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았지만 알찼던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

멀리 나가기보다는 동네에서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동네에서 좋아하던 샌드위치 가게가 문을 닫은 뒤로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하고 있었는데, 의외의 장소에서 마음에 드는 곳을 발견했다.

 

 

 

동탄호수, 그랜마스.

 

 

 

제주가 원조라는 이곳은 브런치 플레이트부터 피자, 샐러드, 파니니까지 메뉴가 꽤 다양했다. 그래서인지 샌드위치 종류는 많지 않았지만, 그중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의 메뉴를 골랐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프렌치 샌드위치는 바게트에 바질을 듬뿍 바르고 야채와 토마토, 브리치즈를 더한 깔끔하고 담백한 메뉴다. 신선한 재료들이 향긋하고 진한 바질 맛과 잘 어우러져 정말 맛있었다.

 

좋아하던 샌드위치 가게가 사라져 아쉬웠는데, 이제 그 빈자리를 채워줄 곳을 찾은 것 같다.

앞으로 종종 오게 될 것 같은 예감.

 

 

 

샌드위치를 먹은 후 허진호 감독의 영화 <암살자(들)>을 봤다.

1974년 8·15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을 다룬 영화는 사건의 진실을 찾기 위해 애쓰는 경찰과 기자들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었다. 무난하게 흘러가는 영화였고, 곳곳에 등장하는 반가운 카메오들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그렇게 명절이 마무리되었다.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였던 꿈같은 날들은 또 하나의 추억이 되어, 평생 두고두고 꺼내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좋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말과 표정에서 나는 때때로 슬픔을 느낀다. 부모와 형제, 자식이 모두 함께하는 가족의 행사는 왜 얼마간의 노력을 필요로 하는 걸까. 그리고 그 노력들로 모두가 행복하기만 한 해피엔딩일 수는 없는 걸까.

 

그저 그렇게 지나가면 될 일에 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나 자신이 가끔은 안타깝다.

나는 때때로 이런 것들에 조금은 무감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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