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것도, 괴물로 만드는 것도 사랑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이야기를 해 보고 싶었다."
라는 작가의 말을 생각해 보았다.
p.198 나는 알고 있다. 곤이가 착한 아이라는 걸. 하지만 구체적으로 곤이에 대해 말하라면 그 애가 나를 때리고 아프게 했다는 것, 나비를 찢어 놓았다는 것, 선생에게 패악질을 부리고 아이들에게 물건을 집어던졌다는 것밖에 말할 게 없다. 언어라는 건 그랬다. 이수와 곤이가 같은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거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그냥, 알아요. 곤이는 좋은 애예요.
자신의 의지로 주어지지 않은 삶은, 때로는 버겁다.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아무런 고통도 상실도 느낄 필요가 없었을 텐데.... 원하지 않았던 삶을 꾸역꾸역 살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괴물이 되어간다. 마음과는 다르게, 주위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심지어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조차..... 삶은 나의 의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타인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지만 번번이 상처를 주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종종 진심과는 다른 행동이나 말로 오해를 산다.
상대에게 상처를 받지 않으려 다짐하지만 공격하는 이들은 많고,
상황은 반복될 뿐이다.
우리는 사람이기도 괴물이기도 한 채 살아가는 것 같다.
그럼에도, 하루하루 노력해야 한다. 더 따뜻한 사람이 되기로.
p.219 네가 상처 입힌 사람들에게 사과해. 진심으로. 네가 날개를 찢은 나비나 모르고 밟은 벌레들에게도.
p.229 삶은 여러 맛을 지닌 채 그저 흘러간다. 나는 부딪혀 보기로 했다. 언제나 그랬듯 삶이 내게 오는 만큼. 그리고 내가 느낄 수 있는 딱 그만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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