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돈 주앙>
좋은 기회가 있어서 뮤지컬 한 편을 봤다. <돈 주앙>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공연.
프랑스어로 뮤지컬을 본다는 것이 생소했다.
1층은 무대 중앙, 2층은 무대 좌우 화면에서 한국어 자막이 나왔다. 2층 앞쪽에서 관람했는데 자막을 읽으려니 무대 퍼포먼스에 집중이 되지 않아 자막은 대충 보면서 공연에 집중했다. 잘 알려진 내용과 배우들의 감정을 따라가다 보니 자막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다.
플라멩고 춤이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스페인 플라멩고 댄스팀이 함께 했다고 한다. 유럽 배우들의 피지컬이 좋고, 동작마다 힘이 있어 인상적이었고 노래 역시 실력 있었다. 특히 돈주앙 역할을 맡은 지안 마르코 스키아레띠 배우의 연기가 좋았고, 마리아 역의 레테시아 카레레의 목소리가 아름다웠다.
사랑, 그대는 바로 악의 신이로다.
돈주앙이 기사에게 받은 저주는 진정한 사랑이다. 사랑이 저주라니...
방탕한 생활을 했던 돈주앙은 진정한 사랑을 만나고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사랑은 사람을 변화시킨다더니 배우가 그 감정을 잘 표현한 것 같다.
마침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고 있었고 사랑으로 고통받는 테레사를 생각했다. 사랑과 질투, 축복과 저주, 행복과 고통은 함께 존재한다.
돈주앙과 토마시의 방탕함은 인생을 가볍게 만들었지만, 진정한 사랑을 만난 이후 그들의 삶은 무거워졌다. 무엇이 좋은가? 가벼운 것이? 무거운 것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 좋은 공연이었다.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