고, 타인을 이해하고 협력하려 부단히 애쓰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에 맘 한 구석이 조금은 따뜻해졌다.
예쁜 사진들과 함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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