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말 공연은 뮤지컬 <지하철 1호선>.

 

학전 소극장이 내년 초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맘이 좋지 않다.

고 김광석의 천회 공연을 그 좁은 공간에서 봤었고, 남편과 연애 초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봤던 곳.

시간이 흘러서도 대학로에 들릴 때면, 김광석 흉상을 보기 위해 매번 찾았던 곳.

 

언젠가부터 아이들 연극 포스터가 걸려있어, 쉽사리 가게 되지 않았던 그 지하의 좁은 공간.

 

 

 

 

 

94년에 초연이 있었고, 우리는 95년 6월 24일 공연을 봤었다.

공연 중 대학로 일대 전기가 나갔고, 극을 멈추어야 했던 상황이었음에도, 어둠과 정적 속에서 배우들이 열심히 스텝을 밟으며 춤을 췄던 그 기이한 순간이 기억난다. 우리는 기다렸다 다음 공연을 봤었다.

 

그 재미있었던 에피소드, <아침 이슬>의 김민기, 학전 소극장,  그리고 쓸쓸했던 시절 지하철 1호선을 탔던 소외된 우리들의 이야기가 더해져 <지하철 1호선>을 깊이 기억하게 되었었다.

 

 

 

 

 

28년이 지나 학전의 마지막 소식을 접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이 공연을 보았다.

''6시 9분 서울역~'' 오프닝 곡이 울리자 마법같이 노래가 기억나며 심장이 두근, 

무수한 세월이 지났음에도  잊히지 않은 많은 것들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감동, 또 감동이었다.

 

 

 

 

 

이 마음을 오래 간직하고픈 마음에 우리 부부는 대학로에 더 오래 머물렀다.

학전 소극장의 구제를  간절하게 소망하며......

 

 

 

20대 꿈과 같던 시절, 50대가 된 지금.

거의 30년 세월의 촘촘한 사연들 사이에서 <지하철 1호선>의 추억은 묘한 끈으로 나의 인생을 이어주고 있었다.

 

 

23년 연말, 대학로 거리에서의 추억이 또 포개진다. 따뜻한 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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