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봄의 시작을 알리는 주말이다.
공원 산책과 오후에 예정된 연극을 보기에 앞서, 근처 식당에서 브런치를 먹었다.
대학로, 신선식탁
소박한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의외로 메뉴들은 꽤 트렌디하다.
보울에 담긴 다양한 샐러드와 샌드위치, 하나하나 취향을 건드리는 구성이다.
나는 블랙 치아바타 빵에 끌려 리코타치즈 샌드위치를, 남편은 냉파스타를 주문했다.

샌드위치는 과연, 내 입맛에 꼭 맞았다.
바삭하면서도 담백한 치아바타에 토마토와 햄을 올리고, 그 위에 양상추가 듬뿍 더해져 아삭한 식감이 한층 살아났다.
소스처럼 발린 리코타치즈의 고소함 사이로 크랜베리가 씹힐 때마다 은은한 단맛이 번지고, 아몬드 슬라이스는 톡톡 튀는 식감을 더했다.

발사믹 소스를 곁들인 바질 토마토 파스타도 신선하고 맛있어 보였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밖으로 나오니 따뜻한 공기가 봄을 알린다. 낮기온이 20도 가까이 오르며 산수유와 매화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 잠시 머물다 가는 봄꽃들 중 가장 놓치기 쉬운 두 꽃을 보기 위해 낙산공원을 향했다.

늘 여린 색을 품던 산수유는 오늘따라 한층 짙게 반짝였고, 가지에 단단히 매달린 매화와 살구꽃, 복사꽃은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다. 개나리는 어느새 세상을 노랗게 물들이고, 목련은 하얗게 하늘로 솟아 분위기를 한층 더 끌어올리고 있었다.
꽃 앞에서는 자연스럽게 걸음이 느려진다. 잠깐 멈춰 서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계절이 충분히 스며든다.

낙산공원을 내려오는 길,
책 읽는 고양이 테라스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봄을 느끼던 시간은 그날의 가장 조용한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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