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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벅스 샌드위치 토요일 북촌, 스타벅스.비가 오는 이른 아침인데도 외국인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북촌로점, 스타벅스 운 좋게 한옥 지붕들이 보이는 넓은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아메리카노와 함께 제공되며 아침메뉴로 할인되는 에그클럽 샌드위치. 하얀 식빵 위에 에그마요를 넉넉히 바르고, 빵 한 겹을 덮은 뒤 치즈와 햄 아삭한 양상추를 차례로 올리고 다시 식빵으로 덮었다. 심플하고 간결하지만 기본에 충실한 맛.화려한 재료로 눈길을 끄는 샌드위치도 좋지만, 가끔은 집에서 만든 듯한 익숙하고 평범한 맛이 생각날 때가 있다. 공감수 1 댓글수 0 2025. 5. 11.
  • [인권 교양서] 사람이 사는 미술관_박민경 미술관에 가는 것이 좋다. 작품들을 보면 볼수록 나만의 감상 루틴이나 방법이 생기는 것 같다.요즘은, 그림 속 인물들의 표정을 오래 응시하며 그 감정들을 생각해 보곤 한다. 사람이 사는 미술관 이 책은 그림을 감상하는 또 다른 방법을 알려준다. 작품을 감상하며 우리는 그 시대의 사회적, 정치적 배경들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이 책은 여성, 노동, 차별과 혐오, 국가, 존엄이라는 다섯 가지 주제를 통해 인권에 대해 이야기한다. 더 나아가 '인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개념을 쉽게 알려 준다. 위 그림은 외젠 들라크루아 이라는 작품이다. 오스만튀르크 군대가,식민지였던 그리스의 독립 전쟁을 진압하며 키오스 섬의 민중들을 잔혹하게 학살한 비극적인 역사를 담고 있다. 역사적 배경을 알고 그림을 보니, 자.. 공감수 1 댓글수 1 2025. 5. 8.
  • ou 샌드위치 한옥마을에서 먹은 샌드위치. 오늘 유독, 이름도 분위기도 마음에 든다. 전주, ou 샌드위치 더블치즈 샌드위치, 에그 샌드위치, 아보카도 샌드위치 중 고민하다 고른 메뉴다.빵 사이에 체다와 모짜렐라 치즈, 훈제 햄과 루꼴라, 드라이토마토를 넣고 그릴에 눌러 구운 파니니. 올리브가 듬뿍 들어간 빵부터 마음에 들었다. 살짝 피자맛이 나는 든든한 한 끼다. 더 놀라운 것은 샌드위치의 가격이다. 6,000원에 이 맛과 분위기의 샌드위치 가게는 찾기 힘들다. 다양한 토스트들도 있었다. 두툼한 식빵을 버터에 노릇하게 구워낸 뒤, 딸기잼이나 크림치즈, 발사믹 소스를 곁들여 취향대로 발라 먹을 수 있어 매력적이다. 먹어보진 않았지만 정말 맛있어 보였다. 전주에서 여유 있게 쉬어 갈 좋은 카페를 발견했다.. 공감수 1 댓글수 2 2025. 5. 7.
  • 비기닝 브런치 샌드위치 26회 전주 국제 영화제를 다녀왔다. 전주는 매년 열리는 영화제로도 유명하지만, 미식 여행으로도 완벽한 곳이다. 활기찬 전주의 봄날, 객사길에 위치한 한옥카페에서 먹은 샌드위치는 정말 특별했다. 전주, 비기닝 브런치 샌드위치 먹기 좋게 썰린 치아바타 위로 잘게 썰린 로메인 상추가 깔리고, 그 위에 부드러운 스크램블, 바삭하게 구운 베이컨과 통통한 새우가 정성스럽게 얹혀 있다. 갈릭 소스를 살짝 바르고, 새콤달콤하게 절인 방울토마토 마리네이드와 함께 곁들이니 잘 어울린다. 건강한 한 끼를 제대로 챙긴 느낌. 바삭하게 구운 프랑스바게트에 잠봉뵈르와 로메인을 채워 넣고, 이즈니버터로 고소함을, 홀그레인 소스로 상큼함을 더한 샌드위치다. 곁들여 먹는 당근 라페의 상큼함과 아삭한 식감은 어떤 샌드위치.. 공감수 0 댓글수 0 2025. 5. 6.
  • [한강의 에세이] 빛과 실 한 권의 시집 같은 작고 얇은 검은 표지. 그 위에 둘러진 노오란 띠지가 마치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빛처럼 느껴진다.2024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이 수록되어 있다. 한 권의 책으로 접하는 강연문은 또 다른 감동이다. 이를 시작으로 몇 편의 시와 산문, 화단을 가꾸며 쓴 일기와 사진들이 이어진다. 이 산문집을 읽는 것은 한강이라는 작가를 개인적으로 더 알아가는 일이었다. 하나의 소설을 완성하기 위해 그녀가 생각하고 겪었던 일들을 엿보, 그녀의 일상 곁을 기웃거리는 경험이었다. (54) 쓴다...... 쓴다.울면서 쓴다. (55)지극한 사랑에서 고통이 나오고, 그 고통은 사랑을 증거하는 걸까? (76)우리는 우리 키와 체중에 갇혀 있지 않으니까 해가들지 않는 북향정원. 작고 소박한 그 정원을 가꾸며 .. 공감수 0 댓글수 1 2025. 5. 2.
  • [북유럽 소설] 3부작_욘 포세 3편의 연작 소설, 잠 못 드는 사람들올라브의 꿈해질 무렵 아슬레와 알리다의 이야기다. 소설을 다 읽고 그저 아름답다고 생각했다.아슬레와 알리다가 사랑에 빠지는 순간의 묘사, 어리고 어린 그들이 온갖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들이 말이다. 어쩌면 판다지이거나, 어쩌면 잔혹 동화일지 모르지만, 두 연인의 사랑, 혹은 시대를 넘나들며 느끼는 사랑에서 숭고한 그 무언가가 느껴졌다. p. 47 마치 그의 연주와 그녀의 동작이 밝고 파릇한 날과 함께 뒤섞이는 듯하고, 거대한 행복이 그의 연주를 성장하고 숨 쉬는 모든 것들과 하나 되게 만드는 듯하다 그는 알리다를 향한 그의 사랑이 흘러넘치고 흘러넘쳐 연주 속으로, 성장하고 숨 쉬는 모든 것들 속으로 흘러드는 것을 느낀다 끊을 수 없는 핏줄,.. 공감수 0 댓글수 1 2025. 4. 30.
  • 뮤지컬 <돈 주앙> 좋은 기회가 있어서 뮤지컬 한 편을 봤다.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공연.프랑스어로 뮤지컬을 본다는 것이 생소했다. 1층은 무대 중앙, 2층은 무대 좌우 화면에서 한국어 자막이 나왔다. 2층 앞쪽에서 관람했는데 자막을 읽으려니 무대 퍼포먼스에 집중이 되지 않아 자막은 대충 보면서 공연에 집중했다. 잘 알려진 내용과 배우들의 감정을 따라가다 보니 자막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다. 플라멩고 춤이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스페인 플라멩고 댄스팀이 함께 했다고 한다. 유럽 배우들의 피지컬이 좋고, 동작마다 힘이 있어 인상적이었고 노래 역시 실력 있었다. 특히 돈주앙 역할을 맡은 지안 마르코 스키아레띠 배우의 연기가 좋았고, 마리아 역의 레테시아 카레레의 목소리가 아름다웠다. 사랑,.. 공감수 1 댓글수 2 2025. 4. 24.
  • 골디스 샌드위치 오랜만에 수원 화성을 한 바퀴 돌았다. 추억이 있는 카페와 식당이 몇 군데 없어져 조금 아쉬웠지만, 군데군데 처음 보는 가게들도 꽤 있었다.수원 행궁동, 골디스 버터를 한껏 머금은 소금빵 하나만으로도 충분한데, 그 안에 속재료를 넣은 샌드위치라니. 궁금했다. 좋아하지만 자제했던 에그마요. 오늘은 소금빵에 에그마요까지, 과감한 선택을 했다.버터에 에그마요가 더해져 정말 고소했고 짭짤한 소금의 맛이 깔끔했다. 이건 맛이 없을 수 없다. 새콤달콤한 당근라페와 짭짤하고 고소한 빵이 어우러져 신선하고 색다른 맛을 냈다. 이것도 새롭고 맛있다. 자칫 느끼할 수 있는 조합이지만, 개인적으로 에그마요 소금빵 샌드위치가 조금 더 맛있었다.편안한 카페, 처음 경험해 본 샌드위치, 마지막까지 견딘 꽃잎들이 떨어.. 공감수 0 댓글수 0 2025. 4. 19.
  • 책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영화 [클로저], [팬텀 스레드] 지금은 절판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송동준 옮김)]으로 몇 번을 읽었던 책이다. 다른 번역본이 궁금해 구입했다. 세계문학 전집, 이재룡 옮김은 이전 책 보다 읽기 수월했다. 읽고 이해하기 쉬운 번역 때문인지, 아니면 이미 여러 번 읽은 책이라 그런 건지 모르겠다. 아마 둘 다 아닐까 싶다. 다 읽고 나면 토마스, 테레자, 사비나, 프란츠 네 명의 인물들 중, 소설의 끝에 홀로 살아남은 사비나가 주인공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프란츠는 진리 속에서 산다는 것을 유리집에 사는 것처럼 아무 비밀이 없는 것이라 여겼다. 그는 사비나를 사랑했기 때문에 아내에게 사실을 털어놓고 사비나에게로 간다. 그러나 사비나는 자신을 관찰하는 목격자가 있는 한 거짓 속에서 살 수밖에 없고, 은밀한 삶만이 진리 .. 공감수 0 댓글수 2 2025. 4. 17.
  • 땡스 오트 샌드위치 헌법재판소 바로 옆에 위치한 카페. 아직 남아있는 경찰차벽이 씁쓸했지만 카페는 불을 밝히고 있었고, 내부는 이미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았다. 커피는 1층, 샌드위치는 2층에서 주문 가능하다. 안국, Thanks Oat 잡곡빵을 먹음직스럽게 구워 고소한 맛을 더하고, 햄과 치즈 그리고 아보카도의 부드러움 사이로 루꼴라의 향이 조화로왔던 샌드위치.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 매력적이었다. 고소한 빵 사이로 홀그레인 소스의 새콤함, 연어와 아보카도의 부드러움, 야채의 아삭한 식감이 더해져 맛있었다. 두 샌드위치 모두, 그릭 요거트 소스가 더해졌다고 하는데 맛이 강하게 느껴지진 않았다.개인적으로는 아보카도 햄 치즈의 담백함이 더 좋았다. 모양도 맛도 좋았던 땡쓰 오트 샌드위치. 공감수 0 댓글수 0 2025. 4. 13.
  • [북유럽 소설] 멜랑콜리아 1,2_욘 포세 욘 포세의 소설 멜랑콜리아 1,2전에 읽었던 욘 포세 소설들의 분량이 얼마 되지 않았기에, 500 페이지 이상되는 이 책의 두께가 심히 부담스러웠다.다행히도 그의 소설, [보트하우스]에서 불안으로 우울감에 깊이 빠진 주인공을 경험해 보아서 이 책을 읽는 데 그나마 수월했던 것 같다. 완독까지 그리 오랜 시간 걸리지 않았고 깊이 생각해야 할 어려운 문장도 별로 없었지만, 우울과 정신이상 (1부), 치매 (2부)를 가진 인물의 반복되는 내면의 소리를 읽어내는 것이 지리하기도 힘들기도 하였다.    책 표지 그림은 노르웨이 화가 라스 헤르테르비그의 그림, 이다.이 풍경화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신비롭다. 바위섬들을 희미하게 가린 낮게 깔린 거대한 구름들. 그 뒤로 무언가 존재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주 희미한.. 공감수 2 댓글수 3 2025. 4. 7.
  • 가배도 샌드위치 덕수궁 돌담길과 정동길을 여유롭게 걸은 후 횡단보도 한 번 건너면, 다양한 매력을 가진 4층 규모의 카페가 있다.    시청점, 가배도    고소한 크루아상, 짭조름한 잠봉햄, 두툼한 모짜렐라 그리고 루꼴라. 맛이 없을 수 없는 조합이다. 간혹 하나하나 맛있는 재료로도 과하거나 덜한 소스, 염분이나 당분의 정도 등에 따라 음식 맛은 달라진다. 이곳 샌드위치는 적절한 어우러짐으로 각각 재료의 매력이 살아났다.      아메리카노 한 잔과 함께하는 샌드위치는 브런치로 딱 좋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25. 4. 7.
  • 리나스 샌드위치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이나 전시를 본 후,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는 리나스 카페에는 다양한 샌드위치들이 있다. 한참을 골라 샐러드와 함께 주문했다. 예술의 전당, 리나스 샌드위치    너무 많은 기대를 해서 그런가. 샌드위치는 평범했고, 샐러드도 아쉬웠다.꼭 가보고 싶었던 곳을 경험했고, 클럽 샌드위치를 오랜만에 먹어본 것에 만족했던 라니스. 공감수 0 댓글수 0 2025. 4. 6.
  • 르꽁뜨 샌드위치 노무현 시민센터 근처 카페다. 2층으로 올라가 창가에 앉으면 창덕궁 후원이 건너다 보인다. 북촌, Cafe 르꽁뜨 한 입 베어 물자마자 반했던 샌드위치. 구운 버섯과 특제 소스가 들어가서인지 담백하고 맛있었고, 치아바타 빵의 바삭한 식감이 정말 좋았다. 가끔 먹고 싶어 생각나는 샌드위치. 공감수 0 댓글수 0 2025. 4. 5.
  • MFAC 카페 & 펍 샌드위치 파주에 있는 명필름 아트센터에서 가끔 영화를 본다. 일찌감치 도착해 1층에 자리한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참 좋다. 파주, MFAC 카페 & 펍 오래전 아이들에게 만들어 주었던 그 맛 그대로다. 부드러운 식빵, 크림치즈, 아삭한 오이. 간단하고 부담 없다. 25년 3월 방문했을 때는 새로운 샌드위치 메뉴가 생겼다. 이 샌드위치는 정말 너무 맛있었다. 새콤달콤한 당근라페, 바질의 허브향, 그리고 채소 사이로 삶은 계란 슬라이스 조합이 정말 좋았다. 생각보다 크고 두툼해 둘이 나눠 먹어도 충분하다. 다음엔 샌드위치 때문에 이곳을 방문할 것 같다. 이 메뉴는 없어지지 않기를. 공감수 0 댓글수 0 2025. 4. 5.
  • 더 힐 846 샌드위치 평생 한 가지 음식만 먹는다면, 다양한 종류의 빵 사이에 다채로운 속재료들을 듬뿍 넣은 각양각색의 샌드위치가 단연코 나의 선택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샌드위치 맛집. 동탄 레이크 꼬모, 더힐 846 먹물의 담백하고, 곡물의 고소한 빵 사이로 아낌없이 채워진 채소의 식감이 너무 좋다. 건강한 한 끼. 주말 아침, 창 밖 호수공원을 바라보는 것도 근사하다. 화창한 날도 좋지만 비가와도 좋다.기분까지 좋아지는 카페. 공감수 0 댓글수 0 2025. 4. 5.
  • [북유럽 소설] 보트 하우스_욘 포세 p.8 나는 더 이상 밖에 나가지 않는다. 불안감이 엄습하여 나는 밖에 나가지 않는다. 이 불안감이 엄습해 온 것은 바로 지난여름이었다.  책의 첫 문장부터 등장하는 이 불안감은 소설의 마지막까지 계속된다. 이야기는 반복되고, 그 반복 안에서 불안감은 지속된다.  불안감이 느껴진다. / 불안이 날 엄습해 오고 있다. / 불안감이 커지기 시작한다. / 불안감이 강력해지고 있다. / 내 불안감은 사라졌다. / 그런데 갑자기, 난데없이, 저물기 전보다 강력하게, 아주 분명하게, 불안감이 엄습했다. / 이제 불안감이 뚜렷해진다. 그 불안감이 내 온몸을 뚫고 지나다닌다. 뚜렷한 불안감. 불안감의 원인을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불안의 이면에는 개인적이고 은밀한 상황들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불안을 들여다보면 꼬리.. 공감수 1 댓글수 2 2025. 3. 26.
  • 책 [자기 앞의 생] & 영화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로맹 가리)의 소설 [자기 앞의 생]  & 에두아르도 폰티 감독의 영화 [자기 앞의 생]  몇 해 전 읽었던 삽화가 있는 책도 너무 좋았지만, 글에 집중해서 읽는 것 또한 다른 매력이 있었다. 내친김에 소피아 로렌이 주연한 영화도 봤다. 지난번, 영화 초반만 보고 책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라 보기를 멈췄던 영화다.이번에는 끝까지 봤지만 아쉬운 점이 많았다. 소설과 다른 설정도 많았고, 인상적이었던 인물들이 생략된 영화는 나에게는 무척 실망스러웠다. 책의 느낌이 전달되지 않아 다른 작품을 보는 듯했다.  에밀 아자르의 소설은 부조리하고 불행한 인간 삶을 이야기하지만, 슬픔과 아픔 그 어딘가에 줄곧 따뜻하고 아름다운 기운이 흐른다. 에두아르도 폰티 감독의 영화는, 그러한 인간의 삶이 내내 어둡게 .. 공감수 0 댓글수 2 2025. 3. 19.
  • [북유럽 소설] 샤이닝_욘 포세 [아침 그리고 저녁]에 이어 읽은, 욘 포세의 두 번째 소설이다.이전 소설이 한 인간의 탄생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면, [샤이닝]은 한 인간이 죽음을 마주하는 이야기이다.  주인공의 이름, 나이, 어떤 서사도 나오지 않지만 몇몇 글들로 그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혼자 사는 사람 / 내가 젊었을 때, 아주 오래전 / 죄 많은 나의 한평생 / 사실 누군가 마지막으로 나를 방문한 게 언제인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 나는 그들을 단 한 번도 어머니와 아버지라 불러본 적이 없다  주인공은 어느 정도 나이 들었을 것이고, 부모의 풍족한 사랑을 받지 못한 채 자랐을 것이고,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않은 외로운 사람일 것이다. p.7 나는 차를 타고 벗어났다. 기분이 좋았다. 움직이니 기분이 좋았다. 나는 어디.. 공감수 0 댓글수 0 2025. 3. 17.
  • [북유럽 소설] 아침 그리고 저녁_욘 포세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의 작품이다. 마침표가 거의 없다는 얘기를 듣고 포르투갈 출신 작가, 주제 사라마구가 생각났다. [눈먼 자들의 도시]를 읽을 때 마침표와 쉼표 외의 문장 부호가 전혀 없고 심지어 줄 바꿈도 없어 온 신경을 집중했던 기억이다. 주제 사라마구도 1988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라는 사실이 신기하다.   [아침 그리고 저녁] 1부는 요한네스의 탄생, 2부는 그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으면 늙고 죽는다는 것은 고약한 일임에 분명하지만, 아침이 지나 저녁이 오고, 또 저녁은 아침으로 이어지듯이, 삶과 죽음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고요히 흘러가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슬프고 외롭지만, 또 아름답고 평화롭다. 작가 특유의 의식의 흐름대로 써 내려간 문체는 반.. 공감수 2 댓글수 3 2025. 3. 13.
  • 책 [여수의 사랑] &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 한강의  소설 [여수의 사랑] 한강 작가가 20대 초반에 썼던 단편 소설들을 모은 .여수가 주는 낭만과 그곳에서의 좋은 추억으로 소설의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은 여수의 낭만에 대한 글이 아니었다. 여수는 삶의 고통이 시작된 지점, 아픔을 끊어내는 공간, 영혼의 장소였다. 42. 다만 그녀의 지치고 외로운 얼굴에 여수[麗水] 아닌 여수[旅愁]가 어두운 그림자를 끌고 지나가는 것을 나는 보았다.* 여수[旅愁] : 객지에서 느끼는 시름이나 걱정 작가는 가족을 잃은 상실의 고통으로 인해 안정된 생활이라곤 전혀 할 수 없는 청년들의 외로움과 지난한 삶을 그려낸다. 그녀의 책을 읽는 것은 힘들고 고통스럽다. 이 소설 역시 다른 작품들과 결이 같다. 폭력적인 삶, 끝이 없는 고통, 그럼에도 살아야.. 공감수 1 댓글수 2 2025. 2. 16.
  • [한강의 소설] 바람이 분다, 가라 폭력을 거부하기 위해 육식을 끊고 나무가 되려고 했던 의 주인공 영혜처럼, 인간은 폭력적인 세계를 거부할 수도 피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했다는 한강 작가의 소설 주인공 정희.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경제적으로 어렵게 자랐고, 식당을 운영하는 바쁜 엄마를 도와 오빠와 남동생의 도시락을 싸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사랑했던 사람이 병으로 죽고, 집을 떠나고, 불행한 3년의 결혼 생활과 세 번의 유산 경험, 손목에 주저흔을 가지고 있는 여자. 그녀의 인생을 짐작할 수 있을까? 또 다른 주인공 인주. 의사였던 아버지는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이후 엄마는 알코올 중독과 우울증을 겪다 자살했다. 11살이었던 인주는 외삼촌 동주의 보살핌을 받으며 살았.. 공감수 1 댓글수 0 2025. 1. 22.
  • 책 [서영동 이야기] &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서영동 이야기] 조남주 연작소설 (한겨레 출판) [82년생 김지영]의 저자, 조남주의 소설은 우리네 삶의 모습을 덜거나 보탬 없이 자연스럽게 묘사한다. 긴장감과 반전 없이 잔잔하지만, 인간의 욕심과 간사함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서영동을 배경으로 한 일곱 편의 연작소설은 조금씩 연결되어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부모 잘 만나 안정적이고 편안한 생의 기반을 마련하는 이들이 있다. 반면에 가난한 부모 탓에 독립할 자금은커녕 그나마 번 돈을 집에 갖다 바쳐야 하는 사람들도 있다. 특별한 재능이 있는 사람들 중 어떤 이들은 능력과 운의 기막힌 조화로 자수성가하는가 하면, 또 어떤 이들은 그 재능이 발목을 잡고 초라한 삶을 살아간다.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하루하루 고단하게 살아 가지.. 공감수 0 댓글수 0 2025. 1. 15.
  • 백기완 마당집 2024 한 해를 보내며 마지막으로 선택한 뮤지컬은 이다. 김광석의 오랜 팬인 나는, 그의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도 무척 설레었다. 오후 연극을 보기 위해 일찌감치 대학로에 도착했다. 유명하다는 돈카츠집에서 밥을 먹고 나오다, 지난번 왔을 때 공사 중이었던 백기완 마당집이 개관을 하여 반가운 마음에 들어가 보았다. (2024, 5.1, 노동절 개관했다고 한다.)     불안하고 괴로운 날들이 계속되는 요즘, 시대의 어른들이 많이 그립다. 약자와 억울한 자들의 권리를 위해 호통치고 싸웠던 사람들. 따뜻하고 정의로우며 인간적이었던 사람들. 그들의 단단하고 올곧은 성품과 앞서서 나아가고 행동했던 용기가 그립다.    핀배지를 구입하고 마당집을 나왔다.뮤지컬 은 노래뿐 아니라 스토리와 분위기에서도 그리운 김광석의.. 공감수 1 댓글수 1 2025. 1. 9.
  • 책 [고흐_주디 선드] & 영화 [열정의 랩소디] 한가람 미술관 에 다녀왔다. 고흐의 인기를 증명하듯 오픈 시간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발권과 관람을 위해 줄을 서고 있었다. 인원을 제한한다고는 했지만 여유로운 관람은 어려웠다. 그럼에도 미술관을 다녀오는 길은 역시나 좋다. 전시를 앞두고, 언젠가는 봐야지 다짐만 했던 책을 책꽂이에서 꺼냈다. 질 좋은 종이에 200여 점의 그림이 삽입되어 있는 책은 생각보다 빠르게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고흐] 주디 선드, 남경태 옮김 (한길아트) 한 예술가의 삶의 여정대로 기획된 알찬 전시를 본 느낌이었다.  성장기, 1853~80도시와 농촌 사이에서, 80~83성숙기, 84~85파리 시절, 86~88우키요에의 영향, 87~88아를에서 그린 인물화, 1988예술과 병, 89~90마지막 나날사후에 얻은 명성  그의.. 공감수 5 댓글수 2 2025. 1. 6.
  • Adieu 2024! [2024년에 읽은 책] Jan. 1. 나주에 대하여_김화진  2.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_최승자 3. 깊이에의 강요_파트리크 쥐스킨트 4.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_진은영  5. 향수_파트리크 쥐스킨트 6. 좀머 씨 이야기_파트리크 쥐스킨트 7. 데미안_헤르만 헤세                         Feb. 8.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_이도우 9. 라스트 러브_조우리 10.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_김영민 11. 로시니 혹은 누가 누구와 잤는가 하는 잔인한 문제_헬무트 디틀, 파트리크 쥐스킨트 12.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_최은영 13. 사랑을 생각하다_파트리크 쥐스킨트 14. 무진기행_김승옥 15. 단원고 4.16 기억교실             Mar. 16. 오만과 편.. 공감수 6 댓글수 6 2024. 12. 31.
  • [한국 에세이] 책 읽는 사람_문재인의 독서노트 2023년 6월 평산책방에서 샀던 책, 을 올해의 마지막 책으로 꺼내 읽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천한 책들과 그것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그의 독서 목록의 일부일 뿐인 소개된 책들만으로도 참으로 다양한 분야의 책들로 깊고 넓은 독서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추천 도서 중, 내가 읽었던 책 여일곱 권 정도가 정말 반갑게 느껴졌고, 읽고 싶은 책 몇 권은 폰 메모장에 저장해 두었다. 그러나 상당 수의 책들은 내가 읽기에 부담스럽거나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실 소설을 좋아하는 나의 책 읽기는 편식에 가깝다. 게다가 판타지 소설은 거의 읽지 않으니 소설도 가리는 것이다. 나의 책 읽기가 얼마나 빈약한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p 10. 일행가운데 시를 좋아하는 국어 선생님이 있어서.. 공감수 2 댓글수 2 2024. 12. 22.
  • [동유럽 소설] 영국 왕을 모셨지_보후밀 흐라발 이제부터 하는 이야기 좀 잘 들어보세요!   /   괜찮았나요? 오늘은 이 정도로 할게요! 총 5부로 구성된 이 책은 각 파트마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이렇게 시작하고 끝을 맺는다.보후밀 흐라발은 이야기꾼이다. 그의 이야기는 재미나고 위트 넘친다. 우스꽝스럽게 그려지는 인물 디테는 그에 걸맞은 주인공이다. 이야기를 쫓아가다 보니 체코의 파란만장한 역사 속을 관통하여 살았던 디테의 삶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체코에 남아 고군분투했던 작가의 인생을 가늠해 보니 마음이 저릿하다.  독일이 체코를 점령했던 시기, 키가 작고 보잘것없는 웨이터 디테는 돈이 사람대접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확신하며 백만장자를 꿈꾼다. 21. 무엇이 사람들을 움직이며 사람들이 무엇을 믿는지, 몇 푼 안 되는 동전 .. 공감수 3 댓글수 3 2024. 12. 20.
  • [한국 에세이] 어떤 섬세함_이석원 11월 초, 강릉으로 1박 여행을 다녀왔다. 강릉 하면 떠오르는 기분 좋은 것 중 하나는, 한 여름 더위속 열리는 '독립영화제'다. 그와 못지않게 강릉을 좋아하는 이유는 독특한 분위기의 수제 맥주 집이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책 한 권을 구입하면 맥주 한 잔을 무료로 마실 수 있다. 작가와 책에 대한 아무 정보가 없었고, 심지에 이 책은 비닐에 싸여있어 내용을 볼 수도 없었지만, 분위기에 취해, 예쁜 표지와 메모에 이끌려 그렇게 샀던 책이다. 작가는 한 밴드의 리더였던 음악가였고, 현재는 꽤 많은 에세이집을 출간한 에세이스트다.표지에서 받은 인상대로 책의 질감은 부드럽고 삽입된 사진들은 예뻤다. 책을 읽으면서는 나와 타인을 이해하고 삶을 아름답게 살려고 노력하는 한 인간의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있는.. 공감수 1 댓글수 4 2024. 12. 13.
  • <소년이 온다>를 읽으며 꿈속을 헤매는 것 같은 하루하루가 지루하고 더디게 지나간다.반복되는 역사를 부인하고 싶고, 모든 것이 꿈이 아니란 사실에 온몸이 무너져 내린다. 5.18 광주를 이야기 한, 한강의 소설 를 읽다가 다음 구절에서 불현듯 울음이 터졌다. 노벨 위크 내내 어두운 색 옷을 입고 행사에 참여했던 작가가, 노벨상 수상 자리에서도 검은색 롱 드레스를 입었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126. 그 후 우리는 이따금 만나 함께 술을 마셨습니다. 서로가 자격증 시험에서 떨어지고, 교통사고를 내고, 빚이 생기고, 다치거나 병을 얻고, 정 많고 서글서글한 여자를 만나 잠시 모든 고통이 끝났다고 믿고, 그러나 자신의 손으로 모든 걸 무너뜨려 다시 혼자가 되는 비슷한 경로를 거울 속 일그러진 얼굴처럼 지켜보는 사이 십 년이 .. 공감수 2 댓글수 3 2024.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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