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해"라고 말할 때,
나는 가장 나다워질 것이다.
내가 가장 기쁨을 느끼는 일을 하고 있을 테니까.
<슬픈 세상의 기쁜 말_정혜윤>
생일이 있던 주말, 서울역 한 식당에서 자녀들과 가족 모임을 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생일이라고 선물도 받았다.
행복했다.
그런데 돌아오는 길에는 알 수 없는 슬픔이 문득 밀려오기도 했다.
행복한 순간들이 있다.
지금처럼 글을 쓸 때,
고요한 음악이 흐르는 카페에서 책을 읽을 때,
남편과 단골 수제 맥주집에서 피자와 맥주를 나누며 이야기를 나눌 때,
새로운 경험을 할 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을 때,
‘나도 쓸모 있는 인간이구나’ 하는 뿌듯함이 스칠 때,
세상에 어렴풋하게 희망을 느끼는 순간에.....
내가 행복한 순간들이 나의 본질을 말해 준다면,
나는 사소한 경험들과 내 주변이 안녕한 상태를 행복해하는 사람이다.
슬픈 세상에서
당신을 살아 있게 하는 말은 무엇입니까?
‘나만의 단어 찾기’ 중에 멋진 하나를 발견했다.
딸이 생일 선물로 스웨덴 브랜드 향수를 건넸다.
쇼핑백을 보더니 아들이 말한다.
“혹시 라 튤립이야? 엄마한테 잘 어울리는 향이 바로 그거야.”
개봉한 향수는 역시나 라 튤립이었고,
그 향 노트는 '막 물기를 머금은 생화 튤립 줄기 같은 깨끗하고 투명한 향', '은은하고 과하지 않은 플로럴 향'이었다.
은은하지만 존재감 있는, 과하지 않게 곁에 머무는 그런 존재로 인정받은 느낌이 들어 행복했다.
나만의 단어에 라 튤립을 기억해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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